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집단파업도 다루나요?"…tvN '전공의생활' 드라마에 불똥

황재하 2024. 2.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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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두고 집단 파업하는 내용도 넣으세요', '여기 전공의들도 곧 집단 사직서 제출하시겠죠?', '의사 미화하는 드라마 제작 취소하라'.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이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에 환자들의 시선이 싸늘해지면서 방영을 앞둔 tvN의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전공의생활')에 불똥이 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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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미화한다'며 비판 댓글…전문가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
의사 집단행동 뉴스 지켜보는 시민 지난 22일 서울의 한 공공 병원에 설치된 TV에 전공의 이탈 관련 정부의 대응 방안 관련 뉴스가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암 환자 두고 집단 파업하는 내용도 넣으세요', '여기 전공의들도 곧 집단 사직서 제출하시겠죠?', '의사 미화하는 드라마 제작 취소하라'.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이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에 환자들의 시선이 싸늘해지면서 방영을 앞둔 tvN의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전공의생활')에 불똥이 튀고 있다.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티저 화면 [tvN 드라마 유튜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25일 방송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tvN은 이달 8일 드라마 홍보 유튜브 채널 'tvN 드라마'에 전공의들의 병원 생활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전공의생활' 방송을 예고하는 15초짜리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이 올라온 뒤 일주일 동안 이 영상에 게재된 댓글 30여개는 대개 드라마나 배우에 대한 의견이었지만, 이달 중순부터 달린 댓글 50여개는 의과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일부 댓글은 의사가 병원 내에서 주고받은 메시지에 환자나 간호사를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일부는 '(드라마 방영) 타이밍이 너무 안 좋다'며 동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상반기 방송 예정인 '전공의생활'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시즌1, 2가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스핀오프(파생작)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다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앞선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는 조정석, 정경호, 유연석 등의 배우가 율제병원 전문의를 연기했고, '전공의생활'은 고윤정이 연기하는 종로 율제 산부인과 1년차 전공의를 중심으로 병원 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전작들은 각각 16%와 1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고 이에 스핀오프 제작이 결정됐지만, 방송을 앞두고 작품 외적인 사회적 논란 때문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전공의생활'을 비판하는 댓글 중 일부는 드라마가 의사를 미화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지적한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문제가 되는 시기에 드라마가 의사를 미화하는 건 잘못됐다는 취지다.

공개된 15초짜리 영상에도 출연 배우들의 모습이 비춰질 뿐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의사들의 고된 병원 생활을 소재로 한 만큼 그들을 향한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는 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JTBC가 방영 중인 박신혜와 박형식 주연의 드라마 '닥터슬럼프' 역시 두 주인공이 의사라는 설정이지만, 별다른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다. 이 드라마는 직업생활보다는 각자의 이유로 실의에 빠진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만약 '전공의생활'이 방송되기 전까지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들의 갈등과 의료 공백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으면 드라마를 향한 부정적인 시각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고려해 tvN은 당장 '전공의생활' 홍보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의료 공백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기로 하고 아직 방송 시기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드라마 편성은 '올해 상반기'로 예정돼 있을 뿐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편성 시기가 사회적인 현상과 맞물렸을 뿐 제작자가 사회적인 의도를 드라마에 담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드라마는 드라마로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 평론가는 다만 "현안이 뜨겁기 때문에 드라마와 연결짓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반응"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이성을 찾아갈 것으로 본다. 이런 반응을 논쟁의 중심에 놓는 것은 오히려 논란을 불태우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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