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일 잦은 러브콜…정상회담 가능성?

KBS 2024. 2. 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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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 수천 명이 지난달 현지에서 폭동을 일으켰다고 고영환 통일부장관 특보가 주장했는데,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7일 같은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근로자 약 2천 명이 장기 임금 체불 등에 항의해 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는 건데요.

요미우리는 노예 상태를 받아들이지 않는 북한 젊은이들의 의식이 표면으로 떠올랐다며, 북한 수뇌부도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통일연구원의 전문가는 이번 대규모 공장 점거 시위는 자유가 억압된 북한 사회에서 대단히 충격적인 방식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2월 넷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기시다 일본 총리의 6월 방북설이 일본 주간지를 통해 제기되면서 북일 정상 간 만남에 대한 관심이 재차 부상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게 주된 전망이지만, 양측이 물밑에서 입장차를 좁히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데요.

한미 정부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 긍정적으로 본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왜 지금 시점에 일본에 손을 내밀고 있는지, 또, 현안을 두고 평행선을 달려온 북일 관계가 극적으로 변할 수 있을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북일 간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는 지난해 5월부터 드러났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납북자 관련 집회에 참석해 북일 정상회담 실현 의지를 밝히자, 박상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일본이 결단만 내리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기시다 총리는 다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며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후 논의가 잠시 주춤해지는가 싶더니, 올해 초 또다시 북일 회담 가능성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기시다 총리에게 돌연 ‘각하’라는 극존칭까지 쓰며‘노토반도 지진’ 피해에 위로 전문을 보낸 겁니다.

[조선중앙TV/1월 6일 : "기시다 후미오 각하. 나는 일본에서 불행하게도 새해 정초부터 지진으로 인한 많은 인명 피해와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에 접하고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합니다."]

이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평양에서의 제3차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띄우며, 한발 더 나아간 입장을 보였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흔들고 국제적 고립을 타개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한미일의 협력 구도를 다소 흔들어 보고 한국을 기본적으로 약간 패싱하는 부분, 배제하겠다는 의도가 상당히 있어 보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일본과 일정한 관계 개선 내지는 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동북아 문제, 특히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북한이 갖고 있는 입지를 좀 더 다지는 의미도 갖는다."]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기시다 총리로서도 북일 정상회담 같은 대형 외교 이벤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최은미/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기시다 총리 지지율이 상승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가장 많이 상승했던 시기 중에 하나가 작년에 한국과 정상회담 하고 그리고 G7까지 이어지는 5월.. 그러고 나서 지지율이 계속 떨어져서 최근에 마이니치신문에서 나왔던 여론조사에서 14%였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그러면 사실 해볼 수 있는 거는 다 해봐야 되거든요.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 본인이 가장 자신 있고 여태까지 했던 무언가를 찾아야 된다는 거죠."]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의 국내 정치적 수요와 국제 정세가 곁들여져 깜짝 북일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전자 주민등록증 행정 오류와 증세,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연일 최저치 지지율을 경신하고 있는 기시다 총리.

이대로라면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퇴진이 불가피합니다.

오는 4월 미국 국빈 방문과 함께 22년 만의 북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욕심을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이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2월 9일 :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합니다. (북일 간)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2개의 전쟁과 11월 미 대선을 마주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한반도 안정에만 기여한다면 북일 접촉을 지지할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일본과 일단 대화를 시작하게 되면 북한이 취하는 어떤 인식이라든가 입장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충분히 또 전달이 되고 그 과정들이 이후에 북미 교섭으로 연결되는 그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현재로선 북일 정상회담이 쉽사리 이뤄지지 못할 거란 분석에 좀 더 무게가 실립니다.

무엇보다 북일 관계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인 납북자 문제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판이하기 때문입니다.

2002년과 2004년 북일 정상회담에서도 일본인 납치 문제로 양국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당시 북한은 13명의 일본인 납치자 중 5명을 돌려보냈고 다른 이들은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일본은 그보다 더 많은 수가 납치됐고, 사망 여부도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관방장관/2월 16일 : "납치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북한의) 주장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일본은 북한과의 평양선언(2002년)에 기초해 납치, 핵, 미사일 등 주요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3차 북일 정상회담을 제안하며, 이미 해결된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미사일 문제를 거론하지 말라는 전제 조건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최은미/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일본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서 항상 매년 조사를 하는 게 있습니다.. 조사의 결과를 보면 일본 사람들이 생각하는 북한 문제라고 하는 거는 핵미사일 문제, 그리고 납치 피해자 문제입니다. 이 두 개의 %가 거의 비슷하게 나와요. 70~80% 이상으로 나옵니다. 그걸 인정을 하고 들어오라는 이야기인데 이 부분을 과연 일본에서 할까라고 할 때는 저는 불가능하다라고 봅니다."]

