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자랑했는데 자존심 상할 일?…‘미식 도시’ 서울에 ‘이것’ 없다니 [푸디人]

안병준 기자(anbuju@mk.co.kr) 2024. 2. 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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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인-16] 우리나라 자랑스러운 셰프들 (feat. 미쉐린 가이드 2024)

말로만 듣던 미쉐린 가이드를 드디어 영접했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셰프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인 장관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장소도 부산 해운대 바다가 광활하게 펼쳐진 ‘시그니엘 부산’을 알맞게 택했다. 여기에 샴페인과 위스키, 그리고 셰프들이 선보인 식사까지 맛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

그러면서도 올해 우리나라에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직면하니 아쉬운 마음이 한켠에 들었다. 미쉐린 관계자들은 왜 미쉐린 스타(MICHELIN STAR)를 주는데 인색했을까?

22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2024 기념 행사 전경. 미쉐린 가이드
우리나라에 3스타 레스토랑이 없다?
22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2024 기념 행사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의 3스타 레스토랑 ‘모수(Mosu)’의 안성재 셰프(가운데)가 제롬 뱅송 미쉐린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왼쪽)와 기념촬영하는 모습.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의 3스타 레스토랑은 ‘모수(Mosu)’ 1곳 뿐이다. 모수는 2020년 2스타에 이어 2021년 3스타로 승급된 뒤 올해도 3스타를 유지했다.

서울 3스타 레스토랑은 2017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발간된 이후 줄곧 2곳을 유지하며 서울의 미식 자존심을 세웠었다. 그러나 이번에 1곳으로 줄어들었고 모수마저 지난 1월말부터 영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이니 사실상 3스타 레스토랑이 한국에는 없는 셈이다.

안성재 모수 셰프는 CJ그룹과의 계약이 종료되고 새로운 투자자와 함께 새 레스토랑을 기존 매장 인근에 준비 중이다. 행사장에서 직접 만난 안 셰프에게 언제쯤 다시 요리를 선보일 수 있는지 물어봤다.

안 셰프는 “시기를 정확히 못 박지는 못하겠지만 올해 재정비를 마치고 요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만약 그가 레스토랑을 올해 다시 열지 못한다면 전 세계에 ‘K컬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우리나라에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이 없는 것이다. 미쉐린 3스타가 미식의 전부는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운 대목이다.

게다가 올해는 미쉐린 가이드에서 스타를 받은 서울 레스토랑 수도 2023년 35곳에서 33개로 줄어들었다. 올해부터 합류한 부산에서 1스타 레스토랑이 3곳 추가되어 국내에 총 38곳의 스타 레스토랑이 생겼지만 뒷맛이 찜찜하다.

이는 최근 코로나 팬데믹과 경기침체 우려로 외식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파가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을 달 정도의 레스토랑이라면 고가의 식당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해 2스타로 승급된 ‘레스토랑 알렌’의 서현민 셰프는 “힘든 코로나 시기가 지나면 잘될거란 막연한 희망이 있었고 포기하고 싶을 때 포기하지 않게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눈물나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은 시절에는 일단 버티면서 자신의 요리 실력을 갈고닦으며 기다리는 것만이 살 길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요리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버티고 있는 전국의 모든 요리사들을 응원한다.

**역대 ‘미쉐린 가이드 서울’ 스타 레스토랑** 2017년 - 총 24개 (3스타 : 2개, 2스타 : 3개, 1스타 : 19개) 2018년 - 총 24개 (3스타 : 2개, 2스타 : 4개, 1스타 : 18개) 2019년 - 총 26개 (3스타 : 2개, 2스타 : 5개, 1스타 : 19개) 2020년 - 총 31개 (3스타 : 2개, 2스타 : 7개, 1스타 : 22개) 2021년 - 총 32개 (3스타 : 2개, 2스타 : 7개, 1스타 : 23개) 2022년 - 총 35개 (3스타 : 2개, 2스타 : 8개, 1스타 : 25개) 2023년 - 총 35개 (3스타 : 2개, 2스타 : 8개, 1스타 : 25개) 2024년 - 총 33개 (3스타 : 1개, 2스타 : 9개, 1스타 : 23개)
22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2024 기념 행사에서 제공된 점심 식사. 안병준 기자
1스타서 2스타로 승급된 ‘레스토랑 알렌’·‘미토우’
어째 됐든 올해로 124년된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다는 건 셰프로서는 자존심 세울 일이다. 경사에 자꾸 초 치지 말고 이제부터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4’에 이름을 올린 영광의 셰프들을 살펴보자.

