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월드컵 지역 예선 태국전 ‘임시 감독 체제’ 급선회…여론 눈치 보기라도 방향은 옳다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가 다음 달 태국과의 월드컵 지역 예선을 임시 감독 대행 체제로 치르기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정식 감독 선임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밝혔던 것에서 급선회했다. 여론 눈치 보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력강화위는 2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연 2차 회의 결과, 다음 달 홈 앤드 어웨이로 치르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2차 지역 예선 연전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 21일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체제에서 열린 첫 회의 만에 브리핑을 통해 “대표팀을 재정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그 이후로 감독 선임을 미루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정식 감독 선임을 밀어붙이던 것과는 정 반대의 움직임이다.
대표팀 새 사령탑에 현직 K리그 감독들이 후보로 거론되면서 일어난 팬들의 반발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리그는 오는 26일 미디어데이를 치르고 다음 달 1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관중 1만 명을 돌파한 데다가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출신 제시 린가드 영입으로 리그 흥행 기대가 높았다. K리그 감독의 대표팀 차출은 찬물을 끼얹는 조치라는 비난이 일었다. 특히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1순위로 언급된 홍명보 감독의 소속팀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축구회관 앞에서 시즌 중 감독 빼가기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담은 트럭 시위를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비판 여론 피하기로 볼 수도 있지만, 임시 감독 선임은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정식 감독 선임까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더욱 신중한 선택이 가능해졌다. 태국전 이후 6월 싱가포르와의 월드컵 지역 예선까지는 3개월의 시간이 있다.
전술 역량, 선수단과 소통 능력 등 구체적이지 못했던 차기 사령탑의 자격 요건도 한층 세밀하게 가다듬을 수 있게 됐다. 전력강화위는 아직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구체적인 방향도 설정하지 못했다. 현대 축구 흐름, 현재 대표팀 선수단의 특성 등을 고려해 어떤 감독이 적합할지 기준을 다시 세우는 작업도 필요하다.
전력강화위가 해외 지도자까지 가능성을 열어뒀다면 최소 6월까지는 시간을 벌어놓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 등 유럽 주요 리그들은 늦어도 6월 초에 시즌이 끝난다. 실제로 과거 EPL 뉴캐슬 사령탑이었던 스티브 브루스, 튀르키예 명문 구단 베식타스 및 자국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셰놀 귀네슈 등이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을 보였다.
대표팀이 과거 임시 감독 체제로 대회를 치렀던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다. 2011년 12월 조광래 감독을 해임한 KFA는 월드컵 최종예선이 걸린 한 경기를 남겨놓고, 전북 최강희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2014년 9월에는 브라질 월드컵을 마치고 홍명보 감독이 사퇴했고, 신태용 감독 대행 체제로 두 경기를 치렀다.
대표팀 팬들은 지금이라도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안도하고 있다. 태국과의 경기 경험이 풍부한 박항서 감독이 태국과의 예선 임시 감독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안심하는 분위기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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