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배겼어요, 한국이면 뛰었죠" 이정후 시범경기 데뷔 무산에도 미소…멜빈 감독도 "가벼운 문제"

신원철 기자 2024. 2. 2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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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가 20일 훈련부터 라이브배팅에 들어갔다. 이제 야수도 공식적으로 훈련을 시작하면서 상의가 유니폼으로 바뀌었다. ⓒ 샌프란시스코 SNS
▲ 이정후의 개막전 리드오프 투입을 공언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단 시범경기 개막전에는 이정후를 내보내지 않는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 신원철 기자] 1억 1300만 달러 사나이를 보호하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정후의 시범경기 데뷔전을 뒤로 미뤘다. 25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캑터스리그 첫 경기에 이정후를 내보내지 않는다. 이정후와 일본 국가대표 4번타자 스즈키 세이야의 맞대결이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이 24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미리 공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5일 홈구장 스코츠데일스타디움에서 컵스와 캑터스리그(애리조나 캠프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한다. 이정후에게는 메이저리그 도전에서 경험하는 첫 실전이다. 그런데 이 경기에 이정후는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다.

선발투수는 로건 웹으로 정해졌다. 오스틴 슬레이터(지명타자)-윌머 플로레스(1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JD 데이비스(3루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헤리엇 라모스(우익수)-케이시 슈미트(유격수)-루이스 마토스(중견수) 순서다. 이정후의 이름은 없다. 멜빈 감독은 유격수로 마르코 루치아노가 나온다고 했는데 훈련을 마치고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겨 슈미트가 기회를 얻게 됐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 라인업. ⓒ 신원철 기자

이정후는 23일 훈련 일정에서 라이브배팅에 참가하지 않았다. 24일도 강도를 낮춘 타격 훈련에만 참가했다. 24일에는 오후 클럽하우스 오픈 때 취재진을 만날 시간이 5분 밖에 없을 만큼 다른 일정이 많았다. 훈련 외에도 피트 푸틸라 단장, 파르한 자이디 사장 등 구단 고위직과 미팅 일정이 잡혀있다고 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전날이라 그런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정후는 23일에도 시범경기 출전이 언제부터일지 확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구단의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날 이정후는 "오늘은 배팅 훈련이 없다. 스케줄은 팀에서 하라는 대로 한다. 의논은 하는데 컨디션이나 몸 상태에 따라서 달라진다. 아마 내가 다른 선수들보다 여기 일찍 와서 훈련하고 있는 걸 알기 때문에 구단에서 이렇게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멜빈 감독은 24일 브리핑에서 이정후의 결장 사유에 대해 "옆구리에 약간 통증이 있다. 지금은 스프링캠프다. 상태가 더 나빠지기 바라지 않는다. 이정후는 오늘 티배팅을 한다. 요즘 며칠 동안 상태를 지켜봤다. 오늘 티배팅에 들어갈 거고, 하루 이틀 뒤에는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6년 1억 1300만 달러 거액을 들여 영입한, 현 시점 구단 최고 스타를 아끼려는 마음이 읽힌다.

이정후는 20일 샌프란시스코의 풀스쿼드 소집일 첫날부터 라이브배팅에 나섰다. 평소에는 라이브배팅을 시작할 때쯤 스윙을 점검하기 보다 빠른 공에 대한 반응을 끌어올리는 쪽에 집중하는데, 이번에는 타격을 했다. 첫날 이후로는 라이브배팅에서 스윙을 하지 않고 공을 지켜보기만 했다. 이정후는 이런 방향성을 훈련 시작 전에 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을 그냥 보기만 한다든가, 오늘은 한 번 쳐봐야겠다든가. 쳐봐야겠다 하면 치는 거고. 지금까지는 거의 공을 보기만 했던 것 같다"며 "다음 라이브배팅 때 어떻게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했다고 비교하기 어려운 게 한국은 라이브배팅이 조금 밖에 없다. 여기는 또 라이브는 아니어도 시범경기가 엄청 많지 않나. 그래서 공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천천히 맞춰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멜빈 감독에 따르면 이정후가 최근 라이브배팅에서 공을 보기만 한 것은 옆구리 통증이 더 문제가 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차원이었다.