먼저 서울에서는 3스타를 받은 ‘모수’ 외에 177곳의 레스토랑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는 빕 구르망 57곳, 미쉐린 그린 스타 2곳, 미쉐린 선정 레스토랑 87곳이 포함된다. 자세한 등급 설명은 기사 제일 뒤에 있으니 참고~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에는 한식을 선보이는 권숙수와 라연, 일식을 선보이는 미토우와 코지마, 컨템퍼러리 요리 유형인 레스토랑 알렌, 밍글스, 정식당이 포함됐다. 혁신적인 요리를 내놓는 스와니예, 알라 프리마도 2스타 레스토랑을 올해도 유지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서울에서 지난 수년간 많은 셰프들과 레스토랑 전문가들이 탁월한 창의력과 우수성을 발휘해 왔다고 평가했다.

2스타 레스토랑 중 레스토랑 알렌과 미토우는 작년 1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으로 이번에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미토우의 요리. 미쉐린 가이드
미토우의 권영운, 김보미 셰프는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일본 전통 요리를 표현한다. 이들은 미토우의 요리에 계절감을 담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며, 미토우의 요리에 쓰이는 닭과 달걀, 쌀과 채소는 모두 셰프의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공급받고 있다. 미토우의 요리에서는 셰프가 요리를 공부하며 얻었다는 수련자의 진중함과 겸손함, 정진하는 마음가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평가다.
레스토랑 알렌의 내부 모습. 미쉐린 가이드
서현민 셰프가 이끄는 레스토랑 알렌은 정교함과 정성이 빚어낸 현대적 퀴진의 세련미를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복잡한 맛을 표현하기보다 식재료의 특성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셰프의 감각과 스킬은 알렌만의 강점이자 흥미로운 다이닝 포인트이다. 아울러 레스토랑의 흠잡을 데 없는 팀워크 덕분에 고객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요리에 계절을 담아내는 알렌만의 스타일에서 남다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서울 1스타 새얼굴, ‘빈호’·‘임프레션’·‘호빈’
서울의 1스타 레스토랑은 총 23 곳이다. 빈호, 임프레션, 호빈이 올해 1스타 레스토랑에 새롭게 합류했다.
**미쉐린가이드 서울 2024 1스타 레스토랑** 빈호, 임프레션, 호빈, 강민철 레스토랑, 고료리 켄, 라망 시크레, 라미띠에, 무니, 무오키, 비채나, 세븐스도어, 소설한남, 소울, 솔밤, 스시 마츠코토, 에빗, 온지음, 윤서울, 이타닉 가든, 익스퀴진, 제로 콤플렉스, 코자차, 하네

전성빈 셰프와 김진호 소믈리에가 이끄는 빈호는 탁 트인 통창과 오픈 주방에 길쭉한 테이블이 마치 여럿이 함께 식사하며 와인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방대한 와인 리스트는 기본이고, 세심한 서비스와 음식의 페어링, 제철 재료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진한 소스 등을 통해 현대적인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와인과 함께 한다면 음식의 매력이 배가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빈호의 매장 모습. 미쉐린 가이드
‘귀한 손님’을 뜻하는 ‘호빈’은 고객과 함께 요리의 길을 걸어온 후덕죽 셰프가 고객을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어향통해삼, 팔진초면 등 호빈을 대표하는 요리는 여럿 있지만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인 불도장이야말로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불도장은 지금도 그를 대표하는 요리일 정도로 상징성이 있으며 그 외 다양한 요리와 더불어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보양식도 제공한다.
호빈의 요리. 미쉐린 가이드
정제된, 그리고 본질이라는 두 단어를 모토로 최근 윤태균 셰프의 리더십 아래 다시 문을 연 임프레션은 장소는 그대로이지만 구성원과 음식의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어 전혀 다른 레스토랑으로 재탄생했다.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해 직관적인 맛을 선보이면서도 소스에 다채롭고 풍부한 맛과 향을 가미해 주 재료를 섬세하게 부각시킨다. 플레이팅은 언뜻 정제되어 보이지만 다양하고 미묘한 소스를 음미하다 보면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느끼게 된다. 셰프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직관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임프레션 매장 모습. 미쉐린 가이드
“부산도 맛집 많다”…1스타 3곳 등 43곳 선정
미쉐린 가이드는 올해 부산을 처음 발간 도시로 선정하고 ‘미쉐린 가이드 2024 부산’을 내놨다. 부산이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뛰어난 해양 환경과 오랜 역사 속에서 고유의 미식 문화를 발전시켜 온 것을 높게 평가했다.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 그웬달 뿔레넥(Gwendal Poullennec)은 “부산이 서울과 더불어 전 세계에 다채로운 미식 문화뿐 아니라 영감을 주는 멋진 호텔들과 함께 미식가와 여행객들 모두에게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인 목적지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 부산 2024’에는 총 43곳의 부산 레스토랑이 합류했다. 여기에는 1스타를 받은 모리(Mori)·피오또(Fiotto)·팔레트(Palate) 외에도 돼지국밥 맛집인 합천국밥집·안목 등 15곳의 빕 구르망 레스토랑이 포함됐다.

