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5월 이더리움 ETF 승인 전망…韓 뒷북 우려”
“해외는 제도권 상품인데, 韓 정부는 뒷북 규제 반복”
금융위 “미국과 한국 법체계 달라, 자본시장법 위배”
이용우 “코인 ETF, 법 개정 없이 금융위 심사로 가능”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경제 전문가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심사 관련해 “추가 승인 가능성이 높다”며 대비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까지 승인할 경우, 이를 불허한 우리나라가 해외 트렌드와 동떨어진 ‘코인 갈라파고스’가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용우 의원은 2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캐나다, 독일, 호주 등 주요 선진국들은 연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해 하나의 제도권 상품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그런데 국내는 정부가 일관되지 않은 오락가락 뒷북 규제 반복으로 투자자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카카오뱅크(323410) 대표,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 등을 지낸 이 의원은 21대 국회의 대표적인 금융·IT 전문가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상장·거래 허용 △가상자산 ETF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편입시켜 비과세 부여 △가상자산 매매수익에 대한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확대하고 손익통상 및 손실 이월공제 5년간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이 의원실은 이같은 총선 공약을 마련하는데 참여했다.
일각에서 증권업계, 투자자의 거센 반발로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ETF에 대한 입장이 ‘위법→보류→면밀히 검토’로 변화했다고 하자, 금융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미국은 우리나라와 법 체계 등이 달라 미국 사례를 우리가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기존 정부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점과 앞으로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점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 제4조에 따르면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 △국내외 통화 △일반상품(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광산물·에너지 등) 등이다. 금융위는 비트코인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이같은 기초자산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 중개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다.(참조 2월24일자<코인 ETF 전쟁 임박…이재명 ‘허용’·한동훈 ‘침묵’ 왜?[최훈길의뒷담화]>)
관련해 이용우 의원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은 문제가 없다”며 “법 개정 사항이 아닌 감독당국의 상품요건 심사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을 투자하는 ETF는 전혀 별개의 상품”이라며 “가상자산에 대한 금융투자상품 포함 여부는 가상자산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할 문제이지만, ETF는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수익증권”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ETF는 펀드 설정 및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집합투자업자), 펀드 자산의 보관·관리하는 신탁업자가 존재하고, 투자원금과 수익에 대해 수익증권 좌수에 따라 균등하게 수익자에게 분배하는 방법 등 펀드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ETF의 실질적 요건, 즉 투자대상 기초자산인 가상자산이 투명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거래 및 가격 산정이 가능하다”며 “추종 지수가 명확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정 수준의 시장변동성을 갖추면 허용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감독당국의 사전심사가 필요할뿐”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현재 비트코인 현물은 위 ETF 요건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미국 SEC는 비트코인을 금융투자상품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의 이같은 요건에 대해 인정해 승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금융위가 착각하고 있거나 아니면 발생할 문제를 회피하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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