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 ‘브레이크’ 걸리자 하이브리드차 대체제 뜬다

김선영 2024. 2. 2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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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당초 벤츠는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최대 50%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를 5년 늦추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간 셈이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전동화 전환도 신경 쓰겠다는 '양손잡이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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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략 수정
불편한 충전·배터리 문제 등 이유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뚜렷해져
벤츠, 전동화 전환 목표 5년 미뤄
GM도 전기차 생산계획 철회 선언
EU·英, 지원 정책 잇단 연기 나서
현대차 ‘양손잡이 전략’ 구축 대응
전기·하이브리드차 동시 개발 박차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대신 내연기관과 전기 시스템의 결합으로 높은 연비와 출력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체제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동화 전환 목표를 5년 연기하고 투자자들에게 내연기관 모델을 계속해서 개선할 뜻을 밝혔다. 당초 벤츠는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최대 50%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를 5년 늦추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간 셈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태세 전환에 나섰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중반까지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향후 전기차 생산 목표를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엔 아우디가 전기차 판매 둔화에 따라 신차 출시 속도를 늦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업체들이 속도 조절에 나선 이유는 거침없이 성장하던 전기차의 시장 성장 둔화가 큰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의 판매는 2019년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시장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시장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영국은 지난해 9월 휘발유·경유차 신차 판매 금지 기한을 2030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연합(EU)의 전기차 지원 정책도 좌초 위기에 몰리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회 내 최대 정치 세력인 유럽 국민당(EPP)은 오는 6월 선거를 앞두고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수치상으로는 매년 전기차 성장률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등록된 전기차 대수가 전년 대비 33.5% 증가한 1407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예측치인 1377만대보다 30만대 많은 수치로, 성장률 전망치였던 30.6%도 상회했다. 하지만 불편한 충전과 비싼 가격, 배터리 문제 등으로 전기차의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이런 이유로 올해 전기차 성장률 둔화를 점쳤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전동화 전환도 신경 쓰겠다는 ‘양손잡이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예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 측은 현재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M’개발과 동시에 차세대 하이브리드용 플랫폼 ‘TMED-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통한 친환경차 공급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하이브리드 차량이 휘발유, 경유 등의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면서 향후 10년간은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신규 등록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신규 등록 자동차 중 하이브리드차(마일드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의 신규 등록 대수는 4만5605대로 전체(14만4026대)의 31.7%에 달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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