최근 한미일 협력 강화 움직임 속에 한국, 미국과 사전 조율 없이 일본 정부 단독으로 북일 정상회담을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북한이 서울을 거치지 않고선 워싱턴과 도쿄로 절대 갈 수 없다"며 한미일 공조를 토대로 한 남한 역할론을 강조했습니다.

[최은미/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가 지금 어느 때보다도 좋고 또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어느 때보다도 좋게 가려고 양 정부가 노력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다른 문제로 인해서 한쪽을 소외 시키는 문제를 만들어 버릴까라고 할 때는 저는 글쎄요..."]

[앵커]

북한이 일본과 관계 개선을 타진하는 사이, 한국은 미국과 합의한 핵협의그룹, NCG를 구체화하는 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미 국방부는 최근 NCG의 구성과 참여, 기능 등을 담고 있는 핵협의그룹 프레임워크 문서에 서명했는데요.

올 8월로 예정된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에 핵작전 시나리오를 반영하는 등 미 대선 전에 한미 확장억제 체제 구축을 마치겠다는 계획입니다.

[리포트]

미국의 핵 전략자산으로 한반도를 방어하는 ‘확장억제’를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할 한미 핵협의그룹, NCG.

지난해 대통령실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수준에서 큰 틀을 그려온 핵협의그룹이 앞으로는 양국 국방부 주도로 운영됩니다.

한미 국방부가 서명한 NCG 프레임워크 문서에는 올해 중반까지 핵전략 기획과 운용에 관한 공동의 지침을 만들고, 6월쯤 확장억제 체제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 담겼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2월 15일 : "이번 문서를 통해서 구성이나 기능이 조금 더 구체화된 상태에서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운영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부가 ‘공동의 핵 및 전략 기획’을 부각하고 있는 건, NCG를 통해 미국의 핵 운용 과정에 한국의 발언권을 제도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즉, 미국의 핵우산을 수동적으로 제공받는 확장억제에서 더 나아가, 한국이 미국의 전략 자산 운용 결정에 공동으로 참여하도록 체계화한다는 겁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2023년 12월 : "(우리 담당자들의) 핵 관련 지식과 실전 능력이 배양이 된다고 할 수 있고, 간단히 말해서 우리 측의 '핵IQ'가 계속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오는 8월 치러지는‘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에선 북한의 실제 핵 공격을 염두에 둔 첫 한미 합동 훈련이 실시됩니다.

북한 핵 공격 시 미국이 알아서 보복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동 대응하는 전략으로 바뀌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핵 전력'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조합해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 등이 포함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한미 동맹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북한이 핵을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몇 개 상정을 하고 시나리오별로 어떤 방식으로 미국의 핵전략 자산이 움직이고 거기에 대해서 한국이 어떻게 엄호하고 지원을 해서 실제 투하까지 가는지 이거를 전체적으로 한번 연습하는 과정을 처음 하게 되는 겁니다."]

한미가 NCG 굳히기에 속도를 내는 건 트럼프발 미국 대선 변수와도 무관치 않습니다.

동맹보다 비용을 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한다면 한미 NCG는 물론, 한미일 정상이 확장억제력 강화를 약속한 캠프 데이비드 선언도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9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와 11월 미국 대선에서 모두 지도부 교체가 일어난다면, 우리 정부는 당사국임에도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트럼프 행정부가 예전에 보였던 태도를 본다면 한국을 엄청나게 배려해서 ‘한국의 입장 때문에 나는 북미 대화를 못 하겠어’ 이렇게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봐요. 사실 일본도 동북아나 한반도 차원의 문제에 있어서 일종의 지렛대를 갖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일본만의 어떤 외교적 공간 안에서 북일 교섭을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도, 일본도 변화무쌍한 정세 속에서 실리를 챙길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

심각하고도 복잡하게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를 능동적으로 대응, 관리할 우리 정부의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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