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품송 ‘2세 나무’ 일반인도 키운다

보은군, 정이품송 자목(子木) 200그루 분양
1그루당 120만원, 기관 5그루·개인 2그루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왼쪽)과 충북 보은군이 재배 중인 정이품송 자목들. 연합뉴스

천연기념물 103호인 소나무 ‘정이품송(正二品松)’의 자목(子木)을 일반인도 분양받아 키울 수 있다. 

충북 보은군은 정이품송 자목 200그루를 기관과 개인에게 분양한다고 25일 밝혔다. 자목은 높이 2∼3ｍ, 밑동 지름 7∼10㎝로 1그루당 가격은 120만원이다.

보은군 속리산면에 있는 정이품송은 조선 세조의 어가(御駕) 행렬이 무사히 지나가도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분양하는 나무들은 군이 2014년 정이품송에 달린 솔방울 속 씨앗을 발아시켜 키웠다. 식물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이품송과 99.9% 이상 일치한다는 확인서도 받은 상태다.

수령이 600여년으로 추정되는 정이품송은 원래 원추형의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했지만 1980년대에 솔잎혹파리에 감염돼 고사될 위기를 넘겼다. 또 지난해 8월10일에는 한반도를 덮친 태풍 ‘카눈’에 가지 일부가 부러지기도 했다.

군은 수세가 쇠락한 정이품송의 대를 잇기 위해 문화재청의 승인을 얻어 2014년부터 군유림 2곳에 양묘장(2.4㏊)을 만들어 자목을 길러냈다. 이곳에서 자라는 정이품송 자목은 약 6000여 그루다. 2019년부터는 ‘정이품송 자목 일반인 분양’ 사업도 시작해 지금까지 3차례의 분양을 통해 500여그루를 판매한 바 있다. 

보은군 관계자는 “기관은 5그루, 개인은 2그루까지 구입 가능하고 경쟁할 경우 추첨으로 입양자를 정할 예정”이라며 “분양받은 나무는 1년 안에 개인 비용을 들여 캐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분양 문의는 보은군청 산림녹지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