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배상안, 다음주 윤곽 투자자 따라 차등 배상 유력

금감원, 은행검사 마무리 임박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검사가 이르면 이번주 종료됨에 따라 피해자 배상 방안이 다음주인 3월 초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배상안은 일률 적용하기보다 ELS 투자자의 투자 경험, 나이, 설명 부실 정도 등 다양한 요소를 감안해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ELS 판매사 현장 검사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검사 종료 뒤 결과, 배상 기준과 관련한 내용 등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1월 초부터 총 두 차례에 걸쳐 ELS 판매 금융사를 검사하고 있다.

현재 ELS 중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투자금액만 10조원가량으로, 현재로서는 이 중 절반 수준인 5조원 규모 손실 가능성이 상존한다.

ELS 배상안은 일률적인 '유형별'로 제시되기보다 검사 결과 드러난 투자자의 다양한 양상을 반영해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는 6가지 대표 유형을 분류한 뒤 은행의 책임가중 사유와 투자자의 자기책임 사유를 배상비율에 감안해 손해액 중 40~80%를 배상하도록 했다. DLF가 투자자는 물론 은행에도 낯선 상품이었는데 무리한 판매가 있었다는 점에서 은행의 책임을 무겁게 물렸다.

반면 ELS는 비교적 장기간 팔렸던 상품인 까닭에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 인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일이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ELS 재가입 투자자라 할지라도 고령층이나 금융 문해력이 낮은 사람은 창구 직원이 손실 가능성을 언급한 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며 "알고도 가입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판가름하는 게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홍콩 ELS 문제가 불거진 것이 코로나19로 발생한 초저금리 현상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 문제가 된 홍콩 ELS 가입 시점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대에 머물렀을 때인 2011년"이라며 "고령층 예금 생활자의 고금리 욕구가 강했던 시점과 은행의 무리한 실적 독려가 맞물리며 '안전형' 정기예금 가입자가 갑자기 '공격형 투자자'로 돌변하게 된 것이 정상적이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한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