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4] 6G도 미-중 경쟁·눈치보는 유럽…한국 갈 길은?
미·중 어느 곳도 외면하기 힘들어…유럽 전략 참고할 수도
올해로 37회차를 맞은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4'가 오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올해도 중국의 기세가 강렬하다. 5.5G 기술을 내세우며 6G 주도권을 잡으려는 중국의 청사진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미국 통신사업자는 기조연설에도 나서지 않는 등 잠잠한 모습이다. 미국은 위성통신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노선을 택했다. 글로벌 패권을 잡으려는 미·중 간 기싸움이 통신에서도 격렬하다. 이 가운데 EU(유럽연합)는 중립을 지키며 중국과 협력을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MWC에서 미국과 중국 가운데 유럽의 움직임을 확인하며 한국이 나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화웨이를 포함해 올해 288개 중국 기업이 MWC에 참가했다. 스페인·미국·영국에 이어 4번째로 많다. 샤오미·오포(OPPO)·레노바·차이나텔레콤·ZTE 등 큰 규모 기업이 많다. 미중 갈등의 여파로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참석하지 못한 중국 기업들은 MWC에 집중했다.
특히 중국의 5.5G 솔루션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은 화웨이를 필두로 5.5G 표준을 정립하며 차세대 통신인 6G 글로벌 표준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재형 가천대 교수는 "메인인 3관은 전통적으로 미국이 6~7개, 유럽이 6~7개, 한국 4개, 중국 4개 정도 차지했는데, 점점 샤오미·레노바·아너(Honor)·ZTE·차이나텔레콤 같은 중국기업이 세를 불리면서 미국기업은 MWC에 힘쓰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형 알서포트 이사는 "미국에서는 위성통신 기업이 많이 참가했다"며 "5G 시대에 화웨이나 ZTE 등 중국 기업에 통신 장비 경쟁에서 밀린 미국 기업들은 위성통신으로 6G 시대 패권을 가져가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1위인 화웨이(29%)와 4위인 ZTE(11%)가 40%를 차지한다. 2위와 3위는 유럽 기업인 노키아(15%)와 에릭슨(14%)였다. 국제 표준을 선도한다 불리던 미국의 시스코 점유율은 5.5%로 5위다.
전문가들은 이번 MWC에서 6G 시대에 우리나라 통신 기업들이 나갈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지난해 말 3GPP(국제이동통신표준화협력기구) 기술총회에서 6G 주요 표준화 일정이 확정되며 6G 표준 경쟁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결정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국내 6G 표준화를 주도하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는 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기업뿐만 아니라 한국퀄컴·화웨이코리아·ZTE코리아·노키아코리아·에릭슨엘지 등 미·중·유럽 기업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번 MWC에서 유럽이 중국과 미국 기업 사이에서 어떤 전략을 취하는지를 통해 우리나라 통신산업이 갈 방향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이 유럽에 화웨이와 ZTE 제재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EU 회원국 27개 중 스웨덴·라트비아 등 북유럽 중심의 10개국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형 이사는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고 있는 유럽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떻게 반전을 꾀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첫번째 기조연설에서 스페인의 텔레포니카·독일의 보다폰 등 유럽 통신사와 중국의 차이나텔레콤 CEO(최고경영자)가 범용 네트워크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오픈 게이트웨이' 기술 활용 방안을 함께 논하기도 할 예정이다. 여기서 유럽과 중국의 협력 수준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재홍 교수는 "미국의 화웨이 제제로 삼성네트웍스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6G 표준화를 하는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에 양다리를 걸치고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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