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오르자 눈에 띄게 증가한 ‘후분양 아파트’... “미분양 증가 우려”

이미호 기자 2024. 2. 25.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원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가 날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현금이 풍부한 우량 건설사들 위주로 '후분양 선호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분양과 후분양을 선택하는 것은 말 그대로 사업적 판단인데 지금처럼 주택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결과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한쪽(후분양)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문제는 1~2년 뒤에 시장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데다 높은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소비자가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미분양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 후분양 아파트 비율 16.2%... 전년比 2배↑
“수익성 악화 우려해 준공 후로 미뤄”
준공 후 경기 악화땐 미분양 가능성↑

원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가 날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현금이 풍부한 우량 건설사들 위주로 ‘후분양 선호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2~3년 뒤 준공 이후로 분양 시점을 늦추고 있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25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전국 아파트 후분양 비율은 16.2%(추정)로, 전년 8.3% 대비 2배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분양이란 건축물을 완공하거나 일정 공정률 이상 짓고 난 후에 분양하는 제도를 말한다. 한때 ‘철근 누락 사태’로 인해 안전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완공된 아파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사업주가 후분양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후분양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에서 제외돼 고분양가 심사를 받지 않는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는다 해도 택지비나 건축비 등에서 유리하다는 기대감에 선택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서울 주요 분양 예정 단지 중 후분양 단지로는 ▲메이플 자이, 래미안원펜타스(신반포 15차), 래미안원페를라(방배6)(이상 서초구) ▲청담르엘(강남구) ▲반석블레스포레, 경희궁유보라(서대문구) ▲에스아이팰리스올림픽공원(강동구) 등이 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일각에선 2022년 이후 발생한 부실시공 문제 때문에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후분양 비율이 늘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선분양과 후분양간 시점 차이를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입주를 코앞에 두고 공사비 갈등을 겪는 단지들이 많아지는 등 이른바 ‘골치 아픈 사업장’이 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금 분양은 피하고 2~3년 후 준공 시점에 시장 상황이 보다 나아질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안 좋을 때 억지로 분양을 하면 소위 팔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미분양이 발생하면 낙인이 찍힌다는 점에서 사업주 입장에선 시간을 두고 분양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자연스러운 선택인 셈”이라고 했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가 고조되면서 일부 지방 중소 건설사들은 ‘완공된 아파트’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부실 우려가 없음을 보여주는 등 분양 전략의 일환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일각에선 주택 경기가 보다 악화할 경우, 후분양 아파트가 많을 수록 미분양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분양과 후분양을 선택하는 것은 말 그대로 사업적 판단인데 지금처럼 주택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결과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한쪽(후분양)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문제는 1~2년 뒤에 시장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데다 높은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소비자가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미분양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시기를 조정해 분양가를 높여 분양할 수 있지만, 분양하기

전까지 수입금이 발생하지 않아 공사비와 사업비를 즉시 상환할 수 없어 조합에 이자가 발

생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