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황선우는 정점 찍었는데 정체하는 신유빈
각종 대외 활동 속에 훈련 부족 문제 노출
[부산=뉴시스] 박대로 기자 = 배드민턴 안세영(22), 수영 황선우(21)와 함께 한국 스포츠계를 이끌어갈 기둥으로 평가받던 탁구 신유빈(20)의 성장세가 주춤하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기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잦은 대외 활동과 이로 인한 훈련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은 무릎 부상 여파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을 비롯해 각종 배드민턴 국제 대회를 휩쓸며 여자 단식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당시 방수현(52)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수영 간판 황선우도 세계 최정상에 올라봤다. 이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 계영 800m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황선우는 이 두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신유빈은 아직 세계 정상을 밟았다고 하기에는 모자람이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생애 처음으로 여자 복식 금메달을 땄지만 최강 중국조들이 각각 일본조와 중국조에 덜미를 잡힌 데 따른 어부지리에 가까웠다.
각 종목 세계 랭킹 역시 상위권이지만 여기에도 거품이 있다. 신유빈은 여자 단식 세계 8위, 여자 복식에서 전지희와 함께 세계 1위, 혼합 복식에서 임종훈과 함께 세계 3위에 올라 있다.
이는 신유빈이 지난해 각종 국제 대회에 부지런히 출전하며 랭킹 포인트를 쌓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주요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출전하지 않은 아프리카 대회와 남미 대회에서 여자 단식 우승을 경험했다. 반면 랭킹 포인트가 많이 걸려 있고 대회 중요도도 높아 중국 선수들이 출전한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급 대회나 스타 컨텐더급 대회에서는 최정상급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번에 역대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 탁구 세계선수권인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신유빈의 현주소가 드러났다.
국가대항 단체전 방식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신유빈의 경기력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푸에르토리코전에서 자신보다 세계 랭킹이 3계단 낮은 아리아나 디아스에 완패를 당했고 16강 브라질전에서도 세계 22위 브루나 다카하시에 발목을 잡혔다.
8강 중국전은 한국 에이스로서 자존심이 상할 만한 경기였다. 신유빈이 조별리그 푸에르토리코전과 16강전에서 제1경기 에이스 대결에서 패하자 오광헌 감독은 세계 랭킹이 44위에 불과한 이시온을 첫 주자로 내세워 중국 에이스인 세계 1위 쑨잉사를 상대하게 했다.
예상대로 이시온은 쑨잉사와 수준 차를 드러내며 참패를 당했다. 마땅히 한국 여자 탁구 톱랭커 신유빈이 싸워야 할 쑨잉사를 이시온이 대신 상대하다 참패를 당했고 그 결과 한국 여자 대표팀은 기세 싸움에서 일찌감치 지고 들어갔다.
중국전 제3경기에 나선 신유빈은 세계 2위 왕이디를 상대했지만 이내 실력 차를 드러냈다. 1게임을 5-11로, 2게임을 3-11로 내주자 실망한 관중 일부가 경기장을 빠져 나가기도 했다. 3게임에서 듀스 접전을 벌였지만 신유빈은 결국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왕이디와의 상대 전적은 5전 전패가 됐다.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했다. '경기 체력' 부족으로 인해 성급하게 공격을 한다거나 상대 공격에 대한 반응 속도가 느려지는 등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이를 놓고 신유빈의 잦은 대외 활동과 이에 따른 훈련 부족이 원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후 신유빈은 대외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모 화장품 회사 홍보대사를 맡아 드레스를 입고 위촉식에 참가했고 지난해 연말에는 SBS 연예대상 행사에 시상자로 출연했다. 이달 초순에는 윤곡 김운용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도 참석했다.
신유빈이 안세영은 물론 역도 박혜정과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선, 체조 여서정 등을 제치고 여성체육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논란이 없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리스트인 신유빈이 단식 금메달리스트이자 단체전 금메달까지 따 2관왕에 오른 안세영보다 더 큰 상을 받는 것이 합당하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신유빈의 이런 대외 행보는 안세영과는 대조적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직후 방송 출연과 인터뷰, 광고 촬영 등을 고사하며 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메달 하나로 특별한 연예인이 된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 잘 이겨나가며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선수들과 같은, 선수 안세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신유빈이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정체 중인 가운데 어느새 파리올림픽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훈련에 집중한 신유빈이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2개 대회 연속 노메달에 그친 한국 탁구에 다시 메달을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태권도 졌다고 8살 딸 뺨 때린 아버지…심판이 제지(영상)
- 허윤정 "전 남편, 수백억 날려 이혼…도박때문에 억대 빚 생겼다"
- 채림, 전 남편 허위글에 분노 "이제 못 참겠는데?"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김병만 전처, 사망보험 20개 들어…수익자도 본인과 입양딸" 뒤늦게 확인
- '마약 투약 의혹' 김나정 누구? 아나운서 출신 미스맥심 우승자
- "아내 숨졌다" 통곡한 신입에 모두 아파했는데 기막힌 반전
- 김혜경 벌금형 선고에…이재명 "아쉽다" 민주 "검찰 비뚤어진 잣대"
- "패도 돼?"…여대 학생회에 댓글 단 주짓수 선수 결국 사과
- [단독]'김건희 친분' 명예훼손 소송 배우 이영애, 법원 화해 권고 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