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과 '거리 조절' 어쩌나…美, 서아프리카 '러 밀착'에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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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서아프리카의 사헬(사하라 사막의 남쪽 주변) 국가들에서 영향력이 줄어든 사이 러시아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확산하자 '거리 조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 군정은 미국과 달리 무기나 군사 지원을 망설이지 않는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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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미국이 서아프리카의 사헬(사하라 사막의 남쪽 주변) 국가들에서 영향력이 줄어든 사이 러시아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확산하자 '거리 조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보도했다.
미 전·현직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니제르와 말리, 부르키나파소의 군사 정권과 적절한 외교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2018년부터 이들 '사헬 3국'에 군 기지를 짓고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견제하는 요충지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서 이들 국가에 연이은 군사 쿠데타로 민주 정권이 내몰리고 군정이 들어서자 이곳에서 원조를 대폭 중단했으며 군사 지원도 줄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12월 니제르 군정에 조속한 민정 이양 등을 조건으로 다시 협력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제안하는 등 이들 국가와 군사·외교적 협력을 이어갈 방안을 찾고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니제르 군정은 민주적 선거 실시 등 미국의 요구사항을 외면한 채 민선 대통령을 여전히 구금하고 있다.
각각 2020년과 2022년에 쿠데타가 벌어졌던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의 사정 역시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이들 군정은 미국과 달리 무기나 군사 지원을 망설이지 않는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니제르 군정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국방부 차관과 새로운 안보 협정을 맺었다.
지난 두 달 사이 부르키나파소에는 러시아 군인 100여명 이상이 도착해 현지 군과 협력하고 있으며, 말리에서는 러시아 군인 1천명 이상이 말리 군정을 돕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친러 행보에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은 미 정부가 사헬 지역에서 안보 우려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에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리카에서 미군 부대를 이끄는 마이클 랭리 장군은 WP와 인터뷰에서 사헬 지역에서 미군의 영향력이 이대로 줄어든다면 이슬람 테러 세력에 대한 미국의 대응 전략에도 큰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미국의 아프리카 특사였던 피터 팸은 미국이 러시아와 달리 군정이 원하는 무기나 군사 지원을 제공할 수 없어 이 지역에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짚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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