'충격' 슈틸리케-클린스만 이어 칸나바로라니, 伊 매체 "韓 감독직 제안 받아" 지도자 커리어는 엉망이거늘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24일(한국시간) "칸나바로가 한국 대표팀 감독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전임 축구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울리 슈틸리케(70·독일),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에 이은 또 다른 레전드 선수 출신이다. 칸나바로가 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받은 게 맞다면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매체는 "한국은 최근 아시안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위르겐 클린스만의 지휘 아래 상당히 부진한 시기를 보낸 뒤 준결승에서 요르단에게 0-2로 패했다"며 "클린스만은 감독직에 대한 태도로 인해 큰 비난을 받았다. 많은 팬들의 압박 속에서 독일 지도자는 결국 대한축구협회에 의해 해임됐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치른 뒤 신태용 감독을 유임할 수 있음에도 김판곤 위원장을 위시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통해 철저한 검증을 거쳐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안타깝게도 벤투 감독과 인연은 여기서 종료됐다.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철저한 검증 시스템을 거쳤던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달리 돌연 클린스만을 선임했다. 클린스만은 1999년 미국 월드컵조별리그에서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한국에 아픔을 안겼던 공격수로 분데스리가 득점왕, 영국축구언론인협회(FWA) 올해의 선수상 등을 수상할만큼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선수였다.
지도자로서는 전혀 달랐다. 독일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3위를 이끌었고 미국 축구 대표팀을 지도하던 시절에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6강 등 호성적을 냈다.
그러나 이후 바이에른 뮌헨과 헤르타 베를린 감독으로서 이전과는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독일 최강팀 뮌헨 지휘봉을 잡아 리그에서 4위까지 추락하며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경질됐고 베를린에선 부임 77일 만에 구단 운영진과 상의도 없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방적 사임을 발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런 감독을 선임하고도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못한 채 찝찝하게 동행이 시작됐다. 성적은 둘째치고 원격 근무 논란, 보이지 않는 전술, 대표팀 장악 능력 부족, 더불어 아시안컵을 통해 보인 대표팀에 대한 진정성 논란 등 많은 비판 속에 지휘봉을 잡은지 1년 만에 사임했다.
칸나바로 또한 마찬가지다. 역사에 꼽힐 만한 명수비수였지만 감독으로선 제대로 이룬 게 없다. 매체 또한 "아직 지도자로서는 자신의 발판을 찾지 못했다"며 "중국에서 꽤 괜찮은 3년을 보낸 후 3년의 휴식기를 갖고 지난해 2월 베네벤토를 맡으며 설득력 없는 17경기를 보냈다"고 전했다.
특히나 최근 커리어인 베네벤토에서 성적만 보더라도 납득할 수 없는 선임 제안이다. 2022년 9월 베네벤토 지휘봉을 잡은 그는 리그 7경기에서 1승 4무 2패로 강등권 성적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2023년 2월 경질됐다.
대한축구협회가 입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매체는 "이탈리아 감독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이 제안을 검토한 후 3월 말 미국 투어를 떠나 3월 21일 베네수엘라, 3월 24일 에콰도르와의 두 차례 친선경기에 출전하기 전에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며 "칸나바로는 이탈리아 대표팀이라면 역할을 수락했을 것이지만 당분간 그 문은 열려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제안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많은 축구 팬들의 비판 속에 조심스럽게 차기 감독 선임 과정을 거치고 있다. 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24일엔 축구회관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새로운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논의했는데, 3월 A매치는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기로 노선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감독 선임 과정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뜻이다.
이미 후보군의 이름까지 나올 정도로 국내파 감독으로 빠르게 결정할 것처럼 보였으나 축구 팬들의 격렬한 반대 여론에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칸나바로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는 축구 팬들의 불안감을 사고 있다. 축구 팬들은 감독 선임 과정이 보다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고 투명하게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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