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수, 더 넓은 범위 커버해야…” 영웅들 25세 예비 빅리거, ‘유격수 드림’ 묻어뒀다…GG 4연패 가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루수는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 ‘예비 빅리거’ 김혜성(25)은 작년 연말 각종 시상식장에서 공개적으로 두 가지 사항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고형욱 단장에겐 1년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그리고 홍원기 감독에겐 유격수 컴백을 얘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김혜성의 요청은 하나만 받아들여졌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과 면담을 통해 유격수 요청을 접한 뒤 장고했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론 고형욱 단장은 김혜성의 1년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적으로 허락했다.
일각에선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지명도를 높이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격수 복귀를 요청했다는 시선도 보낸다. 그러나 김혜성의 유격수 복귀는 순수하게 유격수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것이다. 김혜성에게 유격수는 일종의 자부심이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의 2루 수비력 역시 리그 최강이며, 2루에 있어야 팀 내야의 디펜스가 가장 강력해질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2루수 김혜성의 더블플레이 완성도를 가장 높게 평가한다. 물론 여전히 유격수가 고민이긴 하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대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고영우(23)을 잇따라 기용했지만, 올 시즌 주전구도는 안개 속이다.
어쨌든 홍원기 감독은 23일과 25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핑둥 CTBC파크에서 열린 중신 브라더스와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김혜성을 잇따라 1번 2루수로 내보냈다. 올 시즌 김혜성을 붙박이 2루수로 쓰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김혜성은 2루에서도 여전히 최고의 수비력을 발휘했다. 25일 경기의 경우 경기 초반 한 차례 호수비를 보여주는 등 기민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그렇게 두 타석, 3이닝을 소화하고 신준우로 교체됐다. 이후 경기 중반 키움 공식 유튜브의 중계방송에 등장,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김혜성은 올 시즌부터 시행하는 시프트 제한 속에 2루수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베이스를 넘어갈 수 없다. 2루수가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한다. 그런 점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1,2간 깊숙한 지점, 외야로 나가는 이른바 ‘2익수’도 사라졌다. 좌타자가 강하게 잡아당기는 타구를 걷어낼 확률은 낮아지지만, 반대로 베이스 근처, 가운데를 뚫고 흐르는 타구를 걷어낼 확률은 높아졌다.
현대야구에 강력한 좌타자가 워낙 많다 보니, 김혜성이 전략적으로 2루에 있는 것도 이해가 된다. 시프트가 제한되면 수비수 본연의 운동능력이 팀 수비력에 직결된다. 그런 점에서 키움은 김혜성의 2루 수비를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비록 유격수 복귀는 하지 못하게 됐지만, 2루수에서 능력을 더 인정받을 수 있는 2024시즌이다.
김혜성은 KBO리그 최초의 2루수, 유격수 동반 골든글러브 수상자다. 2021년 유격수, 2022년~2023년 2루수까지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가져간 상태다. 2루수 초대 수비왕 역시 그의 몫이었다. 현존 최강의 중앙내야수로서, 4년 연속 골든글러브, 2년 연속 수비왕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의미 있는 도전이다.
김혜성이 유격수 드림을 다시 묻어두고 새출발했다. 키움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 그가 해야 할 몫이 너무나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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