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韓 대표하는 선수로" 국대 열망, 류현진 시그널 보냈다…국제대회 괴물 뜰까, 사령탑의 선택은?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한 번 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경기를 해보고 싶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2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11년 간의 미국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치고 KBO리그에 복귀한다. 계약 규모는 8년 170억(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으로 역대 국내 최고 대우"라며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를 공식화했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류현진은 데뷔 첫 해부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 그해 신인왕과 MVP를 독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첫 시즌부터 떡잎이 달랐던 류현진에게 2년차 징크스는 없었고, KBO리그에서 뛰는 7시즌 동안 190경기에 등판해 무려 98승 평균자책점 2.80이라는 압권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고 빅리그 무대를 노크했다.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의 계약을 통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류현진은 이적 첫 시즌부터 14승을 수확하며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물론 다저스에서 보낸 6년의 시간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류현진은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로 인해 수술대에 오르면서 약 2년에 가까운 시간을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괴물'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만큼 류현진은 좋은 회복세를 바탕으로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왔고,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특히 류현진은 2019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82이닝을 소화,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생애 첫 올스타로 선정되는 기쁨은 물론 평균자책점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마크,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빅리그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기도 했다.
좋은 모습은 토론토 시절까지 이어졌다. 특히 이적 첫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늦춰지고 단축시즌이 열렸으나,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해당될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후 토미존 수술을 받은 탓에 또다시 긴 공백기를 가졌으나, 지난해 8월 마운드로 돌아온 뒤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활약하며 건강함은 물론 여전히 빅리그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음을 제대로 증명했다.
2023시즌 일정이 종료됨에 따라 토론토와 계약도 매듭지어진 류현진은 다시 한번 FA 자격을 얻게 됐다. 당초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고,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류현진은 다년 계약을 제시받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고심 끝에 '친정' 한화로 돌아오는 것을 택했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퍼포먼스를 뽐낼 수 있을 때 한화의 우승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였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트리플 크라운, 신인왕, MVP, 메이저리그에서는 평균자책점 전체 1위, 사이영상 최종후보 선정 2회, 올스타, 월드시리즈(WS) 등판 등 다양한 업적을 쌓았는데, 이밖에도 류현진이 빛나는 대목이 있다. 바로 국제대회에서의 활약. 류현진이 성인 대표팀으로 '태극마크'를 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시 류현진은 2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9.95로 매우 부진했는데, 2007년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를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도 '에이스로' 거듭났다.
특히 류현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2경기에 등판해 17⅓이닝을 먹어치우며 2승 평균자책점 1.04라는 '압권'의 성적을 거두며 한국 대표팀이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5경기(2선발)에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57로 대표팀이 결승 무대를 밟는데 선봉장에 섰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번 금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국제대회는 2010년이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었다. 빅리그 무대를 밟은 이후 부상을 비롯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빅리거 차출 거부 등으로 인해 올림픽은 물론 아시안게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등 각종 국제대회에 단 한 번도 나서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해 류현진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고, 23일 한화로 복귀한 뒤 첫 공식석상에서 다시 한번 국가대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향후 많은 국제대회들이 있지만, 가장 가까운 대회는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가 있다. 나이와 기량, 세대교체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류현진이 뛸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국제대회라고 볼 수 있다.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뽑힌다면, 국가대표로 나갈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선수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뽑아주실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미 류현진이 프리미어12에 나올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일본 '풀카운트'는 지난 22일 국내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해 류현진이 한화로 복귀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오는 11월 열리는 제3회 WBSC 프리미어12에 한국 대표팀으로 류현진이 뽑힌다면, 사무라이 재팬(일본 대표팀 명칭)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류현진의 국가대표 차출을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이미 국가대표 승선을 희망했는데, 류중일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KBO는 23일 서울시리즈를 비롯해 프리미어12까지 류중일 감독에게 대표팀의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대표팀을 목에 걸었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비록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토대로 향후 대회에서 주축이 될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점과 연속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류중일 감독을 전임제 감독으로 택한 배경을 밝혔다.
사령탑 선임이 확정된 후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류중일 감독은 "지금 류현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앞으로 (류)현진이가 던지는 모습을 보겠지만, 전력강화위원회와 논의도 필요하다. 일단 대표팀의 컨셉은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류현진도 계속해서 지켜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류현진이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에 나간다면, 전력이 한층 더 좋아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연 류현진이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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