일본에서 트레이닝 받은 김완규 셰프와 그의 일본인 아내가 함께 운영하는 모리(Mori)는 부산의 아름다운 바다 전망과 함께 훌륭한 정통 일본 가이세키 요리를 선보인다. 김완규 셰프는 부산의 신선한 해산물과 제철 농산물을 사용하여 섬세한 요리를 능숙하게 준비하여 놀라운 요리 균형과 리듬을 보여준다. 셰프의 세심한 요리에 더해지는 아내의 세심한 서비스로 향상된 아늑한 분위기에서 진정한 일본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모리의 요리. 미쉐린 가이드
달맞이 고개에 자리잡은 피오또(Fiotto)는 한국 재료를 기반으로 자가제면 파스타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비스트로로,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오직 파스타에만 집중하지만, 그들의 요리가 선사하는 다양한 맛은 매우 만족스럽다. 화학 조미료와 공산품이 아닌 전국 각지의 재료를 기반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내는 요리를 선보이며, 집에서 만든 또는 현지에서 조달한 재료를 우선시하여 독특하고 지속 가능한 식사 경험을 만들어낸다.
모리의 요리. 미쉐린 가이드
팔레트(Palate)는 김재훈 셰프의 다양한 요리 경험과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반영한 창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고향인 부산에 레스토랑을 오픈한 이래, 김재훈 셰프는 레스토랑의 컨셉에 신선함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실험적인 요리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용호만 부두와 광안대교를 포함한 그림 같은 도시 전망은 팔레트의 훌륭한 파트너로서의 큰 매력을 만들어낸다.
팔레트 매장 모습. 미쉐린 가이드
소믈리에·서버도 미쉐린 가이드의 주인공
미쉐린 가이드는 요리만을 평가하는 ‘미쉐린 스타’ 외에도 3가지 미쉐린 특별상(MICHELIN Special Awards)을 통해 미식 업계에서의 역할의 다양성을 알림과 동시에 셰프 및 전문가들의 열정과 노력을 알리고 있다.

미쉐린 어워드(MICHELIN Award)는 2017년 영국 및 아일랜드에서 첫 시작됐으며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열정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발휘한 레스토랑들의 재능과 헌신을 격려하는 특별상이다.

