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83세 환자 치료한 군병원 방문… “환자 곁에 남은 의료진에 감사”

김경필 기자 2024. 2. 2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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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25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해, 민간 병원에서 입원할 곳을 찾지 못한 중환자가 군병원으로 와 치료받을 수 있게 도운 간호사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대해 의료기관을 이탈한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가 25일 의사들을 대신해 국민에 대한 진료를 맡은 군 병원을 찾아 “조금 더 힘을 내 달라”고 격려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비상 진료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앞서 정부는 민간 병원 전공의들이 의료행위를 중단하고 병원을 이탈하자 지난 20일 전국 군 병원 15곳 중 12곳의 응급실을 민간에 개방했다. 이후 25일 정오까지 엿새간 민간인 39명이 군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대다수는 민간 병원에서 치료받을 곳을 찾지 못해 군 병원으로 온 경우다. 국군수도병원은 이날까지 민간인 19명이 찾아왔고 12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7명은 입원 중이다.

한 총리는 점검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택에서 낙상 사고를 당한 83세 어르신이 대형 병원 다섯 곳에서 잇달아 거절당한 끝에 지난 21일 국군수도병원에서 간신히, 그리고 무사히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어르신은 고관절이 골절돼 수술이 급했는데, 지병이 있어 전신 마취도 척추 마취도 여의치 않은 상태였다. 마지막에 전화를 건 수도병원에서 ‘무조건 오시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으로 달려오셨다고 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중환자실 밖에서 이 환자의 자녀를 만나 환자의 안부를 물었고, 환자 자녀들은 “받아주신 것만도 감사하다”며 “여기 계신 의사 선생님들, 간호사 선생님들, 정말 너무 고마운 분들”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 총리가 “우리 군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어 기쁘고 든든하다”고 하자 이들은 “그 든든함을 이번에 우리 가족이 가장 많이 느꼈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 총리는 “의료 공백이 현실화된 뒤, 우리 국민 서른아홉 분이 전국 군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며 “민간 환자들을 돌보고 계신 전국 모든 군 병원 의료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환자들 곁에 남아 계신 민간 병원 의료진께도 존경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지금 병원을 지키고 계신 분들은 다른 사람들이 병원을 떠날 때 환자들 곁에 계시며 두 사람, 세 사람 몫을 하고 계신 분들”이라고 했다.

한 총리는 의대 증원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한 총리는 “고령화와 의학 발달로 의료 수요가 크게 증가해 왔다”며 건강보험 외래진료 청구 건수가 2000년 4억1400만 건에서 2022년 14억1800만 건으로 22년 새 10억 건 넘게 늘어났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1998년부터 27년 동안 의대 정원을 한 명도 늘리지 못했다. 필수의료 수가나 지역 의료 지원 체계에도 문제점이 많았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의대 정원을 늘려 의료 수요에 맞게 절대적인 의사 수를 늘리는 한편, 필수의료 수가나 지역 의료 지원 체계에도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개혁의 핵심”이라며, “비정상이 되어버린 의료 체계를 더 늦기 전에 정상화하지 않으면 우리 국민 모두가 갈수록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의료기관을 이탈한 의사들에게 “부디 환자 곁으로 돌아와 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한다”며 “정부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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