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223조` 워런버핏의 투자 비법은?

사진 연합뉴스.

'오마하의 현인'으로도 잘 알려진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사진)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은 1676억달러(한화 약 223조3270억원)로, 전분기 말(1572억달러)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버핏 회장은 매년 그래왔듯이 연례 주주서한을 통해 투자금 운용과 수익, 투자 원칙 등에 대해 공유했다. 특히 코카콜라와 아멕스(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보유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일본 5대 상사에 대한 지분을 확대하는 등 지난해 투자 결정에 대해 설명해 눈길을 끈다.

24일(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84억8100만달러(약 11조3009억원)로, 전년 동기(66억2500만달러)보다 28% 증가했다.

특히 주요 투자 부문인 보험업이 매출과 이익에서 모두 기록을 세우며 큰 수익을 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73억5000만달러(약 49조7689억원)로, 전년(308억5300만달러)보다 21% 증가했다.

버핏 회장은 그간 영업이익이 회사 실적을 가늠하는 더 나은 지표라고 강조해왔다. 순이익으로 보고되는 수치에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미실현 손익을 포함하기 때문에 투자한 사업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해도 주가 하락분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는 "버크셔는 이제 미국에서 가장 큰 GAAP(일반회계원칙) 기준 순자산 기업"이라며 "이 수치에 따르면 전 세계 자산의 거의 6%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유 종목에 대한 설명에서 버핏 회장은 "버크셔는 2023년 한 해 동안 아멕스나 코카콜라의 주식을 사거나 팔지 않았다"며 "(두 기업 비중은) 버크셔의 GAAP 순자산의 4~5%에 불과하지만 버크셔의 사고 프로세스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더불어 "코카콜라와 아멕스 모두 2024년에 배당금을 거의 확실하게 인상할 것이며 우리는 올해 내내 보유 지분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면서 "코카콜라와 아멕스의 교훈은 '진정으로 훌륭한 비즈니스를 발견했다면 그 비즈니스를 인내심을 가지고 고수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당분간 큰 변동을 일으키지 않을 두 종목에 대한 언급도 담겼다.

버크셔는 작년 이토츠, 마루베니,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모토 등 일본 5대 상사에 대한 보유지분을 모두 늘려 현재 각사의 지분 9%씩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비용은 총 1조6000억엔이며 최종 시장 가치는 2조9000억엔이다. 엔화 약세에 따라 달러 환산 미실현 이익은 61%인 80억달러에 달한다.

버핏 회장은 여기에 대해 "5개 기업 모두 미국에서 관행적으로 시행하는 것보다 훨씬 우수한 주주 친화 정책을 따르고 있다"며 "매입을 시작한 이후 5개 기업 모두 매력적인 가격으로 발행주식 수를 줄였다"고 호평했다.

또 보통주의 27.8%와 고정된 가격에 지분을 늘릴 옵션을 보유 중인 미 정유업체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에 대해서는 비중을 무기한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외에도 버핏 회장은 지난해 11월 말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찰리 멍거 부회장을 추모하는 데에도 내용을 할애했다. 그는 "찰리는 버크셔의 건축가였고, 저는 그의 비전을 매일매일 건설하는 시공자 역할이었다"며 "찰리는 창작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공을 인정받으려 하지 않았고, 대신 제가 영광을 받도록 한 형제 같기도 하고 자상한 아버지와도 같았다"고 회고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