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우크라서 목격”…조태열, 유엔서 러시아 겨냥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각)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조 장관은 면담에서 한-유엔 협력, 한국의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활동, 북한 문제, 주요 국제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 제공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2년을 계기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고위급 회의에서 “북한 군수품과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서 목격되고 있다”며 “이는 사람들의 고통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전쟁이 더욱 확대되고 장기화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조 장관은 이날 “북한이 대가로 받는 것이 첨단 군사기술이거나 안보리 결의 한도를 초과하는 석유 거래인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는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능력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올해 1월1일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임기를 시작한 뒤 외교부 장관이 안보리 공식 회의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는 러-우 전쟁에 대한 평가가 나라별로 엇갈리며 삐걱거리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과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교부 장관, 츠지 키요토 일본 외무성 부대신은 이번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를 규탄했다. 반면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비판하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특수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러시아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조 장관은 이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활동 계획을 소개하고 한반도 문제와 북한인권 문제를 위해 국제사회와 더욱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한국이 안보리 의장국을 수임하는 오는 6월에는 북한 문제와 사이버 안보 등 분야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구테흐스 총장의 협조를 당부했다.

조 장관은 워싱턴디시(D.C.)로 이동해 오는 28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