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환자 항암조차 밀려 … 인질극 멈춰달라"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4. 2. 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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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의료계가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대 증원안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지 일주일째에 접어들면서 환자들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간과 뼈를 포함해 온몸에 암이 전이된 환자가 항암 치료가 한 차례 연기된 이후 아직까지도 치료 일정을 못 잡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중증환자들 입장에서 공중보건의 투입,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등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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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환자들 애끓는 호소

"정부와 의료계가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대 증원안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지 일주일째에 접어들면서 환자들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김성주 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의료인들이 업무를 떠나는 것은 다른 근로자나 자영업자의 이탈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며 "현재의 갈등 상황은 환자 목숨을 담보로 한 폭력에 가깝다"고 호소했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일 이후 암환자권익협의회에는 진료를 받지 못한 암환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김 대표는 "간과 뼈를 포함해 온몸에 암이 전이된 환자가 항암 치료가 한 차례 연기된 이후 아직까지도 치료 일정을 못 잡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중증환자들 입장에서 공중보건의 투입,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등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환자들은 암이 진행되고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며 아무런 대책도, 기약도 없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해소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증원 논의를 위한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하고도 과오를 반복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4년간 수십 차례에 걸쳐 회의를 하고도 마치 이 논의가 처음인 양 서로 극한 대립만 이어가고 있다"며 "매번 국민과 환자들을 생각한다면서 각자 기자회견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양측이 테이블에 마주앉아 제대로 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취약계층에서도 의사들의 의료현장 복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치료와 수술을 대기하고 있던 환자들에게 불안감이 조성되고, 실제 수술 취소로 생명이 위험에 처한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며 "특히 장애인들은 이번 의료공백 사태로 더욱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한국아동복지학회도 "치료가 필요한 우리 사회의 많은 아동들이 심각한 의료공백 상황에 놓일 위기에 있다"면서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도 명시하고 있듯이 아동은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으며 이러한 아동의 건강권이 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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