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단 고수익"… 테마형 ETF 봇물

신하연 2024. 2. 25. 1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제공.
사진 연합뉴스.

올 들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보다는 특정 테마나 종목에 집중한 상품이 눈에 띄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도 테마형 ETF 상품 개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대금이 20억원 이상인 상품 중 올 들어(1월2일~2월23일)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ETF 상품은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로, 35.8% 넘게 올랐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 업종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 외에도 'TOP4' 또는 'TOP7'과 같이 상위 소수 종목에 집중한 ETF 상품이 수익률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미국빅테크TOP7와 'ACE 글로벌반도체TOP4'(23.95%)를 비롯해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미국테크10레버리지iSelect(합성)'(28.5%),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반도체TOP10 SOLACTIVE'(23.13%) 등이 일제히 2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령 ACE 글로벌반도체TOP4의 경우 미국과 한국에 상장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을 편입하는 'Solactive Global Semiconductor Top4 Plus Index'를 추종하되 메모리(삼성전자)·비메모리(엔비디아)·파운드리(TSMC)·반도체 장비(ASML) 등 각 카테고리 1위 종목을 각각 20%씩 비중으로 담는 상품이다. 나머지 6개 종목은 3.33%씩 보유한다. 올해에만 60% 이상 상승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엔비디아 한 종목만으로도 수익률 견인이 가능해지는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도 업종 내에서도 성장성 있는 소수 종목에 집중하는 테마형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 중인 ETF 중 상품명에 특정 테마 내 10개 이하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고 밝히고 있는 상품 40여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하반기 상장했다.

올해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20일 각각 상장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POP포커스'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글로벌 비만치료제 TOP2 Plus'도 상위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에스엠, 하이브 등 국내 4대 연예기획사에 90% 이상 비중으로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POP포커스' ETF는 출시 한 달여 만에 순자산 73억원을 끌어모았고, 글로벌 비만치료제 선두 기업인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를 총 50%가 넘는 비중으로 편입 중인 글로벌 비만치료제 TOP2는 상장 후 8거래일 만에 순자산 430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27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KB자산운용의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와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소수 종목에 집중하는 테마형 상품의 상장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중소 운용사들의 치열한 점유율 다툼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지난 23일 종가 기준 순자산총액 130조7400억원 규모의 국내 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 규모는 각각 52조6321억원(40.25%), 48조5544억원(37.13%)으로 시장점유율 격차는 3.4%포인트에 그친다.

3위와 4위인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순자산 규모는 각각 9조8753억원(7.55%), 6조7755억원(5.18%)으로 3조원(2.37%) 격차로 3위를 다투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의 경우 ETF 총 순자산 규모는 3조1426억원(2.4%)으로 최근 NH아문디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다수의 ETF 상품을 상장하고 있는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삼성이나 미래에셋 같은 거대 운용사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시장에 없던 테마형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분산 투자에 따른 안정성이 장점으로 꼽히는 ETF가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 위주로 신규 상장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기도 한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