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박찬호에 도전할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숨겼던 발톱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프링캠프 때마다 SSG 캠프의 가장 큰 화두는 ‘유격수 오디션’이었다. 누가 주전 유격수가 될 것인지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 저마다 가진 장점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그 유격수 오디션은 꽤 오랜 기간 이어졌다. 누구도 확실하게 자기 자리를 잡지 못했던 탓이다. 고민 끝에 외국인 유격수를 데려왔던 시절도 있었다. 고난의 행군이었다.
이 고민에 종지부를 찍은 선수가 바로 박성한(26‧SSG)이다. 역시 유격수 오디션에 여러 차례 참가했다 낙방을 되풀이했던 박성한은 2021년을 기점으로 팀의 확실한 주전 유격수로 거듭났다. 2021년 전반기 위기를 넘기며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 박성한은 2021년 135경기에서 타율 0.302로 풀타임 3할을 찍더니 2022년에도 140경기에서 타율 0.298을 기록하며 그 성적이 반짝이 아님을 증명했다. 기본적인 수비력에 번뜩이는 센스까지 보여주며 이제는 리그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유격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
항상 진지한 스타일이다. 사석에서 농담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속내를 잘 알기 어려운 선수이기도 하다. 항상 묵묵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숱한 고비를 넘겨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대열까지 올라섰다. 보통 “확실한 주전으로 인정받으려면 3년은 풀타임으로 뛰어야 한다”고 하는데, 박성한은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그 대열에 들어갔다. 그래서 이제는 더 큰 꿈을 꾼다. 그리고 바깥으로 표현한다.
베로비치 캠프를 건강하게 마무리한 박성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올해 유격수 포지션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느냐고 했다. 박성한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있다. 그렇다”고 답했다. 박성한은 “욕심은 언제나 있다.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도 항상 있다. 뭔가 조금씩 꿈이 커져가는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서 조금 쫓기기도 한다. 뭔가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데 연습하는 과정에서 순탄하지 않은 경우나 왔다 갔다 하는 경우에는 조급한 마음도 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결국 실력을 더 키워 그런 조급한 마음을 이겨내고, 최고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증명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참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고, 자극을 받기도 했다. 금메달까지 땄으니 그래서 말로 표한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박성한은 “좋은 경험이었다. 나중에 더 높은 수준의 투수를 상대하려면 나부터 계속 제자리에 머무는 게 아니라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많이 봤던 동료들이지만 같이 연습을 해보니 확실히 잘하는 선수들은 자기만의 장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더라. 그런 것을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하고, 좋은 것을 많이 얻었다. 자극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은 타율이었다. 3할 언저리였던 타율이 0.266으로 떨어졌다. 볼넷 비율은 2021년 이후 매년 높아지고 있지만(10.4%→10.6%→11.0%), 타율이 많이 떨어지며 스스로 고민이 많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변화를 선택했다. 그냥 했던 그대로 쳐도 어느 정도의 타율은 담보할 수 있다. 그러나 리그 최고의 유격수가 되기 위해서는 한 번쯤 거쳐 가야 할 단계라고 봤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가다듬고 대만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는 많은 실험도 할 생각이다.
박성한은 “내가 앞을 멀리 내다봤을 때 방망이는 방향성을 조금 수정해야 뭔가 더 발전이 있을 것 같아서 지금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폼의 문제라기보다는 나의 안 좋았던 습관 때문에 자세가 많이 무너졌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그것을 보완하려고 한다”면서 “보기에는 크게 달라진 것을 못 느끼실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쳤던 타자가 반대로 하려고 하면 타자로서는 엄청나게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 조금 크게 바꾼다는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수비도 만족할 수 없다. 박성한은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지면서 “타격이나 수비나 계속 연구하고, 또 연구하고, 또 생각하고, 때로는 물어보기도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달라진 올해 모습을 예고했다.
최고 자리에 도전하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것을 바꿨다. 그리고 그 최고의 자리가 그렇게 멀리 있지는 않다. 지난해 최고 유격수는 오지환(LG), 그리고 여기에 박찬호(KIA)가 도전하는 모양새였다. 골든글러브 표도 그렇게 나뉘었다. 하지만 최근 3년 성적을 놓고 보면 박성한이 객관적인 숫자에서 그렇게 떨어지는 게 아니다. 박성한도 해볼 만한 차이라고 느끼고, 모두가 그렇다고 인정할 만한 후보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가 집계한 최근 3년간 조정득점생산력(wRC+)에서 오지환은 118.1, 박성한은 109.5, 박찬호는 93.7이었다. 수비에서 두 선수가 앞서 나가는 경향이 있지만 박성한은 이 선수들보다 나이가 어리다. 두 선수 모두 박성한 나이 때 이후에도 계속해서 수비력이 성장했고, 박성한이 그 루트를 밟지 말라는 법은 없다. 입후보 자격은 충분하다.
박성한은 목표를 크게 세우고, 그 목표를 따라 최선을 다하고, 대신 경기장에서는 즐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시작하면 압박을 받기보다는 연습했던 것을 야구장에서 마음껏 한다는 생각으로 하겠다.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라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야구를 하느냐에 따라 최고 자리에 도전할 기회도 금방 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가볍게 웃어보였다. 그간 숨겼던 발톱을 가다듬고 있는 박성한이 야심을 보여줄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어제도 작업했는데"…신사동호랭이 사망→가요계 '충격·애도'(종합) - SPOTV NEWS
- 황정음, 이혼 사유 남편 불륜이었나…"바람 모르니까 만나, 한 번은 참았다" 폭로 - SPOTV NEWS
- '돌싱' 김새롬 "前연인과 재결합 절대 불가...속 문드러진다" - SPOTV NEWS
- '융프로디테' 소녀시대 윤아, 꽃미모 돋보이는 공항패션 - SPOTV NEWS
- 르세라핌 허윤진, 속옷 그대로 노출한 '충격' 패션 - SPOTV NEWS
- "월수입 240만원→170만원 적금" 양세형, 109억 건물주 이유 있었네[종합] - SPOTV NEWS
- "네가 준비되면 내 정자를 기부할게"…이찬원, 역대급 관종 소개('한끗차이') - SPOTV NEWS
- 최민식 "김고은, '파묘' 팀의 손흥민이자 메시…용감하고 성실해"[인터뷰①] - SPOTV NEWS
- 의대 합격 ‘IQ 140 천재’→토막살인범…안현모 "효자 아들이 어쩌다"('스모킹건') - SPOTV NEWS
- 티모시·젠데이아, 유재석 만났다…초고속 접선 '유퀴즈' 현장 공개 - SPOTV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