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먹으러 백화점 갈까?”…8일간 40만명 다녀갔다, 명품 빈자리 채울만하네
불황에 고가품 성장 꺾이자
가격부담 덜한 식음료 확대
롯데·현대도 디저트 추격전
지난해 한 해 내내 백화점 업계가 마주한 성적표다. 팬데믹 기간 보복 소비로 40%대에 육박했던 명품 매출 성장률이 2년 만에 단 자리로 꺾인 반면에 식음료(F&B) 성장률은 명품 성장률을 웃돌며 선방하고 있어서다. 올해 백화점 업계가 일본 파이, 벨기에 명품 초콜릿 등 ‘힙’한 디저트 맛집을 내세워 승부수를 띄우는 이유다.
25일 유통업계에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15년 만에 식품관을 재단장하면서 가장 먼저 선보인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가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우선 개장 첫날부터 8일간(16~22일) 방문객이 약 40만명에 달했다. 하루 평균 5만명이 방문한 셈이다. 같은 기간 강남점 디저트 매출은 205.1% 뛰었고 점포 전체 매출도 덩달아 31.2% 성장했다.
지난 22일 스위트파크에서 만난 대학생 정해윤씨(23)는 “후쿠오카 명물로 알려진 일본 파이 맛집이 강남점에 입점했다는 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봤다”면서 “천안에서 올라와 긴 대기줄 끝에 직접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고 밝혔다.
고객의 추가 구매 효과도 이어지고 있다. 노티드 월드와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개장한 이후 같은 층(각 5~6층과 1층)의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기다리는 시간에 다른 곳 쇼핑을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 돌파한 더현대 서울은 애초 식음료 구역의 약 35%를 베이커리·디저트 매장으로 채워 지난 2021년 개장했는데, 2년째 디저트 매출이 성장세다. 2022년엔 전년 동기 대비 68.9% 성장했고, 지난해에도 44.4%가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덜 발달 됐다고 평가받던 국내 디저트 문화가 최근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것도 백화점의 맛집 유치 경쟁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20일 KB국민카드가 신용카드·체크카드 매출액과 신규가맹점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디저트 전문점 매출액은 2019년 대비 2020년 0.2%, 2021년 18%, 2022년 35%, 2023년 61%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다.
매출 외형은 지키고 있지만 수익성은 악화한 백화점이 타개책으로 식품 중심 공간의 효율화에 나선 것도 디저트 맛집 유치 경쟁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시장 공세가 계속되고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신규 출점은 부담스럽다”며 “따라서 올해 역시 기존 점포를 식품 중심으로 리뉴얼해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 침체기에 식음료가 효과적인 백화점의 집객 수단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소비자 데이터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백화점 트렌드 리포트 2023’을 보면 백화점 방문 목적으로 ‘식품’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26.5%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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