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독과점 메스 든 미국·EU… ‘공룡들의 독주’ 제동 걸릴까 [세계는 지금]
EU ‘디지털시장법’ 3월 시행
알파벳·애플·MS 등 6개사 ‘특별 관리’
자사 서비스 상위노출·결제 강제 등 금지
애플, 15년 만에 타사 앱마켓 허용 ‘백기’
美 바이든 행정부는 반독점 소송전
FTC, 생성형 AI 투자 ‘경쟁 제한’ 조사
검색 점유율 90% 구글도 소송 휘말려
최악 땐 ‘기업 쪼개기’ 명령 내릴 수도
철옹성 같던 애플의 무릎을 꿇린 것은 다음달 7일(현지시간)부터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이다. EU는 세계 최초로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의 시장 독과점 행위를 규제하는 이 법을 만들어 ‘빅테크 때리기’에 나섰다.
빅테크를 겨냥한 유럽과 미국 정부의 독점 규제 물결이 거세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둘러싼 패권 경쟁마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의 빅테크가 주도하면서 규제의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지난 20여년간 끝도 없이 몸집을 불려 온 ‘기술 공룡’들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DMA는 빅테크 6곳을 특별 관리 대상인 ‘게이트키퍼(문지기)’로 선정하고, 이들의 시장 지배력 남용 행위를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게이트키퍼로 선정된 6개 기업은 미국의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애플, MS, 메타, 아마존 그리고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다.
DMA는 이들 기업이 사용자들에게 자사 서비스를 강제 이용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즉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가 미리 깔려 있는 앱스토어를 지우고 다른 앱 마켓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메타는 소규모 메신저 앱 사용자가 가입 없이도 왓츠앱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방해야 한다.
검색 플랫폼에서 자사 서비스나 상품을 맨 위에 뜨게 하는 우선 노출 행위도 허용하지 않는다. EU는 이를 어긴 기업에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EU의 집중 타깃이 된 애플은 백기를 든 상태다. 애플은 지난달 25일 타사의 앱 마켓과 외부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는 대대적 개편안을 발표했다. 내부결제 수수료도 기존 15∼20%에서 10∼17%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유럽 내 앱 개발자의 99%가 기존보다 줄어든 수수료를 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재정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의 앱스토어 매출은 연간 240억달러(약 32조원)로 추산되며, 유럽은 매출의 약 6%를 차지한다.
미국 정부의 규제는 최근 생성형 AI 시장까지 겨누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달 말 MS, 알파벳, 아마존 3개사의 AI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MS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긴밀한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고, 알파벳과 아마존은 오픈AI의 유력 경쟁사로 꼽히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투자자다.
이들 빅테크는 자체 기술을 가진 AI 스타트업에 투자, 파트너십 관계를 맺은 뒤 사실상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며 AI 패권 경쟁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따라 FTC는 빅테크의 스타트업 투자가 업계 내 경쟁을 제한하거나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미국의 반독점법은 독점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명되면 기업을 쪼개는 명령도 가능하게 할 만큼 강력하다. ‘석유왕’ 존 록펠러가 설립한 정유회사 스탠더드오일이 1911년 34개 기업으로 찢어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탠더드오일의 당시 시장 점유율도 90%가 넘었다.
구글은 온라인 광고 사업에서도 독점 행위를 저질렀다는 소송에 걸려 있다. 올해 9월 시작되는 이 소송을 제기한 미국 법무부는 시장 경쟁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구글이 자사 온라인 광고 거래소 ‘애드 익스체인지’를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CNN방송은 “반독점 소송 두 건 모두 인터넷 시장에서 갖는 구글의 막강한 힘과 영향력을 뒤흔들 수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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