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로펌' 엔씨소프트, 세번째 표절 소송 어찌 될까
2008년 블루홀 인력유출 사건 패소 이후 환골탈태한 법무팀
2021년 웹젠 상대 제기한 소송서 1심 승소한 뒤 카카오게임즈 연이어 고소
리니지라이크 양산하는 국내 시장서 리니지 표절 논란 계속 이어져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공식적으로 엔씨 법무팀이 최전방에 나섰던 것은 2008~2014년 이어진 블루홀스튜디오(현 크래프톤)과의 다툼이었다. 당시 리니지3 개발팀을 이끌던 박용현 개발실장(현 넥슨게임즈 대표)이 개발진과 블루홀로 집단 이적하면서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피소 당했다. 1심에선 엔씨가 승소해 피고들이 2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으나 항소심에서 금액에 관한 부분은 뒤집혔고, 대법원 역시 이를 인정했다.
엔씨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범람하기 시작한 리니지 아류작들에 대한 소송 검토도 활발히 진행하기 시작했다. 다만 리니지가 만들어놓은 한국 MMORPG의 공식과도 같은 요소들은 대부분의 게임에 들어가 있었고, 이 중에 소송 대상을 집어낸다는 건 쉽지 않았다.
일례로, 리니지 이전의 MMORPG에서는 대부분 '변신'이라는 BM(비즈니스모델)이 '아바타 옷 입히기' 수준이었다. 이용자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즈하는 용도로 쓰이던 변신은, 리니지에서 능력치가 붙은 '뽑기템'으로 거듭나게 된다. 일설에 따르면, 리니지에서도 변신은 원래 꾸미기용 아이템 수준이었으나 해골 변신을 한 일부 유저들이 화면에 나타나는 프레임값의 차이에 따라 '공격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을 발견한 게 시작이었다. 이에 적지 않은 유저들이 해골 변신으로 플레이하자 엔씨가 이를 놓치지 않고 상품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판결문에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선택·배열·조합'이었다. 수많은 MMORPG에 쓰이는 보편적 요소들이라 하더라도, 각 구성요소를 게임에서 선택, 배열, 조합하는 방식에 따라 독창성이 나타난다고 본 것이다. 법원은 "엔씨가 리니지M에서 각 구성요소를 선택·배열·조합하고 이를 구현함에 있어서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리니지M이 출시되기 이전의 기존 게임들에서 이 사건 각 구성요소의 선택·배열·조합을 유사하게 구현한 방식의 게임은 리니지(PC버전)를 제외하고는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엔씨는 지난 22일 소송 제기와 함께 보도자료를 통해 "'롬'이 리니지W 게임 구성 요소의 선택, 배열, 조합 등 종합적인 시스템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롬 개발사인 레드랩게임즈는 23일 신현근 PD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오랫동안 전 세계 게임에서 사용해온 통상적 범위"라며 "엔씨소프트의 소송 제기와 과장된 홍보 자료 배포 행위가 '롬'의 정식 서비스를 방해하고, 이용자들의 심리적 위축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로 진행된 행위"라고 반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라이크 게임을 출시할 때마다 불거지는 논쟁인데, 그만큼 시장 수요보다 더 많은 MMORPG 공급이 이어지는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다"며 "포화상태에 달한 MMORPG 개발을 고집한다면 이후에도 똑같은 논란과 소송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황정음, 남편 불륜 때문에 이혼?…"한번은 참았다" SNS 설전 보니 - 머니투데이
- 일곱째 낳아 1000만원 받은 95년생 부부…'고딩엄빠' 출연자였다 - 머니투데이
- 국힘 간 EBS 스타강사…"강의 다 내려감, 수험생에 민폐" 질타에 사과 - 머니투데이
- "임창정 미용실, 100만원 애걸복걸하더니 폐업"…회원권 '먹튀' 논란 - 머니투데이
- 이효정 "남편, 들킨 불륜녀만 17명…오빠 둘 조현병, 부모는 치매" - 머니투데이
-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 머니투데이
- '순천 묻지마 살해' 피해 여고생의 마지막 통화…"뒤에 남자 무섭다" - 머니투데이
- 일본항공 "외국 관광객 국내선 무료 제공"…한국인은 제외 - 머니투데이
- 변진섭, 유지태 쏙 빼닮은 아들 공개…훈훈한 외모 "아빠보다 낫다" - 머니투데이
- '짠한 형' 신동엽, 9년 전 산 홍대 6층 빌딩 234억 됐다…2배 ↑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