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역 이름도 바꿔…민족·통일 지우기 외

KBS 입력 2024. 2. 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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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이 남한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통일이나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없애버리라고 한 후, 북한이 연일 관련 조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의 국가인 애국가 가사가 바뀌고 평양 지하철역 이름도 변하는가 하면, 관영 매체 등에 등장하는 한반도의 지도 모습까지 달라지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2020년에 소개된 평양 지하철 노선도입니다.

개선역과 승리역 사이에 통일역이 있습니다.

이 사진은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SNS에 올라온 것입니다.

지난 20일 촬영된 사진인데 통일역이 그냥 역으로만 표기돼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통일과 남한' 지우기에 분주합니다.

[조선중앙TV/1월 16일 : "날씨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지난 달 15일 날씨 장면인데 한반도가 같은 색입니다.

다음 날인 지난 달 16일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 관계“ 발언이 나온 이후 날씨 예보엔 북한만 색이 다릅니다.

[조선중앙TV/1월 19일 : "전사들을 내세워주신 경애하는 원수님."]

지난달 19일 방송된 정찰위성 발사 축하연 장면에서는 한반도 전체가 빨간색입니다.

하지만 최근 재방송된 영상에서는 북한만 빨강입니다.

김정은의 '민족과 통일 지우기' 교시는 국가인 애국가마저 바꿔 1절에 있던 '삼천리'라는 표현이 '이 세상'으로 대체됐습니다.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일성의 유훈처럼 여겨지던 기념물까지 철거하겠다고 선언한 후.

[조선중앙TV/2월 15일 : "민족 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합니다."]

NK뉴스 보도에 따르면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도 위성사진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교시 후 나온 이 같은 조치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분석합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 :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영화를 보는 것을 사형까지 시키면서 단속하는 상황인데 남한에 대해서 같은 민족이나 동포라는 개념을 쓰기에는 서로 모순되는 개념이 너무 큰 거죠. (남북을) 완전한 다른 국가로 설정하고 자신들의 체제와 정권을 계속 유지해 가려는 그런 목적이 가장 큰 거라고 봐야 해요."]

북한은 남북 협상과 협력 등을 담당했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정부 기구도 정리하면서 '민족과 통일 지우기' 확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앵커]

‘남녀 평등’ 늘어 … ‘여권’ 이해 부족

북한은 우리보다 가부장적 문화가 더 많이 남아있는 사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북한에서도 여성의 장마당 참여 증가 등으로 가정 내 여성 지위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죠.

지난해 북한이 11년 만에 ‘어머니 대회’를 치르면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던 만큼, 북한 정권으로서도 여권 신장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강조하는 여성 역할이란 게, 들여다보면 그 의미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 북한의 여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리포트]

전통 장맛을 복구하는 내용의 북한 영화입니다.

시판 된장으로 만든 찌갠데, 집 된장으로 알고 있는 남편에게 아내가 장맛을 몇 차례 되물어봅니다.

남편은 퉁명스럽게 왜 자기 말에 토를 다느냐고 나무랍니다.

[북한 영화 ‘충복’ : "정말 우리 집 토장(된장)이 맞아요? (남편이 한번 맞는다면 맞는 거지.)"]

이렇게 가부장적인 색채가 강한 북한에서도, 남녀평등 의식은 조금씩 개선돼 오고 있습니다.

탈북자 6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통일부 조사에서도, 탈북 시기를 기준으로 남녀 불평등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시간이 갈수록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박현숙/2014 탈북 : "돈 벌면서 여자들이 세대주 역할을 하니까 여자들의 위상이 올라가는 거예요. (집 안에서) 목소리 올라가고 높아질 수밖에 없죠."]

이런 북한에서 지난해 어머니대회가 열렸습니다.

11년 만에 열린 어머니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여성의 역할을 거듭 강조하며 참가자들에게 깍듯한 인사까지 합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애오라지(오로지) 자식들의 성장과 조국의 부강을 위해 심신을 깡그리 바치며 거대한 공헌을 해 오신 어머니들께 가장 뜨거운 경모의 마음으로써 삼가 인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연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강조되는 것은 가정 내 여성의 역할뿐입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출생률 감소를 막고 어린이 보육 교양을 잘하는 문제도 모두 어머니들과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우리들 모두의 집안의 일입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여성의 권위가 높아졌다고 주장하곤 있지만, 여성 권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게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개인 여성의 권리나 역할, 위상 이런 것이 아니라 항상 가정 아니면 사회라는 집단 안에서 여성이 중요한 거지 개인 여성으로서의 그런 인식은 북에서는 중요하지도 않고..."]

유교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특히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 북한 체제 유지에 도움 되는 선에서 장려되는 한, 북한의 남녀평등 실현은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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