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인천' 만든 '조버지' "비맞으며 격려해준 팬 보며 각성"[조성환 인터뷰上]

김성수 기자 2024. 2. 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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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매 시즌 K리그1 잔류를 위해 사투를 펼치던 한 팀은 2020시즌 개막 14경기 동안 1승도 챙기지 못하며 구단 최초의 K리그2 강등을 맞이하는 듯했다. 하지만 시즌 도중에 인천에 나타난 구원자가 남은 13경기 동안 7승을 챙기며 K리그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잔류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는 조성환(53) 감독과 인천 유나이티드가 만들어갈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했다.

조성환 감독은 인천을 이끌고 2년 연속 K리그1 파이널A 진출, 구단 최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달성했다. '생존왕'으로 불리던 팀을 K리그의 대표 강호 중 하나로 완벽 변신시킨 것. 올해로 프로축구감독 10주년을 맞이한 '조버지(조성환+아버지)'는 인천의 황금기를 더 빛나게 만들고자 한다.

스포츠한국은 인천 구단의 2024시즌 대비 2차 동계 전지훈련지인 경상남도 창원에서 조성환 감독을 만나 새 시즌 준비 과정과 지도 철학을 듣고, 프로팀 사령탑으로 보낸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스트롱인천' 만든 '조버지' "비맞으며 격려해준 팬 보며 각성"[조성환 인터뷰上]
'최선과 진심'으로 걸어온 '프로감독 10년'을 돌아보다[조성환 인터뷰下]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신뢰와 격려' 속 피어난 '2년 연속 파이널A'

2023시즌 인천은 K리그1 5위, FA컵 4강,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진출이라는 구단 역사에 남을 이력과 함께 한해를 마쳤다. 다만 우승컵이 없는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모든 대회에 전력을 다했던 조성환 감독 입장에서도 아쉬울 시즌이다.

"매 시즌이 끝나고 난 후에 드는 감정은 아쉬움과 후회의 연속이다. 2023시즌에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막판 실점으로 비기는 경우가 많았다. FA컵도 4강까지 갔지만 전북 현대와의 4강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하다 탈락했고, ACL에서는 산둥 타이산과의 맞대결 두 경기가 아쉽다. 하지만 이 아쉬움은 곧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조 감독과 인천에게 있어 2023시즌 초반부는 정말 위기였다. 2022시즌 K리그1 4위까지 기록하며 창단 첫 ACL 진출을 이룬 인천은 2023시즌 K리그1 개막 12경기에서 승점 12점(3승3무6패)에 그쳐 강등권인 10위에 머물렀다. 당시 일부 팬들은 걸개를 통해 조 감독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더 단단해진 인천은 결국 반등에 성공하고 2년 연속 파이널A에 진출하며 초반의 우려를 씻었다.

ⓒ프로축구연맹

"서운한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결국 프로의 생리이기에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대부분의 팬들은 더 많은 응원을 보내줬고, 비판해준 팬들과도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했다. 다시 반등해서 파이널A에 올라간 것도 팬들의 응원 덕분이었다. 경기 후 이틀간의 휴식일 중 하루를 쉬고 클럽하우스에 있는 사무실로 나갔는데, 팬들이 비를 맞으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해주더라. 나와 선수들 모두 진한 감동을 받았고 각성할 수 있었다. 결국 팬, 선수, 코칭스태프, 전달수 대표님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준 덕에 어려운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본다."

조 감독은 2023시즌 도중 주축 선수들의 체력저하와 부상으로 찾아온 위기를 '젊은 선수'들의 기회로 바꾸며 놀라운 승리를 여러 번 거뒀다. 특히 기자가 현장에서 목격한 인천의 35라운드 광주FC 원정경기는 22세 이하 선수 7명을 선발로 내세우는 파격 명단을 꾸리고도 견고한 수비 후 역습으로 2-0 승리를 거뒀던 명승부였다.

"선수들이 먼저 감독에게 신뢰할 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훈련 과정이나 평소 생활에서 좋은 인상을 주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 덕분에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했을 때 주저 없이 젊은 선수들을 믿을 수 있었다. 거기에 결과까지 가져왔기에 2024시즌에는 팀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더욱 과감한 기용을 가져가도 되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프로축구연맹

▶"누구든 '강팀', '빅4'라고 인정하는 인천으로"

인천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외국인 공격수 에르난데스의 전북 이적을 제외하면 냉정하게 대형 영입 또는 방출 소식을 들려주지 않았다. 팀의 지난 시즌 파이널A 진출을 이끌었던 선수들이 대부분 건재하다는 것.

"부상 상황과 선수 구성을 고려했을 때 전술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고 봤다. 3백을 기반으로 하면서, 지난 시즌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이탈자가 많지 않다는 점은 조직력 측면에서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전력을 한껏 강화한 상대도 그들만의 장점이 있다. 결국 훈련과 경기에서의 퍼포먼스가 승패를 좌우하기에 지도자와 선수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조 감독은 이어 올 시즌 인천의 목표들을 하나씩 말해나갔다.

"성적의 연속성을 가져가야 한다. 리그 우승은 빠른 시간 안에 이루기는 쉽지 않지만, FA컵은 지난 시즌 4강까지 오른 경험이 있고 토너먼트이기에 조금만 더 준비한다면 우승까지도 노릴 수 있다고 본다. FA컵 우승팀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본선에 직행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또한 최근 2년 연속으로 파이널A에 진출한 팀은 인천, 울산, 전북, 포항뿐이다. 인천이 3년 연속 파이널A에 진출해 'K리그1 빅4'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인천의 유니폼을 봤을 때 '강팀'이라는 인식이 가장 먼저 들도록 말이다."

ⓒ프로축구연맹

'최선과 진심'으로 걸어온 '프로감독 10년'을 돌아보다[조성환 인터뷰下]에서 계속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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