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항생제 내성…오남용 말고 ‘이것’도 원인이라고? [교과서로 과학뉴스 읽기]
최근 한국화이자제약이 개최한 간담회에서는 항생제 ‘내성’과 관련한 보고가 있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한 윤영경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호의 보루로 꼽히던 항생제인 ‘카바페넴’의 내성균이 늘고 있다. 한국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카바페넴 내성균 감염 사례는 2017년 5700여건에서 2022년 3만건으로 늘었습니다. 이러한 내성균은 ‘슈퍼박테리아’로 불립니다. 이날 화이자는 이러한 슈퍼박테리아에 맞설 수 있는 자비쎄프타를 공개했는데, 카바페넴에 내성을 가진 균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내성균, 항생제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교과서에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입니다. 세균을 처음 배우는 단원은 중학교 1학년 때 배우는 과학1 교과서입니다. 모든 생물의 몸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장균과 같은 세균은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그 세포는 ‘막’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단세포 생물이고 뚜렷한 ‘핵’이 없습니다.
항생제, 세균과 관련된 내용은 고등학교 생명과학1 교과서에 자세히 등장합니다. 세균은 단세포 원핵생물이고 구조는 단순하지만, 물질대사를 할 수 있습니다. 분열법으로 번식하는 만큼 환경만 적합하다면 빠르게 증식이 가능합니다.
세균 대부분은 사람에게 해롭지 않습니다. 일부 인간에게 해로운 세균을 병원성 세균이라고 합니다. 소화 기관이나 호흡 기관에 침입한 후 빠르게 증식하고 또는 독소를 생산해 내는데, 그 결과 세포나 조직이 손상되고 물질대사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균에 의한 질병은 항생제로 치료 가능한데, 내성 세균이 출현할 수 있는 만큼 항생제 오용, 남용을 주의해야만 합니다.
여기까지가 교과서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내성은 왜 생길까요. 세균은 분열 과정에서 DNA 돌연변이를 통해 항생제가 작동할 수 없도록 세포벽을 바꾸기도 하고 항생제를 분해하거나, 또한 이를 세포 밖으로 밀어내는 능력을 갖추게 될 수 있습니다.
내성을 갖게 된 세균은 다른 세균과 관련 DNA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즉 항생제에 자주 노출되게 되면,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항생제를 극복하는 DNA가 나타나 복제될 수 있습니다. 항생제에 많이 노출될수록, 즉 인간이 항생제를 많이 쓸수록 항생제를 이겨내는 세균이 등장할 가능성은 높아지게 되는 겁니다.
두 가지 항생제를 조합해 효과를 봤는데, 네이처는 “이 사건은 기후변화와 항생제 내성이 어떻게 교차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라며 “기후 변화로 가나에서 폭우가 더 자주 발생했고, 이는 항생제 내성 미생물을 포함한 박테리아의 성장을 촉진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 발생 또한 내성 박테리아를 퍼트리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합니다.
가나의 경우 기상 조건은 내성균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합니다. 홍수, 가뭄, 허리케인, 산불과 같은 기상 이변은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함으로써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되게 합니다. 부상과 감염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더 많은 사람이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고 이는 결국 내성으로 이어질 확률을 높이게 만듭니다.
중국 과학자들의 한 연구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1도 오를 때 마다 카바페넴을 함유한 표본의 비중이 14% 증가한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네이처에 소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41도에서 잘 자라는 대장균을 44도에 노출했더니 ‘열충격 단백질’을 생성, 스트레스에 반응했다고 합니다. 열충격 단백질이 생성되면 박테리아가 항생제 공격을 받았을 때, 살아남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인류는 끊임없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과 싸워 왔습니다. 코로나19를 이겨낸 인류. 과연 항생제 내성균과의 싸움에서도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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