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금리에 소비 대신 저축…소비회복 더딜 수도"

이미선 2024. 2. 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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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금리 상승이 소비를 둔화시키는 '기간간 대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물가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금리도 낮아져 소비가 늘겠지만, 그간의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이미 물가 수준이 크게 높아진 만큼 소비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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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제공>
<한은 제공>

한국은행이 금리 상승이 소비를 둔화시키는 '기간간 대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물가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금리도 낮아져 소비가 늘겠지만, 그간의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이미 물가 수준이 크게 높아진 만큼 소비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25일 한은은 '가계별 금리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 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소비품목 및 가계 특성과 무관하게 소비가 광범위하게 부진한 가운데 가계 순저축률이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가 저축을 늘리고 현재소비를 줄이는 소비 선택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가계가 금리 리스크에 노출된 정도(금리익스포저)에 따라 금리 상승으로부터 받는 영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은이 가계별 금리익스포저를 측정한 결과, '금리 상승 손해층·취약층·이득층' 등 금리 상승에 따라 재무적인 이익과 손해를 보는 가계가 뚜렷하게 구분됐다.

금리상승 손해층은 연령 면에서는 30~40대 비중이 높고, 소득은 중상층, 소비는 상위층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득층과 비교할 때 평균적으로 젊고 소득수준은 다소 낮으나 주택 보유 비중 및 소비 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는 집단이다.

금리 인상 손해층에 비해 취약층 및 이득층이 받는 금리 인상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한은이 팬데믹 이후 가계 소비 변화를 살펴본 결과, 금리 상승 손해층의 소비 회복이 가장 부진했다.

한은은 "가계 금리익스포저를 통한 금리 인상의 영향은 앞선 기간간 대체 효과에 더해 전체 소비를 20% 이상 추가로 위축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금리 상승 손해층에 소비성향이 높은 가계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돼 있는 반면, 금리 상승 이득층에 소비성향이 낮은 가계가 많은 데 기인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금리도 낮아지면서 가계 소비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간의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물가 수준이 크게 높아진 점은 향후 소비 회복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향후 30~40대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가계부채가 재차 크게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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