미쉐린 멘토 셰프 어워드를 수상한 호빈이 후덕죽 셰프(오른쪽 둘째)가 상패를 들고 미쉐린 가이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안병준 기자
이 중 미쉐린 멘토 셰프 어워드(MICHELIN Mentor Chef Award)는 젊은 셰프들을 주기적으로 양성해 온 셰프에게 수여된다. ‘2024 미쉐린 멘토 셰프 어워드’에는 호빈의 후덕죽 셰프가 선정됐다. 50년 이상 경력으로 중식의 대가로 인정받는 후덕죽 셰프는 자타 공인 한국 중식의 산 증인이자 수십 년간 광동식 중화 요리의 고급화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그의 오랜 노고와 헌신, 그리고 놀라운 전문성은 많은 젊은 셰프 들에게 존중받고 있다.
‘2024 미쉐린 소믈리에 어워드’를 수상한 빈호의 김진호 소믈리에(오른쪽 둘째)가 상패를 들고 미쉐린 가이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병준 기자
‘2024 미쉐린 소믈리에 어워드(MICHELIN Sommelier Award)’의 영광은 빈호의 김진호 소믈리에의 차지였다. 미쉐린 소믈리에 어워드는 요리와 어울리는 다양한 음료를 연구하고 조합해 고객들에게 수준 높은 다이닝의 경험을 제공한 소믈리에를 위해 수여하는 상이다. 김진호 소믈리에는 적합한 조언과 지식, 열정, 그리고 식사객의 니즈에 대한 이해를 갖췄다. 전성빈 셰프의 요리에 와인을 곁들여 고객에게 통찰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는 능숙한 능력으로 그의 유연한 대접은 식사 경험을 더욱 향상시켜 준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2024 미쉐린 서비스 어워드(MICHELIN Sommelier Award)’는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과 재능을 발휘하여 고객의 다이닝 경험을 탁월하게 향상시킨 전문가에게 수여된다. 올해는 이타닉 가든 팀이 선정됐다. 이타닉 가든 팀의 서비스는 전문적이고 세련되며, 정확한 설명과 개인화 된 서비스 품질은 이타닉 가든이 제공하는 멋진 요리와 함께 훌륭하게 동화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쉐린 가이드는 지속가능한 미식을 선도해 나가는 레스토랑을 미쉐린 그린 스타(MICHELIN Green Star)로 별도 선정해 특별히 소개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 파리 2019’의 50곳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449여 곳의 레스토랑이 선정됐으며, 국내에서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부터 적용됐다. 4년 연속 선정된 꽃, 밥에피다(A Flower Blossom on the Rice)와 지난해 첫 선정된 기가스(GIGAS)가 올해 역시 그린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부산 첫 발간과 함께 1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피오또도 그린 스타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4’에 수록된 모든 레스토랑은 미쉐린 가이드 웹사이트 및 앱 상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미쉐린 가이드 : 전세계 미식 문화의 선구자
미쉐린 가이드의 다양한 등급
미쉐린 가이드(프랑스어 기드 미슐랭)는 글로벌 타이어 브랜드인 미쉐린 그룹에서 1900년부터 자동차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아 배포하기 시작한 빨간색 표지의 소책자로, 오늘날까지 엄격하고 공정한 방식을 유지해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레스토랑·호텔 평가서다.

130 여년 전 프랑스에 자동차가 고작 3000 대 미만이었던 시절 앙드레와 에두아르 미쉐린 형제는 프랑스에 자신들의 이름을 딴 타이어 회사를 설립했다. 자동차 여행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면 자동차 판매량과 함께 타이어 판매도 늘 것이라고 예상하고 지도와 타이어 교체방법, 주유소 위치, 식당, 숙소 등의 실용적인 정보를 가득 담은 책자를 만들었다. 이 책자가 미쉐린 가이드의 탄생이다.

미쉐린 가이드북이 소개하는 레스토랑 섹션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자 비밀 평가단을 모집했으며, 1926 년부터 본격적으로 훌륭한 레스토랑을 선정해 미쉐린 스타를 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그 후 참신하고도 진중한 접근 방식 덕분에 20 세기를 거치면서 미식 분야의 독보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전 세계 45개 이상의 지역에서 최고의 레스토랑과 호텔을 선정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엄격한 교육과정을 거친 평가원(인스펙터)들이 레스토랑과 호텔을 여러 차례 방문하여 평가를 진행한다. 모든 평가원들은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미쉐린의 직원으로 소속되어 활동한다.

모든 평가 기준은 요리의 수준, 요리의 완벽성, 요리를 통해 표현한 셰프의 창의적인 개성, 조화로운 풍미, 언제 방문해도 변함 없는 일관성이라는 5가지 원칙을 준수한다.

평가 기준도 중요하지만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 선정이 중요하다.

미쉐린 평가원(인스펙터)들은 세계 주요 호텔과 레스토랑에서의 전문 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경력 외에도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의 기준에 맞는 엄격한 수련을 통과한 후에만 평가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미쉐린 평가원들은 1년에 약 250회의 식사를 하고 호텔에서 160박을 보내고 600여 명을 만나며, 1000개 이상의 보고서를 작성한다.

엄격한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원(인스펙터) 팀은 익명으로 활동한다. 평가원들은 평가를 위해 레스토랑을 방문할 때 일반 고객과 동일한 방식으로 예약하고 식사를 한다. 또한,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식사값을 직접 지불한다.

평가 대상 레스토랑은 여러 번 평가원의 방문을 받게 되며, 이후 평가원 팀 모두가 별점을 부여하는 스타세션(Star Session)을 통해 만장일치로 별의 수여를 결정한다. 별점의 수여 여부는 개인의 의견이 아닌 장시간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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