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김기동 등 빼오지 마라" 반대에도 전력강화위 '불통' 밀실 회의,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 압축된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급할 것이 없는데 3월 A매치 전에 대표팀 정식 감독을 선임하려고 한다. 당연히 시간은 촉박하니 외국인 감독 대신에 국내파 감독이다. 그 두 번째 전력강화위원회의가 열린다.
24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후임 지도자를 뽑기 위한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2차 회의가 열린다. 위원장과 각 위원회원들의 상견례 격이었던 1차 회의에선 공식적인 브리핑이 있었지만 2차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관련 브리핑도 없다.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20일 전력강화위원회를 개편했다. 마이클 뮐러 위원장 보직은 변경됐고 정해성 협회 대회위원장이 전력강화위원장 자리에 앉았다. 기존 전력강화위원들 대신에 새로운 위원들로 구성됐는데,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성배(숭실대 감독), 박주호(전 대표팀 선수 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확(강원FC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말한 상견례 정도의 첫 번째 회의는 21일에 열렸다. 오전 11시에 열려 오후 2시까지 진행됐고 브리핑은 오후 4시쯤 열렸다. 정해성 위원장이 기자회견에 나와 말을 이어갔지만, 명확한 프로세스와 어떤 철학을 가진 감독이 뽑힐 진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3월 21일과 26일 홈과 원정에서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른다. 이미 두 경기를 완벽한 승리로 따냈기에 크게 급할 것도 없지만 정해성 위원장은 "임시 감독 체제는 현실적으로 여러 장애가 있어 택하기 어렵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라며 정식 감독에 비중을 뒀다는 걸 말했고, 시간이 없단 이유로 국내 지도자를 뽑을 거라고 알렸다.
국내파 감독 중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감독 등 모든 후보를 열어두겠다고 했지만, "현직에 있는 감독들이 대표팀 자원을 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곧 개막하는 K리그 감독 중 한 명이 될 거라는 뉘앙스를 줬다. 현재 감독 후보로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이 거론디고 있다.
정해성 위원장이 말했던 첫째는 역량, 둘째 선수 육성, 셋째 명분, 넷째 경험, 다섯 번째 소통 능력, 여섯 번째 리더십, 일곱 번째 최선의 코칭스태프 구성, 여덟 번째는 결과라는 8가지 항목을 바탕, 대표팀으로 국제 대회 경험을 추려본다면 홍명보 감독이 가장 유력하다.
본격적인 논의를 통해 후보 명단을 추려 3월 A매치 전까지 발표하겠다고 한 만큼, 제2차 전력강화위원회부터 속도를 낼 것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반포레 고후와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후 대표팀 감독 부임 질문에 "아는 내용이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기동 감독도 "현재 FC서울에 집중하고 있다. 팀이 우선이다. 대표팀에 대해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현재 흘러나온 이야기대로 진행되는 협회만의 프로세스를 생각했을 때, K리그 현직 감독을 뽑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팬들은 개막을 앞둔 상황에 감독을 협회에 내줄 위기에 처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울산 HD 공식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다수 매체에 보도된 대한축구협회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협회는 최근 한국 축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그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오롯이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라고 소리쳤다.
이어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비 당시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K리그 현직 감독이던 최강희 감독을 방패로 내세웠다. 표면적인 문제 해결에만 급급했다. 그 결과 K리그를 포함한 한국 축구 팬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협회는 또 지난날의 과오를 반복해 K리그 팬들에게 상처를 주려고 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다. K리그는 더 이상 협회의 결정대로 따라야 하는 전유물이 아니며 팬과 선수, 구단, 감독 모두가 만들어낸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반대했다.
한편 2차 회의부터는 미디어 업무가 비공개로 진행됨에 따라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향후 회의 개최 이후 최종 결과 도출시 각 차수별 회의내용 경과 보고를 포함한 결과 발표 미디어 간담회를 발표하겠다”라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이어 "향후 몇 차례 회의를 진행함에 있어 회의일정은 미리 공지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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