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투 혹사 후유증 없다. '1차 캠프 149㎞→신무기 장착' 18세 특급 새내기의 다짐 [인터뷰]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8세 신인곰의 조준선이 맞춰졌다. 두산 베어스의 새 시즌을 밝힐 수 있을까.
김택연은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두산 1차 스프링캠프의 수훈 선수 중 한명이다. 어린 나이에도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차세대 마무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1m82, 88㎏으로 아주 큰 체격은 아니지만, 유연한 몸과 잘 관리된 탄탄한 체격이 돋보인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뜨거운 상승세로 한때 1순위 황준서의 입지를 흔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황준서와 같은 3억 5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1차 캠프 입국길에 인터뷰에 임한 김택연은 조심스럽게 답하는 와중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좋은 선배님들하고 함께 운동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호주가 운동하는 여건이 너무 좋아 몸이 정말 잘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부상없이 1차 캠프를 마무리해서 기쁘다."
고교 시절 적지 않은 공을 던진게 마음에 걸리는 부분. 18세 이하(U-18) 대표팀에서 6경기에 등판, 16이닝을 소화하며 2승 평균자책점 0.88의 눈부신 불꽃투를 선보였다. 특히 7일간 5경기 연속 등판, 총 247구를 던졌던 일이 야구팬들의 걱정을 샀다. 제법 쌓인 무리에도 미국과의 3,4위전에서 98구 무실점 9K,완봉승을 거두는 승부사의 존재감도 뽐냈다.
다행히 몸상태에 큰 문제는 없다. 1차 캠프에서 이미 149㎞를 찍었다. 고3 때 이미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과시했던 그다. 프로에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으면 한층 더 구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넘실거린다. 이제 실전에서 보여주는 것만 남았다.
청백전에서 수훈 선수로 꼽히는 등 팀내에서는 이미 그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김택연은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제 100%가 됐을 때, 나도 어떤 모습이 나올지 기대된다. 강한 공을 던지되 커맨드도 신경쓰고 있다"면서 "144경기를 치른다는 점이 아마추어와 프로야구의 가장 다른 점"이라고 했다.
"고등학교는 3월에 시즌을 시작한다. 그래서 작년에는 지금보다 1~2㎞ 더 나왔다. 지금도 많이 쉬었기 때문에, 몸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지금도 특별히 힘들지 않다. 1차 캠프를 기분좋게 마무리했고, 2차 캠프는 실전이 중점이니까 잘 적응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시즌에 딱 맞춰 잘 준비하겠다."
프로 데뷔에 앞서 신무기도 장착했다. 바로 스플리터다. 김택연은 "지금 커브와 스플리터를 연마하고 있다. 전부터 스플리터와 체인지업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박정배 코치님이 새롭게 알려주신 스플리터 그립이 손에 잘 맞는다. 체인지업보단 스플리터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로 박신지와 함께 김택연을 꼽았다. 그는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준비를 잘했더라", "빠지는 거 없이 모든 면이 좋았다. 인상적이었다"고 표현했다.
향후 김택연의 보직은 어떻게 될까.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의 활용도를 묻는 질문에 "아직 청백전 한번 던졌을 뿐이다. 지금 당장 답하긴 어렵다"면서도 "공격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이 될 선수다. 2차 캠프에서 김택연이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얼마나 1군 경기에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아마 시즌 전에 확실하게 결정을 짓고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김택연에 "구단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투수"라고 소개했다. 김택연은 "선발과 불펜 어디든 맞출 자신 있다"며 미소지었다.
"보직은 내가 정하는 게 아니고, 준비를 잘해야한다. 지금 당장 1군이 당연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에 다치지 않고, 다음은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고 싶다. 그리고 내 공을 열심히 던지다보면 좋은 결과가 따를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 KBO리그에는 ABS(자동 볼판정 시스템, 일명 로봇 심판)가 전격 도입된다. 김택연은 고교 시절 ABS를 경험한 바 있다.
김택연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심판님들이 간혹 놓칠 수 있는 반대투구나 높은 구석 쪽의 스트라이크를 잡아주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경기가 많아질수록 타자들의 존이 정립되면, 아무래도 타자들에게 유리할 거라고 본다"는 속내를 전하면서도 "난 고민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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