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먼저"...몬테네그로 전현직 법무 '권도형 충돌'
권 씨, '미국 인도 판결'에 항소 방침
코바치 전 법무장관 "한국이 먼저 인도 요청"
[앵커]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씨를 미국에 인도해야 한다는 몬테네그로 법원의 판결에 대해 권 씨가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그런데 몬테네그로의 전 법무장관은 권 씨를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 보내야 한다고 하고, 현 법무장관은 이를 반박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보도에 이상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1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가상 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주범 권도형 씨를 한국 아닌 미국에 인도하기로 판결했습니다.
최대 백 년 이상의 형이 선고될 미국보다는 차라리 한국행을 원하는 권 씨는 항소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런데 이 항소심을 앞두고 마르코 코바치 전 법무부 장관이 갑자기 끼어들었습니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등에 따르면 코바치 전 장관은 "자신의 임기 중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바치 전 장관은 그러면서, 여러 나라가 동시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면 범죄 장소와 범죄인 인도 청구 순서, 범죄인 국적 등을 고려한다고 말했습니다.
권 씨의 범죄인 인도 항소심을 앞두고 재판부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입니다.
그러자 안드레이 밀로비치 현 법무부 장관이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밀로비치 장관은 코바치 전 장관이 권 씨에게 미국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으며, 그 초조함을 이해한다고 비꼬았습니다.
지난해 6월 몬테네그로 총선을 며칠 앞두고 불거졌던 권 씨와 코바치 전 장관의 '물밑거래 의혹'을 다시 제기한 겁니다.
권 씨는 야당이었던 '지금 유럽'의 당 대표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었고 정치자금도 후원했다는 자필 편지를 코바치 전 장관 등에 보내 정치적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지금 유럽'은 총선에서 압승했고, 코바치 전 장관은 10월 말 교체됐습니다.
밀로비치 장관은 코바치 전 장관 등이 권 씨에게 편지를 쓰면 미국은 물론 한국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약속했다면서 이제 곤경에 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블록체인에 있는 권 씨의 디지털 지갑에서 수백만 달러가 다른 디지털 지갑으로 이체됐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영상편집 : 한수민
YTN 이상순 (ss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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