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던 돈이 사라졌다”…저무는 유니콘 기업의 시대[원호연의 PIP]
긴축 정책에 새 투자는 물론 엑시트도 ‘막막’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빅테크를 이어 기술업계를 이끌 것으로 기대 됐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들이 급속히 줄고 있다. 저금리 시대 재본 시장에서 풀렸던 자금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정책으로 대거 회수되면서 돈줄이 말랐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VC) 업계는 스타트업에 이미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데에도 골치를 썩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 랠리와 인공지능(AI) 열풍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스타트업 업계는 활기를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서치 회사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나온 유니콘 기업은 45개에 불과했다. 2년전의 344개에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VC들이 지난해 중국에 투자한 금액 역시 1700억 달러로 2021년의 절반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수년간의 손실 끝에 파산을 선언한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는 최근 스타트업 업계의 부진을 대표하는 사례다. 이코노미스트는 “위워크의 창업자 아담 노이만이 최근 회사 경영구너을 되찾겠다고 나섰지만 경영진과 채권자들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니콘 기업의 감소의 원인으로 미국의 긴축 정책을 꼽았다. 매체는 “2010년대 투자자들이 인기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기술업체들은 자본 조달을 위해 공개 시장을 활용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값싼 이자에 자본을 대거 조달한 타이거 글로벌 같은 크로스오버 투자자(비상장 기술기업과 상장 기술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실리콘 밸리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다르메쉬 타커 배터리벤처스 파트너는 “창업자들은 심지어 줌 영상통화 한통 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팬데믹 시기부터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 크로스오버 투자자가 스타타업 투자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에서 3분의 1로 크게 줄었다.
이제 투자자들의 고민은 과거에 투자하 유니콘 기업의 지분을 어떻게 엑시트하느냐에 모아져 있다. 대부분 벤처캐피털 펀드는 10년 주기로 운용되는데 초반 5년엔 스타트업아 자금을 지원하고 나머지 5년 간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700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에 총 2조4000억달러가 엑시트를 대기하고 있다.
증시에서의 기업공개(IPO)가 대표적인 엑시트 방법이지만 긴축 정책 이후 IPO 시장이 급랭했다는 점이 고민이다. 2021년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2021년 309개에서 지난해 83개로 크게 줄었다. 그나마 식료품 배달업체 인스타카트나 소프트웨어 업체 클라비요 등 지난해 상장한 기업들이 상장가보다 현재 주가가 낮은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IPO를 강행하는 기업들은 기대보다 낮은 기업가치를 받고 있다. 2021년 1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지만 상장 가치를 50어달러로 낮춰 잡은 레딧이 대표적이다.
제3자에 기업을 매각하는 길도 험난하긴 마찬가지다. 피치북에 딸면 지난해 VC의 자금을 지원받은 스타트업을 인수한 기업은 698곳에 불과해 2021년 1311개에서 크게 줄었다. 지난달 아마존은 로봇 청소기 제조업체 아이로봇을 인수하려 했지만 유럽 규제 당국의 조사를 우려해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투자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일부 유니콘 기업은 파산에 이르기도 했다. 지난 2022년 40억 달러 가치로 자금을 조달했던 물류 스타트업 콘보이는 지난해 10월 문을 닫았다. 주택 건설 관련 유니콘 기업 비브는 11월 문을 닫고 자산을 청산했다.
다만 스타트업 업계 생태계가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다. 매체는 “AI는 미국 스타트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제공할 뿐 아니라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하고 있다”며 “AI의 영향으로 조달해야 하는 자본 규모가 낮아지면 다시 유니콘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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