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죽음’ 나발니 시신, 8일 만에 어머니 곁으로

선명수 기자 2024. 2. 2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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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여부는 확정 안 돼
G7, 러에 “정적 탄압 중단”

수감 중 의문의 죽음을 맞은 러시아의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사진)의 시신이 사망 8일 만에 가족에게 인도됐다.

24일(현지시간)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알렉세이의 시신이 그의 어머니에게 인도됐다”며 “우리와 함께 시신 인계를 요구해준 모든 이들에게 대단히 감사하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지난 16일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제3교도소에서 갑자기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자연사라고 했으나, 나발니 가족은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나발니를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의 모친 류드밀라 나발나야는 이튿날부터 교도소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에서 아들의 시신을 찾아다녔지만 지난 22일에야 시신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나발니 측은 당국이 장례식을 비공개로 치르지 않는다면 시신을 교도소에 매장하겠다고 나발나야를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나발니 죽음이 알려진 뒤 러시아에서는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와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나발니는 2020년에도 독극물을 통한 암살 시도로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살아남은 바 있다. 독일에서 치료를 마친 나발니는 귀국과 동시에 공항에서 체포됐고, 극단주의 선동 등 혐의로 30년형 이상을 선고받고 수감돼왔다.

나발니의 장례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야르미시 대변인은 “아직 류드밀라는 살레하르트에 있으며, 장례식은 열리지 않았다”면서 “가족이 원하고 있고, 나발니가 마땅히 받아야 할 방식의 장례식을 당국이 방해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야 나발나야는 엑스에 올린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그 사람을 산 채로 고문했는데, 죽은 이후에도 계속 고문하며 망자의 유해를 조롱하고 있다”면서 장례를 위해 시신을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2년을 맞은 이날 정상회의를 연 뒤 성명을 통해 “나발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 중단을 러시아에 촉구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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