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살 할아버지가 춤을 왜 이렇게 잘 춰?…30초 영상에 56만명 ‘홀딱’ [더인플루언서]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4. 2. 25. 14: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퍼포먼스 크리에이터 ‘브릭그랜파’ 인터뷰

요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는 15~30초짜리 댄스 영상이 인기다. 크리에이터들이 에너지를 내뿜으며 추는 춤은 ‘숏폼’(짧은 동영상) 성장을 견인하는 ‘킬러 콘텐츠’가 됐다는 평가다.

이번주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벽돌할아버지(Brick Grandpa·본명 한주희)는 할아버지 모습으로 분장한 채 마임과 춤을 선보이는 퍼포먼스 크리에이터다. 노인으로 분장한 외형과 대비되는 뛰어난 춤 실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유행하는 댄스 챌린지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콘텐츠를 전략적으로 선보이면서 채널이 급성장했다. 그가 올린 ‘OMG’, ‘Night Dancer’ 챌린지의 경우 각각 조회수 1546만, 1006만회를 기록하며 바이럴됐다. 언어 제한을 크게 받지 않는 댄스 크리에이터 특성상 다양한 연령대와 국적을 아우르는 구독자(약 56만명)를 보유하고 있다.

브릭그랜파 ‘OMG’ 커버 댄스 영상. 조회수 1546만회를 기록중이다. 인스타그램
스마트폰 세상 속에서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한 것이 벽돌할아버지 계정의 특이점이다. ‘본캐’인 한주희는 26살 청년이지만, ‘부캐’인 벽돌할아버지는 1947년 12월 30일생(만 75세)으로 설정했다. 그가 만든 세계관 속에서 자신의 형제들과 함께 춤을 추는 영상도 종종 올리는데 인기가 좋다. 이는 사실 크리에이터 본인이 1인 다역으로 촬영한 후 직접 영상 편집을 통해 완성한 것이다.

그를 만나 인플루언서 업계 최신 트렌드와 숏폼(댄스)콘텐츠 제작 비법 등을 물었다.

할아버지 모습으로 분장하고 춤을 추는 크리에이터 브릭그랜파. 인스타그램
26살 청년이 75세 할아버지가 된 이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벽돌할아버지’라는 캐릭터로 활동 중인 크리에이터 한주희입니다. 원래는 댄서로 오랫동안 활동해왔는데 벽돌할아버지라는 캐릭터를 만나고 크리에이터로 3년째 활동하고 있어요. 공연예술과 영상을 좋아해서 관련 내용을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이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된 계기가 있었나요.

=댄서로 활동할 때부터 춤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일이 많았어요. 매번 비슷하게 춤 영상을 올리다가 어느 순간 재미있게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영상을 화려하게 편집해 본다던가 멋진 장소에서 촬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본 끝에 할아버지 분장을 하고 영상을 올렸는데 반응이 가장 좋았어요. 그래서 ‘벽돌할아버지’ 캐릭터를 만들어 활동하게 됐습니다.

-주로 어떤 콘텐츠를 올리나요.

=댄스 콘텐츠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댄스 튜토리얼 영상을 주로 올리고 있어요. 최근엔 유행하는 음원이나 챌린지를 벽돌할아버지만의 색깔로 바꿔서 올리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어요. 그리고 가끔은 벽돌할아버지의 세계관을 반영한 3D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기도 합니다.

브릭그랜파가 만든 애니메이션. 인스타그램
-디테일한 콘텐츠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댄스 콘텐츠 특성상 연습이 많이 필요해요. 순서는 기획-콘티-연습-촬영-편집 순으로 진행합니다. 일상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줄콘티로 메모해 놓고, 스튜디오에서 그림 콘티 작업을 하고 바로 촬영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영상을 찍는 도중에 떠오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즉흥적으로 넣기도 해요. 가끔 촬영 중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때가 있거든요.

-요즘 ‘춤’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보입니다. 어떻게 차별화를 하고 계시나요.

=벽돌할아버지 캐릭터는 처음부터 용의주도하게 만든 캐릭터는 아니에요.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며 우연히 시작한 컨셉 중 하나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셔서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발전시켰어요. 벽돌할아버지 계정에서는 춤뿐만 아니라 마임, 콩트, 3D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할 수 있는데 이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벽돌할아버지 ‘세계관’을 만든 이유는요.

