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은 대한민국 0.1%" "붕어빵 아냐" 거리 나선 의사들…시민 반응은[현장+]
시민들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건 이해 안 돼"
의협 "다음달 3일엔 의사 2만명 거리로 나올 것"
"이 사람들 다 의사야?"
"의사들이 왜? 이거 뭐야?"
"이런 집회는 처음 봐"
이날 행진에 참여한 의사는 주최측 추산 200여명. 의사들은 약 2.7㎞를 걸어 한강대로를 통해 대통령실 맞은편 전쟁기념관 인근으로 이동했다. 한강대교 북단 부근의 의협 회관에서 출발해 한강대로 1개 차선을 따라 걸었다.
행진 선두에선 '선거 유세' 트럭에 탄 의협 지도부는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을 향해 정부의 의대증원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2030세대가 주로 찾는 용리단길을 지나갈 때쯤엔 의사들의 행렬이 신기한듯 외국인과 시민들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연인과 함께 용리단길을 찾은 20대 직장인 A씨는 의대 증원에 관련해 의견을 묻는 기자에게 "이 사람들이 다 의사냐"며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용산구에 사는 20대 직장인 B씨는 "의사들의 선호과가 치중돼 있고 증원을 하자는 건데 그 증원 자체를 막는 건 동의를 못하겠다"며 "좀 못됐다"고 했다. B씨와 함께 용리단길에 놀러온 C씨는 "정부와 의사들이 서로 자기 주장만 하는 것 같다"며 "서로가 너무 급한 것 같다"고 했다.
집회 선두의 트럭에 오른 의사들은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반복했다. 한 참가자는 트럭에 올라 "의사들은 붕어빵이 아니다"라며 "찍어낼 수 없다. 의사 나와라 뚝딱하면 나오겠냐"고 했다.
부산시 의사회 관계자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대한민국의 0.1% 아니냐"며 "각고의 노력으로 진학한 학생들이 왜 뛰쳐나갔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자진해서 들어갔어도 회사(병원)의 결과가 안 좋으면 수억, 수십억원씩 내고 구속도 된다"며 "부산으로 산업은행 이전한다고 했더니 젊은 직원들이 사표를 냈다. 시대가 이런데 의사만 많이 뽑는다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살아나겠냐"고 했다.
의협 관계자들은 선두에서 '사회주의 의료제도 하나되어 막아내자' '필수의료 패키지 하나되어 심판하자' '의사들을 협박하는 박민수를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 참여자들은 선두 차량의 구호를 복창하며 응했다.
서울지역의 한 의협 관계자는 "1987년 민주화 항쟁 당시 김수환 추기경이 명동성당에서 '너희 앞에 내가 있다. 나를 밟고 신부들을 밟고 수녀들까지 있다'며 학생들을 보호했다"고 했다. 이어 "김택우(의협 비대위원장) 박명하(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 두분이 검경의 무도한 칼날을 맞아 쓰러지면 우리 학생들이 보호하자"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우리가 모인건 정치적이유나 정략적 이유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의 의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고 양심의 문제"라고 했다.
자신을 서울 강북구에서 온 일반의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제가 아는 한 의사들은 귀족이나 특권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편도수술을 사명감 가지고 했는데 CC(폐쇄회로)TV법 발표되면서 사명감 있던 의사들이 더 이상 수술을 안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정원 2000명을 증원하면 더 큰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령이 대통령실 맞은편 전쟁기념관 앞에 도착하자 김택우 위원장도 "윤석열 대통령은 합리적이고 법에 밝은 분으로 알고 있다"며 "법으로 해결할 것이 있고 대화로 해결할 것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충분히 대화하겠다고 하지만 한발 짝도 물러설 수 없다고 한다"며 "협상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실이 의협과 대화 과정에서 의대 증원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여러 차례 밝힌 것 처럼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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