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소상공인으로 바늘구멍 뚫기...4인터넷은행 3대1 경쟁
소상공인 특화 금융 공략
금융당국, 안정성 최우선
1조원 이상 자금확보 관건
제4인터넷전문은행을 결승선으로 한 출발 총성이 울렸다. 핀테크-현대해상 컨소시움 (유뱅크), 한국신용데이터(KCD뱅크), 소상공인단체 연합(소소뱅크) 3곳이 네 번째 인터넷은행 타이틀을 따기 위해 출발했다. 우승의 영광은 1곳만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재무건정성이 승부를 가른다. 1조원 이상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야 금융당국의 전향적 결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사실상 '특화은행' 스몰라이센스 쟁탈전
4인터넷은행에 출사표를 던진 핀테크연합-현대해상 컨소시움(유뱅크), 한국신용데이터(KCD뱅크), 소상공인 단체 연합(소소뱅크) 3곳 모두 은행업 진출 명분으로 소상공인 맞춤형 파이낸싱을 들고 나왔다. 기존 금융권 손길이 미치지 못한 부분을 적극 공략해 사회적 편익까지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참여업체 면면을 보면 이런 명분은 실현 가능성이 높다. 가장 먼저 컨소시움 구성을 공개한 유뱅크에는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렌딧, 트레블월렛 등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핀테크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중 삼쩜삼은 종합소득세 납부자를 대상으로 한 세금환급서비스가, 렌딧은 중금리 P2P 대출이 주 사업이다. 소상공인 관련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유뱅크는 △시니어 △소상공인·중소기업 포용 금융 △외국인 세 분야에서 포용금융을 내세웠다. 참여 기업들이 보유한 AI·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 소외 계층을 발굴해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신용평가 모형 개발은 렌딧이 담당한다. 렌딧은 이미 빅데이터 분석·머신러닝 기반으로 개발한 자체 신용평가 모형 LSS(렌딧 스코어링 시스템)와 100% 비대면 금융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 관리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KCD 역시 소상공인 데이터 분야 강자다. 국내 130만 사업장이 도입한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는 경영관리, 신용정보, 정보제공, 결제 등 서비스와 디지털 인프라를 200만명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제공 중이다.
KCD 역시 카카오뱅크, SGI서울보증, KB국민은행 등과 함께 국내 최초 전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사 '한국평가정보(KCS)'를 운영 중이다. KCS는 개인사업자 영업 정보를 바탕으로 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이를 다수 금융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KCD는 단골 비율 객단가 시간별 매출 분포 등 영업 실적을 실시간에 가깝게 파악해, 영업 역량을 입체적으로 반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은행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규모 있는 금융회사 등과의 협력을 통해 리스크 관리와 재무 안정성을 높은 수준으로 갖추는 등 안정적으로 소상공인 대상 신용공급 확대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이다.
인터넷은행 도전 '재수생'인 소소뱅크도 소상공인단체 연합이 주축인 만큼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표방한다. 700만개 소상공인 업체에서 쌓이는 데이터로 지역·계절·직능별 전용 신용평가 모형을 민들 계획이다. 또, 매년 약 70조원에 달하는 소상공인 지원 정책 자금을 효율적으로 다루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 “토스뱅크 때보다 보수적으로 볼 것”..1조원 이상 자본금 충당 '과제'
4인터넷은행 진출을 선언한 세 곳 모두 내용상 스몰라이센스(특화은행)를 노리는 만큼 인가 획득 난이도는 앞선 3곳 보다 높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시선도 나온다.
우선 금융당국 태도가 미적지근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인터넷은행 등 신규 은행업 진출 신청을 “상시 개방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로 4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이 가시화하자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인가신청을 공식화한 세 곳 모두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로 신청을 미룬 상태다. 4인터넷은행 컨소시움에 참여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상반기 내로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인가 신청은 그 다음에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안정성을 최우선에 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올해 미국에서 특화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각각 파산, 대규모 주가하락을 겪으며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금융사 안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인가 사례를 분석하면, 이들은 인가 신청 당시 2500억원 이상 자본금을 확보하고 1년 안에 1조원 이상으로 그 규모를 늘렸다. 토스뱅크가 통과한 2019년 마지막 인터넷은행 인가 당시, 금융당국은 평가항목 1000만점 중 △자본금 조달 △주주구성 △사업계획(안전성) 등에 400점을 배정하는 등 이미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4인터넷은행 컨소시움에 합류한 기존 금융사는 현재까지 현대해상(유뱅크)이 유일하다. KCD뱅크 역시 금융그룹과 최종 컨소시움 참여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현재 추세를 보면 4인터넷은행이 특화은행을 표방한다고해서 결코 허들이 낮지 않을 것”이라면서 “탄탄한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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