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에 오갈 곳 없는 환자들…2차 병원 과부하 우려 ↑
연합뉴스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에 가지 못한 환자들이 몰린 2차 병원은 '과부하'를 호소하고 있다. 3월 입사 예정인 수련의(인턴)들도 임용을 포기하면서 더 큰 진료 차질이 예상된다.
각 지자체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공공병원 진료 시간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료 대란 이후 첫 주말을 맞은 상급종합병원은 이날도 전공의들 부재 속에 오전부터 분주했다.
특히 응급실은 환자를 실어 옮기는 119구급대원들과 직접 병원을 찾은 환자들까지 겹쳐 혼란이 가중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충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 119구급대원들이 휠체어를 탄 고령 환자를 데리고 나왔다.
구급대원은 "할머니가 아침에 혼자서 응급실에 찾아오셨는데 지금은 중증 환자만 수용할 수 있어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한다"며 "2차 병원이나 일반병원으로 모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원들은 혼자서 일어서지 못하는 노인을 번쩍 들어 구급차에 실은 뒤 서둘러 응급의료센터를 빠져나갔다.
이날 충남대병원에는 환자를 실은 119구급차와 129 사설 구급차가 쉴 새 없이 들락거렸다. 인공신장실, 신투석실 앞 전광판에는 오후까지 예정된 투석예약자 30여명의 이름이 빼곡히 차 있었다.
의료 공백으로 각 병원은 중증·응급 환자를 우선으로 수술하는 등 시급하지 않은 일부 수술 일정을 연기하는 중이다.
2차 병원들은 평소 받는 환자에 전국 각지에서 온 환자들까지 처리하느라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경남 창원시 창원한마음병원도 도내 4개 상급종합병원(창원경상대병원, 진주경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삼성창원병원)을 비롯해 부산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에서 내원한 환자들을 받아내느라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의료 대란으로 경증 환자부터 상급종합병원 대기가 길어 찾아오는 중증 환자까지 전체적으로 환자 유형과 인원이 늘었다.
반대로 이곳에서 시술 등을 받은 후 더 고도의 치료가 필요한 상급종합병원으로는 제때 전원시키지 못해 이래저래 업무만 증가하는 실정이다.
창원한마음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은 며칠째 과부하 상태"라며 "지역 보건소나 119 소방대원은 물론 부산과 서울 등의 병원에서도 환자를 받아달라는 문의가 쏟아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료 대란이 있기 전에는 보름 정도만 돼도 환자를 인근 상급종합병원에 보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가 몰릴 것에 대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수원 윌스기념병원은 기존 내과와 외과, 외상 및 심뇌혈관질환 환자들이 응급실을 많이 찾을 것에 대비해 지난 20일부터 병상과 의료진 수를 평시의 130% 수준으로 가동 중이다.
전북 전주시 전주병원은 아직 환자가 눈에 띄게 늘진 않았지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발생할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진료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전주병원 관계자는 "병원 전원이 늘어날 수 있어 응급실 운영을 살피고 입·퇴원 환자를 관리하는 등 현장을 살피는 중이다"며 "다행히 아직 여유가 있어 응급 환자나 진료 가능 여부를 묻는 환자들에게 적극 방문해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에 근무를 앞둔 인턴들도 힘을 보태기로 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제주에서는 제주대병원에서 다음 달 1일부터 근무할 예정이던 인턴 22명 중 19명이 임용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임용 포기 각서 제출자는 전공의 파업이 시작된 지난 20일 7명에서 크게 늘었다.
이 병원은 전공의 95명 중 전공의 73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무단으로 결근하고 있다.
나머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근무하는 전공의 대부분은 이달 말 병원과의 계약이 종료되는 레지던트 4년차로, 전임의에 지원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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