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갈 우주비행사, 1년짜리 '마션' 체험 먼저 해보세요”

화성에서 지구로 통신을 보내온 우주비행사의 모습을 그린 상상도. 사진=NASA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이 화성 환경을 재현한 인공 센터에서 1년간 '화성 체험'할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영화 '마션'처럼 고립된 모의 화성에서 작물을 키워야 하는 임무도 포함돼 있다.

최근 나사는 블로그를 통해 지상 임무 중 하나인 '차피'(CHAPEA; Crew Health and Performance Exploration Analog) 지원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차피는 내년 봄부터 1년간 화성을 재현한 현장에서 생활하는 아날로그 임무다. 아날로그 임무는 극한의 우주 환경과 물리적으로 유사한 장소에서 수행하는 현장 실험을 말한다.

화성 거주지 콘셉트 이미지. 사진=JPL/NASA

붉은 모래로 채워진 '마스 듄 알파'(Mars Dune Alpha) 숙소 외부. 사진=NASA

3D 프린터로 제작된 '마스 듄 알파'(Mars Dune Alpha) 숙소. 사진=NASA/ICON

모의 화성 '마스 듄 알파'(Mars Dune Alpha)는 미국 텍사스 휴스턴 나사 존슨우주센터에 만들어진 시뮬레이션용 거주지다. 3D 프린터로 제작된 이곳에는 전용 숙소와 주방, 화장실, 의료·오락·업무·작물 재배 시설이 있고 시설 외부는 화성처럼 붉은 모래로 채워져 있다.

참가자들은 이 공간에 12개월동안 고립돼 마치 화성에서 우주 임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생활해야 한다.

'마스 듄 알파'(Mars Dune Alpha) 시설 구조. 사진=NASA

미국 텍사스 휴스턴 나사 존슨우주센터에 만들어진 '마스 듄 알파'(Mars Dune Alpha). 사진=NASA/ICON/BIG

'마스 듄 알파'(Mars Dune Alpha) 숙소 내부. 사진=NASA

'마스 듄 알파'(Mars Dune Alpha) 식물 재배기. 사진=NASA

본부와 통신하며 농작물을 재배하고, 그 안에 주어진 물품과 식량 안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운동, 로봇 작동, 모의 우주 유영 등의 임무도 주어진다. 임무 기간의 신체와 건강 관련 자료도 제공한다.

지난해 6월부터 1차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오는 7월 6일 마무리된다. 이번 모집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내년 봄부터 2차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차피는 2026년 시작 예정인 3차 임무까지 계획돼 있다.

모집 인원은 총 4명. 지원자는 기본적으로 건강한 30~55세 미국 시민권자이면서 비흡연자여야 하고 동승 우주인이나 우주비행 관제 센터와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영어에 능통해야 한다.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석사, 2년 이상의 STEM 경험, 의학 등 관련된 학위 소지자, 1000시간의 항공기 조종 경험 등 나사 표준 우주비행사 지원자격을 갖춰야 한다.

최대 13개월의 선발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발하고, 의학, 심리, 정신 의학적 테스트를 거쳐 이 중 4명에게 화성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화성 시뮬레이션을 마친 이들에게는 매일 16시간씩 시간당 약 10달러로 계산해 급료가 제공된다. 1차 임무가 378일인 것을 감안하면 인당 6만 480달러(약 8043만원)가량을 받게 된다.

차피 1차 프로젝트 리더인 수잔나 벨은 “궁극적으로 급여가 동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과학 연구 실험에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며 “혹은 내가 해낼 수 있는지,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는지, 언젠가 화성에 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개인적인 도전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과학에 의미있게 관여한다는 것, 미래에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길을 연다는 것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