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현직시장 관권선거 의혹에 순천 민주당 경선 '얼룩'[판읽기]
소 후보 "선거중립 위반"…노 시장 "개입한 바 없어"
4년 전 총선부터 쌓인 갈등, 총선에서 폭발
분구 등 변수에 선거전 더욱 치열해질 전망
제22대 총선을 46일 앞두고 전남 순천시장의 '관권선거 의혹'관련 고발·비방전이 이어짐에 따라 순천·광양·구례·곡성갑 선거구가 난타전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선거구 획정' 논의로 순천지역 경선 후보자 발표가 늦춰지며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민주당 경선을 놓고 예비후보들과 무소속 현직 시장 간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손훈모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민주당 경선에 노관규 시장과 전·현직 공무원 등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건과 관계된 신성식 예비후보 캠프 측을 고발했습니다.
이어 노 시장은 다음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당원도 아닌데 어떻게 개입을 하겠냐"며 "개입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노 시장의 기자회견을 접한 소병철 후보는 노 시장을 '공무원의 선거관여 금지위반죄', '부정선거운동죄', '허위사실공표죄' 등으로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한 상탭니다.
소 후보는 22일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노관규 시장 긴급 기자회견을 보면 마치 국회의원 후보자로서 본인의 입장을 밝힌 것처럼 보인다"며 "선거중립을 지켜야 하는 시장이 스스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관권선거'를 자행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노 시장이 특정 후보에 대해서는 후보자의 선거 슬로건까지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는 반면 특정 후보를 제외한 타 후보에 대해서는 스스럼없이 평가절하하고 있다"며 "'혜성처럼 나타난 특정 후보가 왜 압도적 지지를 받는지' 등과 같은 미사여구까지 사용해가며 특정 후보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노 시장이 특정 후보의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반복적으로 '좋아요'를 누르다가 최근에 와서 이를 모두 삭제하고 있다"며 증거자료를 제시하는 한편,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시 봉사 단체 수백 명을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있다'는 녹취록도 공개했습니다.
이에 노 시장은 페이스북에 "시장과 시청 공무원, 통장들을 선거에 끌어들이지 말라"며 "더 이상 대응하지 않겠다"고 일축했습니다.
이 같은 관권선거 의혹에 대해 노 시장이 직접 반박하며 적극 나선 가운데, 이번 경선에서 무소속 단체장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것에 대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쌓인 소 후보와 노 시장의 갈등이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정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직의원인 소 후보가 공천권을 가진 당시 노 시장은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했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습니다.
앞서 4년 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소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당시 경선에 나섰던 노 시장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탈락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이렇게 거듭돼 온 두 사람의 어긋난 관계는 지난해 단체장과 국회의원의 관계에서도 사사건건 불협화음을 내며 갈등을 드러내 왔고, 이번 총선에서 폭발했다는 설명입니다.
일례로 지난해 3월 경전선 전철화 사업 관련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순천 방문이 결정되자 노 시장은 지역 정치권을 겨냥해 SNS에 숟가락·젓가락을 올리는 이들이 많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가 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치와 관련해서는 소 의원을 향해 '국회의원 무용론'까지 제기하며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소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숟가락 운운 표현까지 나왔지만 국회의원실은 이에 대해 일체 반박하지 않고 정부에 우회화 명확화와 추가 예산 확보를 촉구하고 있다"며 불편함을 드러냈습니다.
지역에서 이번 총선을 두고 현역인 소 후보 대 노 시장 간의 대결이 될 거란 전망까지 나오게 된 배경입니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현직 시장의 선거 개입 관련 고발전에 이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시장이 직접 마련한 행위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고 부적절하다"며 "선거가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관권선거 논란으로 순천갑 선거판이 혼탁해진 가운데 민주당은 순천을 두 석으로 나누는 단독분구안이 포함된 선거구 획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순천의 의석이 두 석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선 예비후보자들의 복잡해진 셈법에 따라 선거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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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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