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해외 결제 혜택’ 쏠림현상…국내 혜택 확대는 ‘시들’[머니뭐니]
인기순위 Top3은 ‘알짜카드’…최근엔 프리미엄·해외 위주
기후동행카드 흥행에 교통 혜택 무색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지난해 해외 신용카드 사용이 급증하면서 카드사들이 줄줄이 해외 사용 혜택 경쟁에 나서고 있다. 반면 국내 가맹점 사용 혜택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고금리·고물가 시기 ‘알짜카드’ 찾기는 힘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 8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개인 해외 신용 판매 금액은 13조56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급증했다.
개인 해외 신용 판매 금액은 2021년 6조2668억원에서 2022년 9조4685억원으로 151% 폭증한 뒤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사용 금액을 기록했던 달은 10월 1조3447억원, 8월 1조2141억원, 11월 1조2098억원 순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해외여행이 시작됐고, 하반기 들어서는 항공사의 편수 증대, 각국의 여행산업 회복 영향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해외여행객 출국자 수는 2000만명으로 전년 대비 310% 폭증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체크카드를 막론하고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나 환전 수수료 제외,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등 혜택을 내세워 카드를 출시하고 있다.
반면 교통·국내쇼핑 등 생활 속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른바 ‘알짜카드’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가 단종한 카드는 458종으로, 2022년 116종과 비교해 4배 정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규 출시된 카드 수는 신용·체크카드를 합해 175종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별 카드사만 해도 2022년보다 지난해 해외 카드 사용액이 140% 가량 증가하면서 약간은 과열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여행 혜택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소비자 요구도 많아지면서 카드사들이 (여행 혜택 확대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이달 새롭게 출시된 카드 3종류의 혜택을 살펴보면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EVERY MILE SKYPASS’는 해외결제액 1000원당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2포인트씩 적립해주고 해외 수수료 면제, 국내 공항 라운지 이용권을 준다.
하나카드의 ‘JADE Classic’은 하나머니 적립형 카드로, 국내외 전 가맹점 적립 뿐 아니라 해외·항공·면세 등 분야에서 적립률을 더 높게 적용했다. 다만 프리미엄카드로 해외겸용 연회비가 12만원 수준이다.
현대카드의 ‘ZERO Edition3’는 전월실적과 관계없이 이용금액의 1.2%를 적립해주거나 0.8%를 할인해주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이른바 ‘무조건카드’로 모든 결제 건에 적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이달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카드는 주로 생활 관련 카드가 많다.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1일부터 22일까지 가장 인기가 많은 카드는 KB국민카드의 ‘My WE:SH 카드’다. KB페이로 결제하면 10% 할인되는 혜택이 가장 크다. 그마저도 전월실적 조건 40만원을 채워야하고, 월 할인 한도가 분야별 최대 1만원 수준이다. 2022년 12월 출시된 이후 계속 인기순위 상위권에 있다.
2위를 차지한 신한카드의 ‘Mr.Life’ 또한 공과금을 비롯해 편의점·병원·세탁소·택시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전월 실적에 따라 할인 한도가 다르게 적용되는데, 100만원 이상 사용할 경우 3만원까지 할인돼 인기가 많다. 캐시백 혜택 또한 11만원 제공된다. 2015년 9월에 출시된 후 알짜카드 목록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는 카드다.
조건 없는 마일리지 적립 카드도 3위를 차지했다. 삼성카드의 ‘삼성카드&MILEAGE PLATINUM(스카이패스)’는 모든 가맹점 이용금액 1000원당 대한항공 1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전월실적 조건이 없고, 연회비는 해외 겸용의 경우 4만9000원이다. 2016년 1월 출시된 이후 마일리지 적립 카드의 대표주자로 통한다.
결국 고물가 시기 소비자들이 조건 없이 모든 결제액에 대해 할인해주는 카드나 원하는 혜택을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 카드를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전월실적 등 복잡한 계산이 없는 것을 선호한다. 포인트 적립이 아닌 바로 할인되는 카드를 많이 찾는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원하는 혜택을 훨씬 크게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카드도 뜨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각종 지원으로 카드사의 교통카드 기능 등 일부 생활 혜택 효과가 약화된 점도 언급된다. 서울시가 내놓은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모바일과 실물카드를 합해 33만장이 팔렸다. 특히 구매자의 56%가 카드 주요 이용고객인 2030 청년층이다.
이에 지난 2019년 국토교통부와 대중교통 할인 카드인 ‘알뜰교통카드’를 내놓은 카드사들은 고객 유인 효과가 적어졌다는 설명이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 이용 시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최대 800m)에 맞춰 최대 20% 마일리지를 주고, 카드사가 추가로 10%를 할인해주는 카드다. 오는 5월부터는 GTX-A까지 적용되는 K-패스로 제도가 바뀌어 새로 고객을 받아야 하는 문제도 있다.
다른 여전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예전에 나온 카드 혜택을 보면 지금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교통 부문 또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시의성을 고려해 다른 생활 혜택을 키우는 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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