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업계 ‘전청조’가 돌아왔다...그는 누구, 지금은 뭐하나 봤더니 [김기정의 와인클럽]

진짜보다도 더 진짜 같은 가짜와인을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했던 쿠니아완이 7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4년 전 풀려났습니다. 감옥에서 풀려난 그가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을지가 와인업계의 큰 관심사였습니다.

감옥에서 나온 그의 활동이 조금씩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쿠니아완은 싱가포르 프라이빗 파티에서 와인제조가로 명성을 날리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합니다. 파티 참석자들은 최고급 와인 로마네 콩티, 페트뤼스를 쿠니아완이 만든 와인과 비교 시음했는데 그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이번 주 김기정의 와인클럽은 희대의 사기꾼 루디 쿠니아완의 귀환과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7월 싱가포르의 고급 회원제 클럽인 파인스 클럽(Pines Club). 회원들이 각자 가져온 와인들을 꺼냅니다. 로마네 콩티 1990년 빈티지, 페트뤼스 1990년 빈티지. 와인 애호가들이라면 평생 한 번쯤은 마셔봤으면 하는 최고급 와인들입니다.
7명이 시음자로 나섰습니다. 이들은 진품 로마네 콩티, 진품 페트뤼스와 쿠니아완이 제조한 와인을 놓고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진행합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이란 와인의 라벨을 가린채 시음을 통해 와인의 품질을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결과는 쿠니아완이 만든 와인의 승리. 참석자 중 한 명이 남긴 시음평입니다.
“사람들은 루디의 와인을 좋아했어요. 왜냐하면 더 신선하게 느껴졌거든요.”
루디 쿠니아완은 파인스 클럽에서 열린 블라인드 테이스팅 한 달 전에도 유사한 이벤트를 벌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15명이 참석했는데 참석자 중 대다수가 쿠니아완이 만든 와인이 더 맛있다고 평가했다네요. 이때도 도멘 자크 프레드릭 뮈니에 르 뮈지니 1982년 빈티지, 슈발 블랑 1982년 빈티지 등 최고급 와인과 쿠니아완이 만든 와인이 경합을 벌였습니다. 또 다른 시음평입니다.
“루디의 와인에 대한 지식, 상상력, 기술은 마술 같아요. 루디 쿠니아완은 와인 천재입니다.”

쿠니아완이 누구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할게요. 쿠니아완은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났습니다.
집안의 사기 전력이 화려합니다. 루디 쿠니아완의 외삼촌은 2억달러(약 2700억원)의 은행사기 혐의로 종신형을 받았지만 해외도피했습니다. 또 다른 외삼촌은 4억2000만달러(약5600억원)의 횡령 혐의로 17년 형을 받고 수감 중 뇌물을 주고 탈옥에 성공했습니다.

욕심이 과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그의 와인제조 기술을 너무 믿었을까요
결국 쿠니아완은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가짜 와인을 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4년 8월 10년 형을 선고받습니다. 그는 2006년에만 경매를 통해 1만2000병의 가짜 와인을 판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 석방된 쿠니아완은 인도네시아로 추방됐고 그의 이야기는 신 포도(Sour Grapes)라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2016년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한국어 제목은 ‘타짜의 와인’입니다. ‘타짜의 와인’은 김기정의 와인클럽 16회에서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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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려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쿠니아완이 친구들을 위해 가짜 와인을 만들었다면 이를 시장에 내다 팔 수도 있지 않을까요? 쿠니아완은 과거 고급와인의 빈 병을 구해다 자신이 만든 와인을 채워 팔기도 했습니다.
와인 제조가로서 쿠니아완의 능력은 전문가들도 인정할 수준이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쿠니아완에 와인 제조 컨설팅을 의뢰한 와이너리도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가 가짜와인을 팔다 적발된 것도 와인의 맛이 다르거나 풍미가 없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존재하지도 않은 와인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경매에 나온 와인 중에는 페트뤼스 매그넘 1921년 빈티지도 있었는데 페트뤼스는 1921년 빈티지 매그넘을 만들지 않았던 겁니다.

최근 국내 한 와인수입사가 로마네 콩티 판매광고를 올렸는데 가격이 한 병에 6500만원이었습니다. 이런 와인을 매일 마실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은 와인이라도 그동안의 보관 상태, 또 마실 때의 온도, 음식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건 가짜 와인같아요”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캔(Catch Me If You Can)을 보면 희대의 사기꾼이자 수표 위조범으로 활동한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체포된 뒤 결국에는 위조 수표 감별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루디 쿠니아완이 자신의 재능을 살려 천재 와인제조자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지 아니면 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서게 될지 와인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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