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축구협회, 사령탑 선임 0부터 다시 시작하나... 3월 A매치 '임시 감독' 체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자문기관으로 통하는 전력강화위는 지난 24일 서울시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2차 회의를 진행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전력강화위는 3월 A매치를 임시 감독 체제로 운영할 것이라 입을 모았다.
같은 이유로 다른 결과를 내놨다. 정해성(66)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21일 1차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전력강화위는 3월 A매치 전 정식 감독 선임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라며 "차기 감독으로는 국내파에 무게를 뒀다.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뉴시스에 따르면 전력강화위는 2차 회의에서 3월 A매치까지 정식 감독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임시 감독을 뽑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축구계에 따르면 KFA는 위르겐 클린스만(60)의 후임으로 국내 지도자 선임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유력 후보군까지 알려졌다. 홍명보(56) 울산HD 감독과 김기동(53) FC서울 감독, 김학범(64)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등 현직 지도자들도 거론됐다. 야인으로는 최용수(51) 전 강원FC 감독과 박항서(67) 전 베트남 감독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은 들끓었다. 2024 K리그 개막까지는 일주일도 채 안 남았다.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직접 성명문까지 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처용전사'는 "KFA의 무능력함을 규탄한다. 협회 졸속 행정의 책임을 K리그에 전가하지 마라"라고 밝혔다. KFA 사무실이 있는 축구회관 앞에서는 'K리그 감독 국가대표 선임 논의 백지화'라는 문구를 내건 트럭 시위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KFA는 불타는 팬심을 의식한 듯 1차 회의 3일 만에 말을 바꿨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정식 감독 체제 구성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해성 위원장은 1차 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3월 대표팀 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단언한 바 있다.
다만 현재 KFA의 정확한 의중은 알 수 없다. KFA의 발표에 따르면 24일 2차 회의부터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미디어 출입도 불가능하다. KFA는 "현장 출입 삼가에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 향후 몇 차례 회의 일정은 미리 공지한다. 최종 결과 도출 시 각 차수별 회의 경과보고를 포함한 미디어 간담회 별도개최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간담회 일정도 정해진 바 없다.
심지어 튀르키예 복수 매체는 "세뇰 귀네슈(72)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관심이 있다"라고 조명했다. 귀네슈 감독은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서 튀르키예를 3위로 이끌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K리그의 서울 감독도 맡아 본 대표적인 친한파 사령탑이다. 지난해 10월까지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스를 지휘했다.
일단 KFA는 정식 감독 선임에 여유를 두기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한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아시아 강호다. 비록 아시안컵에서 고전했지만,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망),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등 막강한 전력이 건재하다.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통과도 순탄한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5-0)와 중국(3-0)을 연달아 잡으며 조1위를 달리고 있다.
결국 정식 감독 선임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1년 만에 불명예 경질된 클린스만의 최초 계약 기간은 2026 북중미월드컵이었다. 다음 정식 사령탑도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끌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국 대표팀 최장수 감독 기록을 세운 파울루 벤투(55·현 아랍에미리트)는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라는 괄목한 성적을 냈다. 2년 넘게 팀에 색깔을 입힐 차기 지도자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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