▲ 샌프란시스코 스프링트레이닝 시설에서 훈련하는 이정후. ⓒ 연합뉴스
▲ 이정후(오른쪽)와 루이스 마토스. ⓒ 샌프란시스코 SNS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최근 라이브배팅에서 스윙을 하지 않은 이유 또한 옆구리 통증 때문이었다고 한다. 단 감독은 이정후에게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다시 강조했다. 통증의 원인이 첫 라이브배팅에서 스윙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그렇지는 않다. 스윙 한 번에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캠프 초반에는 그런 일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2월 시범경기 일정(한국날짜)

25일 vs 시카고 컵스(홈) / SPOTV NOW, SPOTV ON 생중계

26일 vs 텍사스 레인저스(원정)

27일 vs LA 에인절스(홈)

28일 vs 시애틀 매리너스(홈)

29일 vs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원정)

샌프란시스코는 25일 컵스전을 시작으로 26일 텍사스, 27일 에인절스, 28일 시애틀, 29일 오클랜드를 만난다. 멜빈 감독은 물론이고 이정후 자신도 시범경기 첫 출전 일정을 장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보통 주전급 선수들이 시범경기 초반 홈경기에 집중적으로 출전하는 점, 멜빈 감독이 "(이정후가)하루 이틀 뒤에는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힌 점 등을 감안하면 예상 데뷔전을 추측해볼 수는 있다. 27일 에인절스전, 혹은 28일 시애틀전이 데뷔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뒤늦게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호르헤 솔레어 역시 첫 2경기에는 뛰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가 100% 전력을 가동하는 시기는 이정후와 솔레어가 동반 출전할 때라고 볼 수 있다.

언제부터 뛸 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정후도 누구보다 시범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23일 "시범경기가 시작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진짜 중요한 시기니까, 적응을 최우선으로 두고 잘 적응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밥 멜빈 감독. ⓒ연합뉴스/AP

이정후는 24일 일정을 마치고 다시 취재진과 만났다. 감독이 시범경기 개막전 불참을 발표한 만큼 이제는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있었다. 이정후는 아무렇지 않다는 얼굴로 "(옆구리에)알이 배겼다. 한국으로 치면 알 배긴 건데 감독님은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하신다. 누가 봐도 알 배긴 건데. 한국이었으면 뛰었을 것 같다. 한국과 미국은 시스템이 다르니까"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귀한 몸 대우를 받는 것 같다.

"(웃으며)모르겠다. 감독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아픈 거였으면 말씀드렸을 거다. 이정도면 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관리 해주시는 거니까 알겠다고 했다."

- 멜빈 감독도 큰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하더라.

"부위가 부위인지라 그런 것 같다."

- 불펜에서 공을 지켜보던데.

"오늘 라이브배팅이 없어서 투수 공 보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

"오늘도 케이지에서 쳤다. 하루이틀 쉬었고 내일도 케이지에서 칠 것 같다. 이틀 정도 늦게 뛴다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출전하지 않는다. 큰 문제는 아니고 옆구리에 알이 배겼다고. ⓒ 신원철 기자

- 그럼 시범경기 출전 일정은 언제인지 나왔나.

"아직 업데이트된 것은 없다. 여기의 과정을 따라야 한다."

- 캠프 기간에 몇 타석 정도 뛰면 되나.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30타석 이상 뛴 것 같은데, 그떄는 이닝으로 구분했다. 연습경기 때는 한 두 타석만 쳤다. 시범경기 시작하면 5이닝, 7이닝, 9이닝 식으로 뛰었다. 여기서는 여기 스케줄을 따라야 한다."

- 경기 수가 많아서 준비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캠프 시작하자마자 시범경기여서 팀에서 하라는 대로 한다."

- 구단에 먼저 얘기를 한 것인가.

"트레이닝 파트에 알 배겼다고 얘기하고 치료를 받았다. 부항뜨고 마사지 받았다. 한국이었으면 무조건 뛰었다. (미국이어도)시즌 중이면 뛰었을 것 같다.

- 오늘 미팅은 사장 단장이 나오나.

"사장님 단장님 감독님 전력분석팀장님까지 5명 미팅이다. 나에게 원하는 플랜 같은 것들을 얘기하다고 들었다. 시범경기 전이라 미팅은 많이 했는데 이렇게 개별 미팅은 처음이다."

- 지금까지 미팅에서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나.

"여기서 잘하기를 바라서 투자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한 만큼만 하라는 내용이 있었다.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만 하라는 얘기였다."

한편 또다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속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3일부터 시범경기를 시작했다. 23일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FA 유격수 최대어' 김하성은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회 초구 안타, 4회 볼넷으로 100% 출루했다. 단 수비에서는 타구가 하나도 오지 않아 실력을 보일 기회 자체가 없었다. 고우석은 첫 5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라 더그아웃에서 다저스전을 지켜봤다. 경기는 샌디에이고의 1-14 대패로 마무리됐다.

▲ 유격수 FA 최대어 김하성이 올해 첫 시범경기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안타 1개와 볼넷 1개로 샌디에이고의 1-14 대패 속에서도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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