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1위 KB 대신 농협 때리는 금감원…자율배상 고리 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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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홍콩에이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여부를 검사 중인 금융감독원이 엔에이치(NH)농협은행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19년 우리은행의 해외 금리 연계 집합투자증권(DLF) 불완전판매를 검사할 때도 2017년 펀드 판매 당시 관련 임원들을 조사한 바 있다.
■ KB보다 농협을 먼저 조준 금감원이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문제를 먼저 겨냥한 배경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은행권의 자율배상 압박용 포석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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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홍콩에이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여부를 검사 중인 금융감독원이 엔에이치(NH)농협은행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엘에스 판매와 관련 있는 현직은 물론 전직 임원도 불렀다. 외국인 주주가 없는 농협은행을 지렛대 삼아 케이비(KB)국민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자율 배상을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금감원, 은행 내부통제 정조준 금감원은 지난 19일부터 농협은행의 전·현직 임원에 대한 조사 중이다. 홍콩에이치지수 이엘에스 판매가 시작된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관련 업무를 맡았던 임원 전원이다. 소비자 보호 담당 부행장(CCO)·리스크 관리 부행장(CRO)·상품 개발 담당 임원·준법감시인 등 모두 8명으로 이 중엔 퇴직 임원도 있다. 금감원은 하루 한 명씩 이들을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펼치고 있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 16일부터 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엔에이치(NH)농협·에스시(SC)제일은행 등 주요 5개 판매 은행과 6개 증권사에서 벌이는 현장 검사의 일환이다. 앞서 실시한 서면 조사와 1차 현장 검사를 통해 불완전판매 정황을 확인한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민원·분쟁조정 신청으로 접수된 사례 확인을 위해 실무자도 조사 중이다.
당국이 전직 임원까지 포함해 전방위 조사에 착수한 건 현재까지는 농협은행 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이엘에스 판매 후발 주자여서 불완전판매 사례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짚었다. 금감원 당국자는 “국민은행도 현직 임원 1명을 조사했고, 내주 중 전직 임원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19년 우리은행의 해외 금리 연계 집합투자증권(DLF) 불완전판매를 검사할 때도 2017년 펀드 판매 당시 관련 임원들을 조사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드러난 내부통제 문제를 고리로 디엘에프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 다만, 손 전 회장은 행정 소송을 통해 징계 취소 처분을 받아낸 바 있다.
■ KB보다 농협을 먼저 조준 금감원이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문제를 먼저 겨냥한 배경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은행권의 자율배상 압박용 포석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이엘에스 판매액은 5대 은행 중 국민은행이 가장 많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판매사들이) 일부를 자율 배상할 수 있는 절차를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간 은행권은 당국의 암묵적인 자율배상 요구에 버티는 태도를 보여왔다. 불완전판매 사실 확정 전에 자율배상에 나섰다가 경영진이 주주로부터 배임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대 시중은행의 모회사는 모두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다. 반면 농협은행은 공공기관 성격이 짙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터라 배임 소송을 제기할 주체가 사실상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아 배임 논란이 일 수 있는 다른 은행과 달리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가진 농협은행을 은행권 자율 배상 유도를 위한 약한 고리라고 당국이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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