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칼럼]변화무쌍한 봄 날씨

유희동 기상청장 입력 2024. 2. 2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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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겨울이 지나가고 따스한 봄이 오고 있다. 꽁꽁 얼었던 땅이 녹으며 새싹이 돋아나고 꽃봉오리가 맺히듯, 봄은 우리의 마음도 따스히 녹이며 괜스레 설레게 한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봄꽃을 시샘하듯 꽃샘추위가 찾아오는가 하면 황사가 파란 하늘을 뿌옇게 덮어버리고, 때로는 많은 비가 쏟아지는 등 날씨는 변덕을 부린다. 이처럼 봄철 날씨는 변화무쌍하기에, 봄과 관련된 여러 속담이 전해지며 상징적인 키워드로 봄 날씨를 표현하곤 한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봄의 전령 홍매화를 감상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먼저, ‘봄 추위가 장독 깬다’라는 속담이 있다. 봄이 되면 겨우내 맹위를 떨치던 북쪽의 찬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약화하면서 기온이 점차 올라 따뜻해지는가 싶지만, 일시적으로 대륙고기압이 강해져 장독이 얼어서 깨질 정도의 혹독한 꽃샘추위가 찾아온다. 갑작스럽게 기온이 내려가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나 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고 농작물은 저온 피해를 받는다.

지난해 4월 8일부터 10일까지 거창 1.8도, 의령 1.1도 등 경남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일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평년보다 5도 정도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그로 인해 경남의 과수단지에서 냉해가 발생해 농민들이 큰 피해를 겪었다. 특히, 경북지역은 피해가 심각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는데, 농작물 냉해 피해만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것은 최초라고 한다. 이처럼 꽃샘추위는 단순히 추위만 몰고 오는 것이 아니라 태풍, 집중호우 못지않게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봄 불은 여우불이라’는 속담도 전해진다. 여우가 둔갑하여 사방팔방에 나타나듯, 봄에는 여기저기에 불이 나기 쉬움을 표현한 말이다. 봄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날이 많아 맑고 건조한 날씨가 자주 나타나는데, 1년 중 가장 건조한 시기로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우리나라 남쪽으로 이동성 고기압이 이동하고 북쪽에는 저기압이 위치하는 ‘남고북저(南高北低)’형의 기압배치가 이루어질 때, 기압 차가 커지면서 바람 또한 강해진다. 건조한 날씨에 더해 강풍까지 발생하면 산불 발생 위험은 더욱 커진다.

산림청의 산불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3~2022년) 봄철에 발생한 산불 발생 건수는 전체의 57%, 피해 면적은 92%를 차지할 만큼 봄에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피해도 컸다. 따라서 봄에는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고, 특히 봄맞이 산행 시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흔히 황사는 ‘봄의 불청객’으로 불린다. 황사는 몽골의 사막지대나 황토고원 등 황사 발원지에서 바람에 날려 올라간 많은 양의 흙먼지가 하늘을 덮고 떠다니다가 서서히 하강하는 현상을 말하며, 특히 봄에 많이 나타난다. 지난 10년간(2013~2022년) 부산은 연평균 4.4일의 황사가 관측되었는데, 봄에 평균 3.1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가을과 겨울에는 각각 0.4일, 0.9일 발생했으며 여름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발원지는 내몽골고원, 고비사막 등으로, 봄이 되면 겨울 동안 얼어있던 건조한 땅이 녹으면서 토양이 잘게 부서져서 부유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때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바람이 강하게 불면 토양으로부터 흙먼지가 떠오르고, 그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오면서 서서히 떨어져 황사가 관측된다. 황사는 각종 질환을 일으키기에 황사 발생 시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는 식약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


등 수칙을 따라야 한다.

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반가움과 함께 올봄에는 날씨가 어떤 변덕을 부릴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지만, 기상청에서 날씨누리, 날씨알리미 앱 등을 통해 제공하는 다양한 날씨 정보와 황사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 변화무쌍한 봄 날씨에 대비한다면, 건강하고 즐겁게 봄을 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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