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평안함… 1300년 세월 안식을 나눠주다 [박윤정의 곤니찌와 고마쓰]

입력 2024. 2. 2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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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데라 사원
717년 하쿠산 오른 다이초 대사가 창건
울창한 계곡에 지어진 아름다운 건물들
수백 년 된 삼나무·동백나무 벗 삼아 자리
조몬·야요이시대부터 신성한 장소 여겨져
인근 공예마을에선 도자기·칠기 작품 눈길
설 아침! 간단하게 온천욕을 하고 유카타 차림으로 식당으로 내려간다. 새해라 그러한지 여느 날과 다른 기분이다. 새로운 시작과 풍요로운 한 해를 기원하며 상차림을 받는다. 새해! 특별한 음식이다. 오세치라 불리는 다양한 음식을 담은 도시락 대신 그릇마다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가 가득이다. 작은 찬그릇부터 장수를 기원하는 카드까지 정성스럽다.
나타데라 절. 717년 처음으로 하쿠산에 오른 다이초 대사가 창건했으며 중요문화재와 명승지로 지정됐다. 불교 여신 관음과 하쿠산 산을 숭배하는 나타데라 사원은 조몬 시대와 야요이 시대부터 주민들에게 신성한 장소였다.
식사를 마치고 새해 인사를 나눈다. 낯이 익은 투숙객들과 직원들에게도 인사를 건넨다. 기모노를 입고 절이나 신사에서 한 해 무사 안녕을 기원(하쓰모데)하는 행사는 아니더라도 이곳 사람들처럼 절에 가려 한다. 설맞이 행사를 둘러보기도 하고 유명 관광지인 절을 방문하고 싶기도 하다. 직원들 배웅 인사를 받고 호텔을 나선다. 3.8㎞ 거리는 산책으로 조금 부담스럽다. 그냥 시골마을 구경 삼아 걸을까. 고민하다 되돌아올 길을 생각하고 그냥 차에 오른다.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도착이다. 이른 아침이지만 기원을 담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찰 주차장이 벌써 북적거린다.
나타데라 절. 717년 처음으로 하쿠산에 오른 다이초 대사가 창건했으며 중요문화재와 명승지로 지정됐다. 불교 여신 관음과 하쿠산 산을 숭배하는 나타데라 사원은 조몬 시대와 야요이 시대부터 주민들에게 신성한 장소였다.
717년 처음으로 하쿠산에 오른 다이초 대사가 창건한 나타데라 절은 중요문화재와 명승지로 지정되어 있다. 1300년 그리고 몇 해가 지나서도 경내의 아름다운 풍경은 여전하다. 절이라고 하기에 특별한 이곳은 신성한 장소, 불교 사원 그리고 신사까지 모든 의미를 함께 갖는다. 사람들 틈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사찰로 들어선다. 다른 세상이다. 멀리 보이는 풍경은 푸른 하늘과 눈 내린 산, 발길 닿는 이곳은 계절을 알 수 없는 푸름이다. 울창한 계곡에 지어진 건물들, 주위로 수백 년 된 삼나무와 동백나무가 벗 삼아 자리한다. 넓게 펼쳐진 터는 인간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의 평안함이 전해진다. 그 품 안에 가꾸어진 정원과 나무들이 포근히 속삭인다. 야생 자연에 자리한 정원, 이시카와현에서 가장 오래된 정원이 사람 손길 정성을 켜켜이 쌓아 방문객들을 반긴다.
나타데라 절. 717년 처음으로 하쿠산에 오른 다이초 대사가 창건했으며 중요문화재와 명승지로 지정됐다. 불교 여신 관음과 하쿠산 산을 숭배하는 나타데라 사원은 조몬 시대와 야요이 시대부터 주민들에게 신성한 장소였다.
일본에서 가장 때 묻지 않은 지역 중 하나라는 이시카와현, 이곳에 영혼을 정화한다는 나타데라가 수천 년 동안 평화의 안식처로 존재한다. 불교 여신 관음과 하쿠산을 숭배하는 사원! 조몬 시대(기원전 1만4000~300년)와 야요이시대(기원전 300~기원후 250년)부터 주민들에게는 신성한 장소였다고 한다. 환생을 믿는 그들에게 이곳 천연동굴은 ‘죽음의 순환(우마레키요마루)’ 장소로 동굴을 통과함으로써 영혼들이 이 세상 죄를 씻어내고 어머니 자궁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오늘날, 영혼을 정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 아니더라도 사찰을 둘러싼 숲에서 자연 치유를 얻는다. 절벽 근처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평안을 기원해 본다.
나타데라 절. 717년 처음으로 하쿠산에 오른 다이초 대사가 창건했으며 중요문화재와 명승지로 지정됐다. 불교 여신 관음과 하쿠산 산을 숭배하는 나타데라 사원은 조몬 시대와 야요이 시대부터 주민들에게 신성한 장소였다.
사원의 가장 중요한 건물이라는 파빌리온인 혼덴과 모든 불교 행사가 열리는 황금 파빌리온 곤도 가오덴을 찾아 발걸음을 옮긴다. 가마쿠라 시대(1185~1333) 건축 양식으로 일본 편백나무로 지어진 건물, 관음 여신상을 보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 잇는다. 우리 분위기와 전혀 다른 사찰에서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어본다.
유노쿠니노모리 공예 마을.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넓은 부지에 이시카와현의 다양한 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100년 된 전통 가옥 20여채가 있다.
절을 벗어나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3분이 걸리지 않는 거리에 유노쿠니노모리라는 공예 마을이 있다.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넓은 부지에 100년 된 전통 가옥 20여채가 있다. 이곳에서 이시카와현의 다양한 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 하니 연휴 기간에 다행이다. 내비게이션이 도착했단다. 그런데 입구를 찾을 수 없다. 이리저리 헤매다 들어서니 뒷문으로 온 듯하다. 다행스레 입장권을 받거나 제지하는 사람들이 없어 편안하게 둘러본다.
유노쿠니노모리 공예 마을.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넓은 부지에 이시카와현의 다양한 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100년 된 전통 가옥 20여채가 있다.
유노쿠니노모리 공예 마을.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넓은 부지에 이시카와현의 다양한 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100년 된 전통 가옥 20여채가 있다.
이시카와현의 다양한 공예 기능공들은 공방을 운영하며 공예품을 선보인다. 전통 공예품을 소개하기도 하고 체험할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도자기를 채색할 수도 있고 염색을 배울 수도 있다. 섬세하게 장식된 와지마 칠기와 나뭇결을 돋보이게 하는 야마나카 칠기를 비교해 볼 수도 있다. 여러 공예품들을 둘러보고 체험장을 방문하는 재미로 시간이 흐른지도 몰랐다. 금박 공예관에서 얇은 금박을 사든다. 두께 1만분의 1㎜로 특별한 날 추억으로 꺼내보리라 생각하며 이시카와현 전통 공예를 경험한다. 도자기와 유리 공예의 화려한 전시를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교토, 마쓰에와 함께 일본 3대 화과자 생산지로 꼽히는 가나자와 화과자를 기념품으로 사든다. 작고 앙증스러운 일본 와가시(차와 함께 제공되는 일본식 과자)를 공예품처럼 들여다본다.

박윤정 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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