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민 PD 혹은 유재석의 안타까운 고집('아파트 404')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4. 2. 2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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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예능 <아파트 404> 는 1998년 '황금아파트'라는 이름에 얽힌 실제사건으로 문을 열었다.

첫 방영된 <아파트 404> 가 보여준 너무나 익숙한 예능의 세계들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어딘가 부족했다.

이처럼 더 리얼하고 더 쉽지 않은 미션들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떠올려 보면 <아파트 404> 는 마치 옛날 예능 프로그램을 비디오 플레이어에 넣고 다시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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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예능으로 돌아간 ‘아파트 404’, 이런 복고 지금도 통할까

[엔터미디어=정덕현] tvN 예능 <아파트 404>는 1998년 '황금아파트'라는 이름에 얽힌 실제사건으로 문을 열었다.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금맥이 발견되었지만, 아파트 입주가 임박해 채굴을 포기하고 대신 그 이름을 '황금아파트'로 지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시공사 직원이 금을 갖고 도주하다 붙잡히는 사건이 벌어졌고 그 금은 또 사라져버렸다. <아파트 404>는 시간을 1998년으로 되돌려 그 사건 속으로 들어가게 된 출연자들이 벌이는 '실화추리예능'이다.

사실 이런 게임 예능은 너무나 익숙하다. <무한도전>이나 <런닝맨>에서 무수히 봐왔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런닝맨>을 연출하기도 했던 정철민 PD는 그 익숙한 세계를 <아파트 404>로 그대로 가져왔다. 게다가 유재석이 중심을 잡고 있어 <아파트 404>라는 제목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런닝맨>의 한 회차분을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든다.

방영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 404>는 무언가 다른 결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블랙핑크 제니의 첫 고정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이 전면에 내세워졌고, <무빙>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정하의 출연도 새로웠다. 게다가 '아파트'를 전면에 내세운 제목은 무언가 색다른 의미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우리에게 '아파트'라는 공간은 여러 문화적 함의를 갖는 곳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첫 방영된 <아파트 404>가 보여준 너무나 익숙한 예능의 세계들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어딘가 부족했다. 제니나 이정하의 출연은 신선하긴 했지만 아직 예능 새내기의 낯설음이 느껴졌고, 여기에 유재석이나 차태현, 양세찬, 오나라의 조합은 너무 많이 나와서 익숙한 캐릭터쇼를 재현하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식스센스>에서부터 의외의 예능감을 선보였던 오나라의 리액션들이 웃음을 주었지만, 배우팀, 예능팀으로 팀을 나눠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을 하고 대결하는 구성이나, 그 안에 '스파이'의 이름표만 바꾼 '시공사 직원'이 보여주는 배신 코드들은 영락없는 <런닝맨>의 그것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가 어려웠다.

<아파트 404>가 갖고 있는 차별점이라면 복고와 실제사건이라는 두 코드 정도라고 볼 수 있을 듯 한데, 이 차별점도 너무 익숙한 <런닝맨> 식의 게임 예능이라는 틀에 들어오면서 묻혀 버리게 됐다. 정철민 PD 혹은 유재석의 고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캐릭터쇼나 게임예능, 추리극 같은 요소들은 물론 10년 전만 해도 참신한 재미를 줬던 것들이지만, 과연 지금도 이런 요소들이 그만한 재미를 줄까 의구심이 생기는 부분이다.

<피의 게임>이나 <더 커뮤니티> 같은 더 실제 같은 리얼리티쇼가 이미 하나의 트렌드가 된 현재다. 이처럼 더 리얼하고 더 쉽지 않은 미션들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떠올려 보면 <아파트 404>는 마치 옛날 예능 프로그램을 비디오 플레이어에 넣고 다시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추억은 떠오를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현재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미를 줄 수 있을지 고개가 갸웃해질 수밖에 없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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