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프리스타일 풋볼 '국내 최연소' 챔피언 조민재, "2~3년 내 세계 정상 오르고 싶다"

임기환 기자 2024. 2. 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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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영덕)

한국은 프리스타일 풋볼의 변방국이다. 한때 우희용, 전권 등 세계적 프리스타일러들이 존재했지만, 세계 수준은 더 높아졌고 국내 프리스타일 저변은 그걸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 국내 현실에 조민재(라이캣크루)는 한줄기 희망이다. 20대 초반의 젊은 프리스타일러는 향후 2~3년 내에 세계 정상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조민재는 24일 2024 베스트 일레븐 영덕 풋볼 페스타가 열린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대게구장에서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20대 중반 이전, 그러니까 향후 2~3년 내로는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고 싶다. 비벼볼 만하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20대 초반의 조민재는 중학교 1학년 무렵 프리스타일에 입문, 올해로 8년차 프리스타일러다. 축구나 풋살을 정식적으로 배운 건 아니었다. 오히려 프리스타일과 관련이 없는 바둑을 배웠고, 아마추어 4단까지 취득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호나우지뉴의 프리스타일 영상을 접했고, 그걸 보고 집 앞 운동장에서 해본 것이 시작점이었다.  

새롭게 접한 장르에 차츰 흥미가 붙인 조민재는 머잖아 정적인 바둑보다는 동적인 프리스타일로 아예 진로를 틀어 전업으로 몰두하게 됐다. 입문 5년 차인 3년 전 한국프리스타일풋볼연맹이 주최한 모 대회에서 우승까지 하며 일약 최연소 프리스타일 타이틀을 획득했다.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라 온라인으로 대회가 열렸고,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으로 심사를 받아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해는 체코에서 열린 세계 대회에 나가 32강까지 올랐다.

이번 페스타에서 화려한 프리스타일 실력을 선보인 조민재는 "열심히 하고 있기는 한데, 아직 부족하다"라며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 그렇지만 목표를 묻는 대목에서는 "아주 오래전 우리도 한때 프리스타일 강국이었지만, 이젠 일본이 아시아에서 제일 잘한다. 세계로 넓히면 네덜란드와 프랑스가 강하다. 국내에선 프리스타일 후배가 양성되고 있지 않은데, 내가 연습을 많이 해 월드 챔피언에 오르고 싶다"라고 눈빛을 반짝였다.  

조민재의 주특기는 덤블링이다. 그가 롤모델로 삼은 일본의 프리스타일러 도쿠라의 덤블링 기술을 차용했다. 도쿠라는 2012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레드불 프리스타일 대회 우승자로, 당시의 퍼포먼스를 보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그러나 조민재만의 시그니처 기술은 따로 있다. 덤블링 기술을 창시한 도쿠라처럼, 공이 몸통으로 타고 올라오게끔 해서 구현하는 테크닉이다. 이 대목에서 조민재는 "세상에서 저만 할 수 있는 기술이에요. 워낙 고난도여서 아직도 연마를 하고 있지만요"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체조 전설 여홍철의 여3이나 김연아의 피겨 기술처럼 조민재만의 기술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세계 대회에서 완벽하게 구사하기엔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조민재는 언급했다. 

조민재에게 프리스타일에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비보잉을 퓨전시키면 대박이 아니냐고 이 판 물정 모르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이미 전부터 선배들이 조금씩 하고 있다. 거기서 난도를 좀 더 올려서 내가 하고 있다"라고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조민재는 프리스타일 강국인 일본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고자 하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 꿈을 위해 하루 6시간씩 연습에 매진한다. 독학으로 비보잉을 배워 프리스타일에 접목시키고, 체조 학원을 수강해 자기만의 필살기를 개발해 내고자 한다. 

프리스타일러로서의 수명은 그리 길지가 않다. 조민재의 설명에 따르면 2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가 전성기라고 한다. 요새는 스포츠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축구선수도 길면 40세까지도 활동하는 추세이지만, 프리스타일은 더 고도의 순발력과 유연함을 요하기에 많아봤자 30대의 나이가 마지노선이다. 게다가 기술을 개발하고, 배틀에서 활용할 수 있게끔 연마 및 완성해야 하기에, 살을 깎는 노력 없이는 세계 정상권에 오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조민재의 사전에 포기란 없다. 조민재는 "어떤 시도든 두려움은 없다. 오로지 도전뿐이다. 최선을 다해 대회 수상은 물론, 세계 무대 성적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싶다"라고 각오를 드높였다. 아울러 지금은 비인기 종목으로 대중의 관심 밖에 있지만, 최대한 자신이 이름을 알려 국내에 프리스타일을 알리고, 종목을 대중화해 한국이 '프리스타일 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2000년대 초중반 인기를 끌다가 코로나 이후로 침체기를 맞는 국내 프리스타일 시장. 조민재가 세계적 활약으로 국내 프리스타일 대중화에 훈풍을 일으켜 보길 응원한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 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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