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2분 쓰는데···수백년 안 썩고 미세플라스틱 배출하는 ‘이것’ [지구용]

유주희 기자 입력 2024. 2. 24. 07:15 수정 2024. 2. 2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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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지 대신 종이봉투·다회용 비닐 제공하면 효과 떨어져
전세계 100여국 금지···아일랜드 비닐봉지 사용 90% 급감
[서울경제]

※기사 내 링크는 서울경제신문 홈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피프리미(국내 플라스틱 프리&제로웨이스트 활동가들의 플랫폼, 즐겨찾기 추천합니다)에서 미국의 비닐봉지 금지 현황에 대한 보고서 요약번역본을 읽고 박수를 쳤습니다. 제도의 내용과 부작용과 효과 등 궁금했던 내용들이 수치와 함께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도 꼭 도입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내친 김에 전 세계의 비닐봉지 금지법을 모아봤습니다.

비닐봉지 금지한 미국 12개 주, 하지만

우선 피프리미에서 번역한, '비닐봉지 금지는 통했다' 보고서(by Environment America Research, Policy Center Jenn Engstrom, CALPIRG Education Fund)를 조금 옮겨 보겠습니다. 지난달 나온 따끈한 보고서입니다. 미국에선 2007년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캘리포니아 주 전체가 비닐봉지 금지법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엔 코네티컷, 델라웨어, 하와이, 메인, 뉴저지, 뉴욕, 오레곤, 버몬트, 워싱턴주가, 2024년 1월에는 콜로라도와 로드아일랜드도 비닐봉지 금지에 합류했습니다. 총 12개 주의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넘습니다.

◆비닐봉지, 이렇게 많이 쓴다

미국인 1명이 쓰는 비닐봉지는 연평균 365개. 그리고 비닐봉지 1개의 평균 수명은 12분입니다. 평균적으로 12분 편하려고 비닐봉지를 쓴다는 이야깁니다. 반면 버려진 비닐봉지는 수백 년 동안 썩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합니다.

한국도 만만치 않습니다. 2017년 그린피스에 따르면 한국인의 비닐봉지 사용량은 1인당 연평균 460개나 됩니다.

어떻게 금지했을까요. 예를 들어 제일 앞장선 캘리포니아는 슈퍼, 약국, 편의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고 정 필요하면 10센트 이상의 종이봉투를 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회용 비닐봉지가 아닌, '좀더 두꺼운 재사용 가능 비닐봉지'도 판매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한 슈퍼마켓에서 제공하는 '다회용' 비닐봉투. 일회용과 두께만 살짝 다를뿐입니다. /사진은 보고서 발췌.

캘리포니아에서 교훈을 얻은 후발주자들은 다행히 더 강력한 금지법을 적용했습니다. 2022년 비닐봉지 금지법을 도입한 뉴저지는 비닐봉지뿐만 아니라 종이봉투, 더 두꺼운 플라스틱 봉지 배포도 한꺼번에 금지했습니다. 덕분에 연간 약 55억1000만 개의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금지하려면 제대로 금지하라'고 지적합니다. 일회용 비닐봉지는 금지했는데 정작 무료로 종이봉투나 다회용 비닐을 제공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느니 100원을 내고 종이(비닐)봉투를 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런 제도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비닐봉지 금지법 덕분에 미국 전체로는 연간 약 60억 개의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구입한 물품이 한두 개면 봉지 없이 그냥 손에 들고 가는 모습도 늘었다고 합니다. 보고서 원문 링크도 덧붙입니다.

비닐봉지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미국 바깥도 한번 보겠습니다. 우선 뉴질랜드는 2019년 마트에서의 비닐 '쇼핑백' 사용을 금지했고 지난해에는 과일, 야채를 담는 비닐봉지(매대 옆에 두루마리로 걸려 있는 그것)도 금지했습니다. 다만 비닐봉지가 아닌 종이봉투는 허용된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는 2025년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비닐봉지 유료화 등 단계적 변화를 추구해 온 나라인데, 이제 마침내 금지를 앞두게 됐습니다.

케냐는 2017년에 일회용 비닐봉지를 금지했는데 인상적인 부분은 사용뿐 아니라 제조, 수입까지도 금지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4만달러(약 5300만원)의 벌금 또는 징역형이라는 엄벌에 처하기로 해서 전세계적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케냐는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죽은 소의 뱃속에서 비닐봉지·플라스틱이 잔뜩 발견되는 등의 일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된 경우입니다.

이밖에 유럽연합(EU)은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와 묶어서 비닐봉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호주나 캐나다도 비닐봉지 금지국입니다. 중국도 비닐봉지 금지에 가세. 종이봉투나 유료 비닐봉지를 남겨둔 곳들이 많긴 하지만 모두가 단번에 바뀔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렇지만 느리더라도, 모두가 개인용·다회용 장바구니를 챙겨 다니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2023년 기준 비닐봉지를 전부 혹은 부분적으로 금지한 국가는 총 100개국이 넘습니다. 덕분에 아일랜드와 덴마크에서는 비닐봉지 사용이 각각 90%, 66% 줄었고 벨기에, 홍콩, 영국, 포르투갈에서도 감소폭이 74~90%를 기록했으며, 중국도 50% 줄었다고 합니다. 분명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비닐봉지의 탄소배출량(출처 : CO₂ Everything) 남기고 갑니다. 맨 위부터 ▲아주 오래 재사용이 가능한 튼튼한 비닐 재질의 쇼핑백 ▲보통의 비닐류 쇼핑백 ▲종이봉투 ▲일회용 비닐봉지 순입니다. 숫자는 탄소배출량 계산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비닐·플라스틱의 경우 미세플라스틱 또는 재활용 이슈도 감안해야 하겠지만, 일회용 비닐봉지의 탄소배출량(1.58㎏CO₂e)이 차로 8km를 달리는 것과 같은 배출량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또 종이봉투도 한 번 쓰고 버리면 결코 친환경이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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