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공백'에 주말 응급실 축소…"앞으로 더 심해질 것"

김종윤 기자 2024. 2. 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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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도 '연대 강화' 분위기…애꿎은 환자 피해 속출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대거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나면서 빚어진 '의료대란'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의료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남아있는 의사들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감추지 않는데, 주말 응급실 운영은 축소됐고, 앞으로 수술과 진료 축소 폭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5일 정부에서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을 강행할 경우 결단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해 환자들의 시름만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은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후 수술과 진료 일정을 지속해서 축소하면서 남아있는 인력으로 간신히 '버티는' 중입니다.

전공의들의 집단사직과 함께 수술을 '절반'까지 줄였지만,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서 병원들은 매일 진료과별 여력을 확인해 점차 수술과 진료 축소 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암 환자의 수술이나 항암 치료가 연기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외래 진료가 없고 응급수술 위주로 진행되면서 병동 자체에 큰 혼란은 없지만, 응급실은 주말과 평일 관계없이 24시간 돌아가는 터라 위중증 환자 위주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은 뇌출혈 수술도 중환자실이나 마취과 지원 여부에 따라 부분적으로만 수용 가능하다고 공지했고, 성인 위장관 응급내시경이나 담낭담관질환 분야는 신규 환자를 아예 받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심근경색 재관류중재술도 인력 부족으로 부분적으로만 응급 시술이 가능한 상태이며, 안과 응급수술도 외래 접수가 가능한 경우에만 수용할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 업무 공백에 따라 이미 수술의 50%를 축소한 상태로 병원 관계자는 "절반 정도 줄여둬 (수술 축소가) 더 늘어날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들의 근무 중단 첫 주에 수술을 30∼40% 축소했으나, 이제 40∼50% 조정하기로 했으며,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도 성인의 경우 단순 봉합 진료는 불가능합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주말에는 응급수술 외에 예정된 수술이 없어 큰 변동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평일에 예정된 수술은 차츰 축소 폭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전체 수술의 45∼50%를 줄이기로 했고, 서울성모병원은 진료과별 상황을 보고 결정할 방침입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점차 진료와 수술 일정 조정 폭이 커지고 있다"며 "현장 의료진의 피로도가 적지 않은 수준이라, 인력 공백이 지속한다면 더 많은 진료와 수술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전국 대표자 비상회의를 열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한다면 전체 의료계가 적법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의결했습니다.

비대위는 회의에서 향후 의료계 집단행동의 시작과 종료를 전 회원 투표로 결정할지를 묻는 등 투쟁 전열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한 대표자는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이렇게 행동에 나서고 있는데, 개원한 선배들이 가만있어도 되겠나"고 말했습니다.

의협이 정부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한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속한 대학병원과 의과대학 소속 교수들은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가장 먼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가 정부와 만나 신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고,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도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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