=세계관은 하나의 놀이터라고 생각해요. 마치 테마파크에 들어가면 다른 세상을 보는 것처럼요. 저는 그런 놀이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팔로워 분들이 벽돌할아버지의 콘텐츠에 더욱 몰입하고 즐길 수 있도록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계정에서는 벽돌할아버지의 세계관을 웹툰 형식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숏폼 시대에 춤 관련 콘텐츠가 더욱 인기입니다. 댄서로서 어떻게 보시나요.

=좋은 신호라고 생각해요.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챌린지를 통해 댄스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면 그걸로 된 거죠. 흥미가 있어야 잘 하고 싶어지고, 잘 하고 싶어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어느 한 명의 댄서가 탄생하니까요. 저도 그렇게 흥미를 키우면서 시작했습니다.

-요즘엔 어떤 댄스 챌린지가 대세인가요?

=점점 쉬워지거나 반복적인 동작이 많은 챌린지로 진화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중독적인 음원의 댄스 챌린지가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먹히는 ‘릴스’ 콘텐츠 특성이 있을까요?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싶거나 나중에 다시 보기 위해 저장하게 만드는 콘텐츠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콘텐츠를 저장하거나, 친구들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 등 콘텐츠를 확산할 수 있는 기능이 잘 되어 있다는 게 인스타그램만의 차별화 포인트인 것 같아요.

-춤을 좋아하고,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 조언을 주신다면요.

=친구들과 같이 찍을 수 있는 댄스 챌린지 영상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춤은 같이 출수록 더 즐거우니까요. 댄스 챌린지를 만들 땐 “이 정도면 나도 하겠는데?”가 중요 포인트입니다.

언어 장벽 뛰어넘는 ‘춤’으로 글로벌 팬덤 확보
-구독자들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그들과 어떻게 소통하나요.

=벽돌할아버지의 팔로워는 대부분 20~40대로 다양한 연령층을 아울러요. 미국, 대만, 한국 순으로 팔로워 국적도 다양합니다. 팔로워분들과는 주로 댓글로 소통하고, 공지채널을 통해서도 안부를 묻거나 팔로워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튜토리얼 영상은 춤과 마임을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요. 시청자들이 직접 몸을 움직여 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어요. 튜토리얼 제작은 무조건 step by step! 한꺼번에 많은 동작을 알려주기보다는 동작을 세분화해 단계별로 알려드렸을 때 더 따라 추기 쉽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해외 팔로워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아무래도 춤과 마임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언어가 달라도 몸으로 표현하는 건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시나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벽돌할아버지 채널에 접목시킬 부분을 찾아내는 편이에요. 시장의 트렌드에 맞게 제 스타일로 변형하기도 합니다.

-만들고 싶은 콘텐츠와 구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의 간극은 어떻게 줄여가고 계신지요

=좋아요 수, 댓글 수, 저장·공유 수치 등 인스타그램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검토하면서 점진적으로 간극을 줄여나가고 있어요.

인기 콘텐츠는 단연 K팝 ‘칼군무’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을까요?

=벽돌할아버지의 애니메이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5~6개월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만든 결과물이고 마음에 들진 않지만 완성했을 때의 뿌듯함이 아직도 새록새록 하네요.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유형은 K-POP 칼군무 영상입니다. 역시 댄스 크리에이터라면 칼군무는 필수인 것 같아요.

-1인 다역으로 촬영한 춤 영상도 올린다고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할아버지 삼 형제가 등장하는 기획으로 시작했어요. ‘아기돼지 삼형제’ 처럼 할아버지 삼 형제가 등장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런지 각 캐릭터를 연기할 때 자동적으로 행동이 캐릭터에 따라 변하기도 해요.

브릭그랜파 애니메이션 캐릭터. 인스타그램
-일상 루틴이 궁금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벼운 식사를 해야 해요. 보통 시리얼을 먹습니다. 시리얼을 먹지 않은 날에는 괜히 지치고 집중이 잘 안되는 것 같아서 아침 식사를 항상 챙겨먹는 것이 저의 루틴이에요.

-SNS로 얻은 것이 있을까요.

=너무 많지만 한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무한한 가능성을 얻었다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벽돌할아버지의 슬로건인 ‘오래도록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 처럼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진짜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요.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